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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6. 위액은 고기를 녹이는 강산(强酸)

by 임광자 2009. 2. 13.

2장. 소화계 테마파크: 6. 위액은 고기를 녹이는 강산(强酸)



위의 중간쯤의 왼쪽 위벽에 있는 유리창 속에는 작은 스크린이 있다. 사람들이 오른쪽 유리창 속의 글을 읽고는 왼편 유리창으로 몰린다. 유리창 오른쪽 아래 코너에는 스위치가 있다. 눈이 깊은 청년이 얼른 스위치를 누른다. 스크린이 밝아지고 화면이 나온다.

-와! 영화다!-

두꺼운 안경을 쓴 소년이 두 주먹을 꽉 쥐고 앞으로 쭉 뻗으며

-읏샤! 이런 곳에서 만화를 보다니.-

만화가 시작된다.


사람들의 눈동자가 화면에 박힌다.

-얼굴은 살아있는 사람인데 목구멍 아래는 움직이는 그림이다.

목구멍에서 식도가 연결되어 왼쪽 횡격막 아래에 있는 위와 연결되어 있다. 

어린이가 불고기를 맛있게 먹는다.

고기가 식도를 따라 위로 들어간다.

고기를 과식 하는 것 같다.

위 속에 고기가 채워진다.

위가 움직인다.

위 속의 가스가 앞문을 밀치고 식도로 올라가 입을 통해 나온다.

그리고는 -트림-이란 글씨가 나타난다.

끈끈한 점액이 위벽의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와 위벽을 페인트를 칠하듯이 조금 두껍게 칠해진다.

위의 운동이 활발해지고 위벽에서는 수소란 글자와 염소란 글자가 튀어 나온다.

위벽은 피를 모아 점점 붉게 변하고 위는 더욱 활발하게 부분적으로 오므려졌다 늘어났다 반복한다.

고기와 수소와 염소란 글자가 막 섞여진다.

수소와 염소란 글자가 붙는다.

수소와 염소란 글자가 없어지고 염산이란 글씨가 나타난다.

염산이 고기에 닿자 고기가 흐물흐물해진다.

세균들이 다 죽는다.

어린이가 자기 위에서 스푼으로 위액을 꺼내서 양말에 붓는다. 염산을 받은 부분이 김을 내며 그대로 녹아 버린다.

위액에 노란 글씨가 나타난다.

-위액은 강산-

위액은 염산이 강산으로 만든다.

끝-


-정말 신통하다. 고기가 죽처럼 녹는데 왜 위벽은 괜찮을까요?-

뚱뚱한 아주머니가 여명이 할머니에게 묻는다.

-위는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위벽에서 염산에 녹지 않는 점액을 발라요. 아까 보셨잖아요.-

-봤어요. 저는 고기를 좋아하는데 조금 많이 먹으면 속이 쓰려요.-

-위는 들어오는 음식 양에 비례해서 염산을 만들어요.-

-많이 먹으면 염산이 많이 만들어져요?-

-그래요. 그런데 점액은 그대로일지도 몰라요. 과식하면 그 만큼 위도 커지고요. 그런데 염산양이 늘어나면 점액이 다 못 막아서 염산이 위벽에 닿으면 위벽을 할퀴니까 쓰리겠지요.-

여명이 할머니 아주머니에게 말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함께 듣고 있다.

청년이

-그게 바로 위산과다군요.-

-그래요. 습관적으로 되면 위산과다증에 걸리지요.-

-밥 먹을 때는 개도 때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데 무슨 뜻인가요? 제가 인체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서 인체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워낙 기초가 없어서...-

청년이 머리를 긁적인다. 다른 사람들은 여명이 할머니와 청년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소화 작용은 신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지요.-

-아 그렇군요.-


할머니가 두리번거리며 여명이와 유정이를 찾으니 여명이가 수첩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위가 흔들거리기 때문에 유정이가 여명의 수첩을 잡아주고 있다. 할머니가 빙긋이 웃고는 두 아이에게 간다.

-너희들 위 속에 들어와서는 질문이 없다?-

여명이 수첩을 들어 올리며

-여기에 다 적었어요. 집에 가서 질문 할 거예요.-

유정이는 웃으며

-할머니! 위액이 디게 독해요. 그냥 고기를 죽처럼 녹여요?-

-그래서 강산이라고 하지.-

-빙초산 보다 더 독해요?-

-그럼 더 독하지.-


여명이 다 적었는지 수첩을 특수복 지퍼를 조금 내리고는 자기 옷 주머니에 넣는다.


林 光子 2009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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