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소화계 테마파크: 4. 열려라! 밥통!
밥통의 앞문의 유리창 속 글씨를 보면
-위의 앞문은 세게 밀면 열려요.
위를 밥통이라고도 하지요
여기서는 소리를 질러도 열려요.
뭐라 하면 열릴까요?-
그 때 갑자기 위 속에서 청년이 나온다.
-아이구! 답답해!-
심호흡을 한다.
-왜 다시 나왔어요?-
-빈공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도 쓰지 않은 비닐 봉투 같아요. 앞뒤가 딱 붙어서는 손으로 펴면서 안으로 들어가야 해요. 사람 소리가 나서 나왔어요? 여럿이서 들어가 위 속을 넓히면 있기가 편할 것 같아서요.-
-어떻게 들어갔어요?-
-식도를 쏜살같이 달려서는 여기 와서 앞문을 미니 열리지 않아 뒤로 몇 걸음 물러나서는 힘차게 앞문을 박차고 달리니 속으로 쑤욱 들어가데요. 그런데 답답했어요. 그래서 나왔어요?-
-혼자 들어가면 답답해요. 재미도 없고요.-
-그럼 우리 소리를 질러 보아요. -
뚱뚱한 아주머니가 소리엔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그래요. 위는 음식이 들어오지 않을 때에는 앞뒤 딱 붙이고 있어요. 음식이 들어가면서 길을 열고 위 속이 넓어져요. 그러니 소리를 지르면 위의 앞문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서 우리가 들어갔을 때 쉽게 위가 넓혀질 거예요.-
여명이 할머니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청년을 바라본다.
-무슨 소리를 질러요?-
두꺼운 안경을 낀 남자애가
-열려라! 참깨!-
옆에서 아들의 말을 들은 뚱뚱한 아이 엄마가
-맞다! 나도 그 이야기 들은 일이 있어.-
-우리 힘껏 “열려라! 참깨! 해보아요.-
사람들에게 말하자. 여명이랑 유정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할머니가 얼른 한마디 한다.
-너무 큰 소리를 지르면 귀에 안 좋으니 두 손을 모아 입에 대고 소리와 공기가 위의 앞문에 닿도록 해요.-
모두들 두 손을 모아 엄지를 손바닥 쪽으로 접거나 바깥쪽으로 뻗고는 양 손의 네 손가락이 닿게 하고 손등을 바깥쪽으로 볼록 나오게 하고 양 손바닥 가장 밑 손목 바로 위를 서로 닿게 하면 두 손 사이에 둥근 터널이 생긴다. 거기에 입을 대고
모두 힘껏
-열려라! 참깨!-
앞문을 그대로다.
눈이 깊은 청년이
-참깨는 아닌 것 같아요. 여긴 위잖아요.-
사람들이 서성이며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모습이다.
할머니가 한마디 한다.
-유리창 속의 글자에서 키를 찾아요?-
-맞아요. 분명이 저기 쓰여 있는 글자에서 키가 있어요.-
탐정만화를 많이 본 여명이가
-밥통!-
유정이도
-열려라! 밥통!-
-맞아 맞아!-
-열려라! 밥통이 맞아! 우리 함께 외쳐 보아요.-
여러 사람을 둘러보며 청년이
-제가 선창을 할 테니 따라서 외쳐요.-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열려라! 밥통!-
청년이 선창한다.
바로 뒤이어 사람들이 입을 크게 벌려서 위의 앞문을 향하여.목청껏
-열려라! 참깨!-
천둥소리처럼 외치자. 앞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빨려 들어간다. 사람들이 들어 간 만큼만 벌어진다.
-밀어요. 밀면 더 넓어져요.-
여명이 할머니가 말하면서 위의 앞뒤가 딱 붙어있는 곳을 밀쳐서 분리시킨다. 위 속은 점점 넓어지고 꿈틀대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이리 뒤뚱 저리 뒤뚱 그러면서도 넘어지지 않는다. 위벽의 색깔이 점점 붉게 변한다.
林 光子 2009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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