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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3. 식도는 좁은 문으로 .

by 임광자 2009. 2. 12.

2장. 소화계 테마파크: 3. 식도는 좁은 문으로 .


청년이 커튼처럼 쳐진 목젖을 한손으로 걷어 올리자 좁은 틈새로 두 개의 구멍이 멀리 보인다. 좁은 문과 큰문! 청년은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 같다. 사색하는 깊은 눈과 오뚝한 콧날이 날카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좁은 문이 큰 문 보다 더 궁금하구나!-

혼자 중얼거린다.

사람들이 청년 주변에 서서 함께 두 개의 구멍을 본다.

할머니는 여명이와 유정이에게

-저기 좁은 문은 식도로 들어가는 문이고 큰문은 기도로 들어가는 문이다.-

다들 할머니를 본다. 그 때 청년이 들여 올렸던 목젖을 내리니 다시 커튼처럼 쳐진다.  청년은 목젖이 커튼처럼 드리워져 그냥 들어 올려 보고 싶었다. 집에서 그러듯이. 청년은 살핀다. 목젖의 아랫부분에 스위치가 있다. 그걸 누르자 스위치 위에 유리창이 나타나고 글씨가 나타난다.


-보이는 두 개의 구멍 중에서

좁은 문은 식도로, 큰 구멍은 기도로 간다.

식도는 밥줄이고, 기도는 숨길이다.

여기는 소화계니 좁은 문으로 들어가서 밥줄을 탄다.-


청년이 다시 스위치를 누르자 목젖이 위로 올라간다.


손으로 들어 올릴 때는 가운데 부분만 올라갔으나 스위치를 눌러서 목젖이 전체가 올라가니 목구멍 아래가 더 넓게 보인다.

하나는 아주 작은 좁은 문이고 다른 하나는 위에 주걱모양의 뚜껑이 제켜져 있는 큰 구멍이다. 조금 열린 좁은 문은 아래쪽에 있고 뚜껑 있는 큰 구멍은 위에 있다. 즉 우리 목에서 볼 때 기도와 식도는 나란히 가슴 속으로 내려가는데 기도가 바깥쪽에 있고 식도는 그 안쪽에 있다.


발아래를 보니 미끄럼틀이고 양옆에는 스텐으로 된 파이프가 있다. 그리고 파이프 옆에는 -아래로 내려갈 사람은 여기를 꽉 잡아요.-라고 쓰여 있다.


청년이 앞에 서서 파이프를 꽉 잡고 스르르 내려간다. 다들 청년이 내려가는 것을 보고 있다. 그가 내려갈 때 큰 구멍의 뚜껑이 내려와 구멍을 막아 버린다. 그가 좁은 문 속으로 사라진다. 좁은 문은 청년이 들어가자 다시 좁아져서 그냥 작은 구멍이 있을 뿐이다. 그걸 본 여명이

-앗 저걸 봐요! 형아가 내려가면서 뚜껑으로 큰 구멍을 막아 버려요.-

-맞아! 그 오빠 좁은 문으로 들어가서 사라졌어! 음식을 먹고 입을 다무는 모습 같아.-

유정이 여명이를 보면서 말하자 할머니가

-우리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자-

할머니가 앞장서서 파이프를 잡고 내려간다.

밥줄 속은 두 사람이 내려 갈 수 있는 통로였다가 갑자기 한사람이 통과 할 수 있게 좁혀져 있다. 좁혀진 부분에서 여명이와 유정이가 두리번거리자 할머니는

-잘못 먹으면 여기서 알아보는 곳이란다. 몸에 해로운 것이 닿으면 그냥 토한다.-

유리창이 보인다. 글씨가 있다.

-옆 스위치를 누르면 재미있어요!-

할머니가 스위치를 누르자

갑자기 아래쪽이 좁혀지면서 용수철처럼 솟구치자 세 사람이 위로 폴짝 튀어 올랐다가 내려온다. 여명이 스위치를 한 번 더 누르자 다시 폴짝 튀어 오른다. 밥줄은 탄력이 대단하다. 손으로 벽을 밀어본다. 밀려서 늘어난다. 그래서 억지로 늘리면 세 사람도 통과 할 수가 있다. 그걸 본 할머니가

-우리의 식도가  이래서 조금 큰 음식 덩어리를 꿀꺽 삼킬 수가 있다.-

여명이와 유정이가 할머니의 말을 듣고 침을 꿀꺽 삼킨다. 그리고는

유정이도 질세라 스위치를 누른다. 다시 폴짝 튀어 올랐다 떨어진다. 마이크 소리가 들린다.

-토하기 연습이었습니다. 지나세요.-


마이크 소리가 끝나면서 좁혀진 부분이 조금 넓어진다. 여명이와 유정이 함께 통과하고 할머니가 뒤따른다.

비좁은 밥줄을 통과 할 적에 세 번이나 잘록한 부분을 만나고 그 곳을 통과 할 적마다 스위치를 누르면 튀어 오른다. 마치 널을 뛰는 것 같다. 즉 밥줄에는 좁혀진 곳이 세군데 있다는 거다.


밥줄을 미끄럼 타듯이 주르륵 통과하자 부드러운 벽에 부딪친다. 앞을 보니 유리창이 있고 <위의 앞문>이라고 쓰여 있다.


林 光子 2009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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