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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8. 소화계 연못 둑엔 쑥이, 속엔 새우가 산다.

by 임광자 2009. 2. 15.

2장. 소화계 테마파크: 8. 소화계 연못 둑엔 쑥이, 속엔 새우가 산다.


젖꼭지를 눌러서 나오는 물을 마시며 한마디씩 한다.

-젖을 마시는 기분이야.-

-이 물맛 수돗물이 아니네요.-

-물맛이 꼭 약수 같아요.-

노란 제복을 입은 여자 안내원이

-이거 저어기 산이 보이지요. 거기서 오는 물이예요.-

할머니가 안내원을 보며

-주기적인 수질 검사는 하나요?-

-한 달에 한 번씩 수질검사도 하고 숯과 모래로 정화 시켜서 이곳으로 옵니다.-

여명이가

-저 산에 갈 수 있어요?-

-테마파크의 물을 공급하는 산이라서 출입금지입니다. 숲이 울창합니다. 거기 잘못 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어요.-

-그곳에는 벌나비와 새들도 많겠네요?-

-작은 동물들도 많아요. 뱀도 많아요.-

-뱀! 징그러워요.-

유정이가 얼굴을 찡그리며 안내원을 보고 말하자

-몰래 그곳에 들어갔다가 독사에 물려 죽은 사람도 있어요.-

-죽어요?-

여명이와 유정이 눈이 놀란 토기 눈이 된다. 그 모습을 본 안내원이

-토끼도 많아요!- 

할머니도 여명이와 유정이도 안내원이 가리킨 우거진 숲을 본다.

다른 사람들도 그 숲을 본다.

 

안내원이

-우리 저어기 배꼽연못으로 가요?-

사람들을 향하여 말을 하고 앞장서 걷는다.

배꼽연못에는 -소화계 연못-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연못 가장자리 둑 위 연못 쪽 흙에는 쑥이 뺑 둘러 자란다.

바깥쪽의 대리석 둑은 넓적하여 사람들이 앉아서 윗몸을 돌려서 연못을 본다.

무릎을 올려 굽혀서 연못을 바라보기도 한다.

대부분은 둑에 손을 집고 연못 속을 열심히 들여다본다.

둑 위로 무릎을 올리고 고개를 연못 쪽으로 내밀고 열심히 무언가를 찾던 여명이

-물속에 새우가 산다.-

옆에 있던 유정이가

-물풀들 속으로 새우들이 돌아다녀요.-

할머니를 향하여 말한다.

사람들 중에는 매점에 가서 먹을 것을 사다가 먹기도 한다.

그 중의 하나가 빵 부스러기를 연못에 던지자.

새우들이 몰린다.

그걸 본 안내원이

-먹이는 우리가 규칙적으로 주니 주지 마세요. 이곳은 땅위가 아니어서 물이 오염되면 청소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저기 보세요.-

안내원이 가리키는 곳에는

-연못에 먹이를 던지지 마시오. 사랑만 던져요.-

라고 쓰여 있다.

할머니가 안내원을 보면서

-새우를 기르는 뜻은 소화와 관계있나요?-

-그렇습니다. 새우젓이 단백질 소화효소가 많다고 해서 소화계 연못에는 새우를 기르지요.-

옆에서 듣고 있던 여명이가

-호흡계 테마파크에도 연못이 있고 기르는 것이 달라요?-

-그래요.-

유정이가

-그럼 쑥은 어디에 좋아요?-

-쑥은 소화기관에 좋지요. 위에도 장에도 그래서 심었답니다.-

할머니가

-소장이랑 대장에서도 이렇게 밖으로 통하는 문이 있어요?-

-위는 소화관에서 가장 넓어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출입문이 있답니다.-

여명이가

-그럼 항문으로 나갈 때까지 밖으로 못 나오네요?-

-그 대신 신나는 일이 많이 있어요.-

유정이

-신나는 일이 많아요.-

빙글빙글 돌면서 두 팔을 벌려 너울너울 춤을 춘다.

여명이도 다리를 올리고 내리고 허리를 굽히고 펴고 막춤을 춘다.

두터운 안경을 쓴 어린이도 팔을 올리고 내리고 허리를 비비 꼬고 함께 춤을 춘다.


林 光子 2009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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