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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소화계(구)

9. 소장의 폭포물벼락. 억새, 옹달샘, 썰매타기

by 임광자 2009. 2. 15.


2장. 소화계 테마파크: 9. 소장의 폭포물벼락. 억새, 옹달샘, 썰매타기


쉬는 시간 10분이 끝나자 유리문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


밥통종이 땡땡땡

시간이 다 되었네.

들어가 밥통

뒷문을 빠져나가

십이지장으로 가요.

폭포물벼락,

억새 동굴

옹달샘

썰매타기 즐기기.


노래를 듣던 아이들이

-이건 타잔놀이다!-


모두들 빠른 걸음으로 열린 유리문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게 웬 조홧속.

그렇게 넓던 위 속이 작아졌다. 앞 쭉은 좁혀지고 혈관 속도 위벽도 붉은 기가 엷어졌다. 유리문을 통과해서 아래쪽으로 좁은 길이 있다. 좁은 길로 졸졸 내려가니 위의 뒷문이란 팻말이 보이는 곳은 넓다. 사람들은 거기에 몰려있다. 사람들이 다 들어오고 유리문이 닫히고 좁은 길도 없어졌다.

갑자기 위가 움직인다. 위벽에

-연동운동. 쭈쭈바운동-

글씨가 나타난다.

위가 뒤뚱거리자 뒷문이 살짝 열리고 한사람이 쑤욱 빠져나간다. 위가 조여질 적마다 한사람씩 뒷문으로 빠져 나간다. 할머니가 앞에는 유정이를 세우고 뒤에는 여명을 세우고 바짝 붙으라 한다. 그리고는 뒷문 앞에 선다. 위가 심하게 뒤뚱거리자 세 사람이 무더기로 쑤욱 빠져 나간다.


위의 뒷문을 빠져 나오자 폭포가 쏟아진다. 얼른 특수복의 모자를 쓴다. 폭포는 동굴 속에서 쏟아진다. 동굴 위에는 “쓸개즙+췌장액” 이란 글씨가 나타난다. 아이들이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나온다.

-할머니! 여긴 동굴이 하나지만 속에서는 둘로 갈라졌는데 좁아져서 그냥 나왔어요.-

여명이 말하자 유정이가

-그런데 이 폭포 물 푸른 색이예요.-

-갈라진 곳에서 위의 것은 쓸개즙이 나오는 쓸개관이고 아래동굴은 췌장액이 나오는 체관이다. 둘은 알칼리다.-

-알칼리요?- 여명이 묻는다.

-알칼리의 상징은 푸른색이고 쓰다.-

-그런데 왜 여기서는 알칼리가 나와요?

유정이 폭포의 푸른 물을 특수복에 달린 장갑 낀 손으로 받아서 보다가 할머니를 보고 묻는다.

-위액이 강산이라고 했잖아. 위의 강산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쏟아져 들어온다.-

-중화요?-

-위액은 염산이고 살을 녹이지. 십이지장은 점액이 별로 없어서 위액이 흘러들면 못 견딘다. 그래서 쓸개즙과 췌장액은 알칼리라 염산의 독을 빼서 순하게 만드는 것을 중화라 한다.-

-그런데 할머니! 위액은 노란색이었는데 이곳의 폭포수는 푸른색이에요. 왜 그래요?- 라고 유정이 묻는다.

-노란색은 산성을 가리키고 푸른색은 알칼리를 가리키지.-

-둘이 만나 합쳐지면 노란색이 없어지고 푸른색이 약해진다. -

-맞아 맞아! 지금 바닥을 흐르는 물색이 달라지고 있어요.-

여명이 큰소리로 말한다.


폭포를 조금 지나자 벽에 유리창이 나타나고 그 속에는 글씨가 있다.

-위액은 강산.

위에서 내려 온 강산 죽은 쓸개즙과 췌장액과 장액이 중화시킴.

과식으로 한꺼번에 십이지장으로 들어오면 십이지장벽이 상함.

계속 위에서 강산 죽이 내려오면 십이지장 궤양이 생김.-



십이지장 속은 좁아서 두 사람이 지날 정도이다. 사람들은 뒤에 오거나 앞에 가고 있다. 앞으로 조금 나아가자.

-와! 이 억새 좀 봐 아주 부드러워!-

유정이 감탄한다.

-할머니! 웬 억새에요?-

-이건 소장 속의 융털이다.-

둘레가 모두 부드러운 억새다. -융털- 이란 팻말이 있다. 억새를 헤치던

여명이가

-여기 옹달샘이 있어요. 보글보글 물이 나와요.-

할머니와 유정이가 억새를 헤치고 온다.

-이건 장샘이다.-

할머니가 쓰러진 팻말을 다시 제자리에 꽂으며 장샘이란 글씨를 보여준다.

바닥에는 물이 흐른다. 소장은 둥근 동굴 속 같은데 좁아서 억새가 나풀거릴 적마다 끝이 닿을까말까 한다.

여명이와 유정이가 억새를 헤치고 가다가 미끄러진다. 할머니가 일으켜 세우려다가 넘어진다. 넘어지는 자리에 기다란 썰매 같은 것이 보인다. 할머니가 썰매 가운데 앉은 채로 가슴에 유정이를 꼭 껴안고 여명이 더러는 할머니 등을 꼭 껴안으라고 말하고는 셋이서 썰매에 올라앉는다. 그리고는 썰매 옆에 있는 끈을 잡아 다니자 앞으로 신나게 미끄러져 간다.

-야호!-

-야호!-


林  光子 2009년 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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