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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철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19세기에 할아버지가 쓰신 연주시(聯珠詩)를 에비님이 풀어주시다.

by 임광자 2007. 2. 26.
 

 19세기에 할아버지가 쓰신 연주시(聯珠詩)를 에비님이 풀어주시다.


에비님!

다음은 아버지께서 할아버지가 일곱 살에 쓰셨다는 칠언시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일곱살에 쓰신것이 아니라 더 나이 드셔서 쓰신 것 같습니다.

나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그렇게 말씀 하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다섯째 아들이어서 할아버지는 제가 어려서 세상을 뜨셨지요.

오늘밤에 사촌오빠에게 할아버지의 출생과 사망년도를 알아보니

할아버지는 무진생으로 1868년에 태어나서 갑신년 1944년에 졸하셨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가 연주시를 쓴 글을 모아 책으로 묶은 나이는 15세다.

 연주시를 언제부터 쓰기 시작한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연주시 책을 묶었을 때는 계미년 즉 1883년이다. 

나의 할아버지 자취당 임상학(林相鶴)씨는 효행이 뛰어나서 효행비가 세워졌다. 효행비는 아버지의 고향인 전북 고창군 신림면 반용리 궁평마을 입구에 있다.

 

아버지는 아주 명필이었지요. 저는 중고교때 노트 필기를 안 하고 그냥 외워서 졸필이지요. 제가 글씨를 못쓴다고 아버지한테 많이 혼났지요.

 

베껴 쓰신 것 같은데 무엇을 베꼈고 어디에 사용했는지

도통 무언인지 모르겠습니다.

해석  좀 해 주세요.

 

표지입니다.

오늘 다시 표지를 자세히 봅니다.

연주시(聯珠詩)라고 써 있어요.

연주시에 대해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당시(唐詩)의 칠언절구 중에서 잘 된 것을 뽑아 모은 시(詩)라고 써 있네요.

 

 

 

 첫 쪽(페이지) 입니다.

 

 

니가 내 에빈데  2007.02.25 22:07

왼쪽부터, 4 수는 왕유(王維)의 칠언절구(七言絶句)고요.

문제는 오른쪽에 있는 글귀입니다.
굳이 해석을 하자면,
稽山罷霧鬱嵯峨(계산파무울차아)계산에 안개가 걷히면 봉우리 드러나고
鏡水無風也自波(경수무풍야자파)거울에 비친 물은, 바람이 없어도 물결이 일어나며
莫言春度芳菲盡(막언춘도방비진)봄이 지나고 나면 풀은 다 시드는데...
別有中流採지荷(별유중류채지하)아서라 ! 중류에서 연꽃을 따겠느냐.
라고 해석을 할 수 있지만, 그런 뜻이 아닐 겁니다.

지난번에 말씀드렸던...(연꽃은 천지사방으로 흘러들어오는 호수에서 핀다.)에서 荷(연꽃 하)는 연꽃 중에서도 하얀 연꽃을 말합니다.

(연꽃에는 백여 종류가 있습니다.)더군다나,

연꽃은 흐르는 물에서, 즉 중류(中流)에서 딸 수가 없는 겁니다.

물론 상류나 하류에서도 연꽃은 없습니다.

이건 아마 시가 아니고, 삶 전체를 이야기한 경구(警句)와 같은 겁니다.

더구나, 연꽃은 연밥과 같이 자랍니다. 따는 시기도 음력 9월에서 10 월에 땁니다. 봄을 소년이나, 청춘으로 비유하자면, 연밥이 익는 시기는 가을입니다.

결실을 뜻할 겁니다. 그러면,

둘째 연으로 돌아가서<거울 속에 비친 물은, 바람이 없어도 물결이 일어난다.>의 의미가 새겨지는 것이며,

첫 연에서 말한...안개가 걷히면 봉우리가 저절로 드러난다"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의미는 밑에서부터 거꾸로 새겨야 하는 걸 겁니다.

대충정리하자면...

봄에 뭇 풀은 시들겠지만, 연잎은 이제 피 위는 바람이 불어도 물결이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깐...중도에 열매(연밥)를 꺾을려고 조급해하지 말라는 걸 겁니다.

연대는, 탱자나무처럼 이리저리 가지를 치지도 않고,

가지도 하나이며 휘지도 않습니다.

넓고 넓은 연잎처럼 세상의 학문을 두루 포용하여

즉, 한가지로 올곧게 꾸준히 하면 연밥이 열리는 겁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나무연화묘법경'이라고 하며,

일본사람은 남묘호랑게교"라고 하는 걸 겁니다.

에구구...스물여덟글자를 가지고도 말 많네...ㅋ.
(사실 할 말이 더 있어요.)
22:07.

임광자 2007.02.25 22:37

위의 것은 첫 쪽이고 한지로 묶은 책자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 줄씩 해석해 주시면 안 될까요?
자세하게 풀어 주세요.
앞으로 한쪽씩 올릴게요.
부탁 합니다.

니가 내 에빈데 2007.02.25 22:53

이번에는 왼쪽
獨在異鄕爲異客(독재이향위이객)타향에서 외로운 나그네 되어
每奉佳節倍事親(매봉가절배사친)중양가절 때마다 부모님을 생각 하네
遙知兄弟登高處(요지형제등고처)형제들은 출세해서 높은 자리에 올랐으니
遍揷菜萸少一人(편삽채유소일인)수유을 꽂을 때나 형제하나가 모자란 줄 알겠지.
이 시는 유명한 시 입니다.사연도 많고요.

제목은 

九月九日憶山東兄弟(구월구일억산동형제 : 9월9 일은 중국에서는 중양절(重陽節 )입니다.

중양절에는 산수유열매를 꺾어 머리에 꽂고 일 년의 무사함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산수유 열매를 따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빨간 열매가 열 몇 개씩 마치 꽃송이처럼 다닥다닥 열리며, 바람이 불어도 잘 떨어지지 않고 겨울에도 달려있습니다. 작대기로 뚜딜겨야 떨어집니다.(산수유 열매의 씨앗을 예전에는 앞니로 오물오물하며 하나하나 뺏는데...남쪽지방에 하동근처 산수유가 많이 나던 동네처녀들은 앞니가 시집을 가기도 전에 다 닳았다고 하데요...^^;;) 떡을 해먹거나 차를 끓여먹으면 좋습니다.

내가 출세하고 잘 살아야,형제가 있는 겁니다. 그렇지요? 느끼지요?
그 서러운 심정을 시로 읊은 걸 겁니다.

명절 때나 형제가 하나 빠진 줄 안다는...에고 !
평소에 잘 해야 할텐데...
22:53.

 임광자: 옛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이런 글을 쓰면서 외워서 생활의 지침서로 삼게 하였나 봅니다.

 논깡 2007.02.25 22:42

대화의 깊이들이 너무 진진하여 논깡이는 감히 어우러질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그래도 임선생님의 건강에 대한 ,또는 인체에 대한 글들은 자주 접하고 있습니다.
매번 감사함을 내려놓긴 하는데
좀체로 글이 잘 안 써지기에 발자취만 남기고 그냥 가곤 했습니다.
많은 이해를 바라면서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임광자 2007.02.25 22:50

저는 글을 쓰면서 읽는 사람들이 정말 댓글을 쓰지 않 을 수 없이 잘 쓸 수 없을까 하고 생각 합니다.
어느 방에 가면 글을 읽고는 꼭 댓글을 남기고 싶은 글들이 많이 있거든요.

니가 내 에빈데  2007.02.25 23:10

...위에 오자가 있는데...정정이 안 되네요. 타자도 느린데 마음만 급해설랑...^^
絶句 (절구)입니다.節句(X) 오늘은, 고만 할래요.
답글을 쓰신 분은 마음먹은 대로 몽땅 이루어지실 것이며,
답글을 안 쓰신 분은 하시는 일마다 마음에 쏙 드실 겁니다.
23:10.

임광자  2007.02.25 23:28

자정이 지나면 따로 독립시켜서 올릴 예정입니다.
그 때 수정하겠습니다.
정말 감사 합니다.
제가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의 글이라며 받고는
서울로 가지고 와서는 그냥 처박아 두었다가
늙어서 궁금하여 보니 뭐가 뭔지 모르겠기에 다시 처박아 두었지요.
아버지 살아생전에 관심을 가졌다면 다 알았을 터인데....
그런데 에비님을 만나니 궁금해지더군요.
감사 합니다.

아직 많이 못 풀었어요.

나머지도 에비님이 풀어주실 거에요.

  • 임광자  2007.02.26 03:01 수정 답글 삭제
  • 에비님!
    연주시(聯珠詩)의 구성이 일정 합니까?
    혹시 우리나라 말로 번역된 것이 있습니까?
  • 니가 내 에빈데 2007.02.26 08:57 답글 삭제
  • 연주시는,말 그대로 珠玉(주옥)같은 글귀만 뽑아 놓은것입니다.한국어로 풀이 해놓은 책은 취향에 따라 뽑아놓은 당송팔대가/송당시/등이 있고 작가별로 번역해 놓은 책이 있겠지만,조선시대에는 唐詩選(당시선)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제목에 癸未年은,1883 년이며 무려 124 년전입니다.대단하신거지요.(지난번 간지공식참조) 여기서 詩(시)라고 하는 글자 뜻을 풀이하자면...言+寺=>詩 즉,말의 사원입니다.천마디의 말을 한두마디로 압축하는것이 詩일겁니다.해석하는 사람은 한두마디의 글에서,삐약삐약 ! 거리며 비약을 하고 확대해석하며 천마디의 구라를 치는것이지요.그러므로 시는 읽을 때마다,감흥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당송팔대가의 시만 하더라도 얼추,50,000 여수쯤될껄요.그런데...왕유는 당송팔대가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산동지방에서 벼슬을 할때,안록산의 난이 일어났는데요.그때 강압에 못이겨 반란을 찬양하는 시를 썼다고 권력의 눈밖에 나버린겁니다.잡설을 보태자면 조선의 두보"라고 할수 있는 東岳 李安訥 선생(동악 이안눌)은 두보의 시(약 7,000 여수)를 일만삼천번을 읽었다고 전해집니다.왼쪽에서 두번째 送人...
    送君南浦淚如絲(송군남포누여사)남포에서 그대를 보내니 눈물은 실처럼 흐르고
    君向東周使我悲(군향동주사아비)그대가 동주로 간다니,서글퍼 지는구나
    爲報故人憔悴盡(위보고인초췌진)그대는 초췌하여 기력이 다했다고 말해주겠네
    如今不似洛陽時(여금불사낙양시)지금은 낙양에 있을때와는 다르다네.
    이 시에서 첫연의 淚如絲(눈물이 실처럼 흐른다.)라는 글귀를 가지고 중국넘과 조선의 김삿갓은...
    전쟁통에 한쪽눈을 잃은 애꾸의 이별을 조롱하며 읊은 시같지도 않는 시도 있습니다.두사람이 이별하여 눈물을 흘리는데 실이 두가닥이라느니/세가닥이라느니...하면서 말입니다.

    고려때 之元 鄭知常 선생(지원 정지상)의 送人(송인)이라는 같은 제목의 시를...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비 개인 긴 강둑 풀빛 더욱 푸르르고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남포에서 이별하는 사람들 슬픈 노래부르니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대동강 물은 마를날이 없겠지요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해마다 이별의 눈물 푸른물결에 보태질테니...

    정지상 선생과 거의 동시대에 살았던...저 멀리 중앙아시아 페르시아의 시인 오마르 캬이얌은...
    살아있는 풀잎이 뒤덮인 강둑
    그위에서 노닐땐 조심들 하오
    그옛날 귀한이의 입술위에서
    몰래 핀 풀인지 누가 알리오.

    사람의 감정은 같은것이겠지요.다만 그 표현이 다를뿐인겁니다.
    08:57.
  • 임광자 2007.02.26 10:32 수정 삭제

  • 에비님!
    앞으로 제가 일주일에 한번은 연주시를 한 쪽(한 페이지)씩 올릴테니 해석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그럼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인연이란 참 묘한 것입니다.
    그 많은 세월 가지고만 있었는데 오늘날 에비님을 만나 이렇게 그 뜻을 알게 되다니요.
    에비님과 저는 전생에 인연이 깊었나 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할아버지가 쓰신 세권의 묶음책 표지와 머릿말을 올릴테니
    년도를 알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  

     

    에비님 다음의 천문지와 삼략의 표지를 보시고 년도를 알려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 니가 내 에빈데 2007.02.26 11:55 삭제

  • 계미년은 1883 년/甲辰年 1904 년/乙巳年은 1905 년 인데요.
    지난번에 말씀드린 간지뽑는 공식을 적용하면 간단한건데요.괜히 말 시킬려는 거죠?
    1884년에서 10 년뒤에,1894년에는 갑오개혁/1885 년에서 20 년뒤에 을사늑약...등.
    그리고 天文誌(천문지)는 아주 골아픈건데요. 黃石公이 쓴 삼략도 마찬가지구요.황석공의 제자인 장량'같은 천재가 풀수 있는건데...ㅋ. 그리고 오타가 있네요.
    왕유가 산동에서 9월9일에 형제들을 생각하며'라는 시의,4 연에 첫 글자가 오타네요.
    扁(X)을 遍(O)으로 정정합니다.임선생님도 오타하나 지적할께요.간이야기에서...
    등치값을 한다/에서,등치가 "같은 값'은 아닐테고,덩치"가 문맥상 맞지 싶은데요..^^;
    (에고...빚 지고는 몬살아.)
    나머지 해석은 시간나는대로 윗글에 추가할께요.

    그리고,고서는 책갈피속을 유심히 보세요...ㅋ.
    고서는 한지여러장을 붙여서 한페이지로 만들었기때문에 공간이 있습니다.
    그안에,중요한 서류같은것이 들어있을수도 있습니다.(많이 재미봤어요...^^)
    11:54.
  • 임광자 2007.02.26 12:15 수정 삭제

  • 맞아요. 등치가 아니고 덩치지요.
    천문지는 별자리가 많아요. 그래서 관심 있어서 보았는데 그냥 모르겠더라구요.
    옛날 사람들 별자리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 한 것 같아요.

    에비님 집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고서가 많을테니 ...
    한문에 출중하지 정말 집안에 있는 책만 읽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부럽습니다.  

    우선은 연주시만 해석해 주세요. 해석을 하고 나면 좋은 작품이 될 것 같아서요.
    고서는 그래요. 한지를 접어서 책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그 속에 뭐가 들어 있다면 아버지가 빼섰겠지요.
    그래도 한번 보기는 해야 겠습니다.
  •  

     

  • 니가 내 에빈데 2007.02.26 12:44 삭제


  • 천문지는,하늘을 물처럼 생각한겁니다.허공을 물로 생각하며 별이 흐른다고 생각한겁니다.그래서 옛책에는 해내북경(海內北境 : 지구의 바다에서 항해하며 하늘을 관찰했을때 북극성 방향이라고 해석함)같은 말도 땅에서 바라본 지경(地境)이 아니라서 해석하기가 어렵습니다.별자리를 관측한 위치에 따라 해석이 다르다는 겁니다.천문학에도 뭘쫌 알아야 천문지를 해석할수 있기때문에 별자리는 모릅니다..^^

    더군다나,세차운동같은 것을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현대에 적용하여 해석할수 있는것입니다.앞으로 천문학자들이,별에 대해서 무쓴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ㅋ.고구려고분에 그려진,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그림도,현재의 컴퓨터로 당시의 별자리를,시뮬레이션으로 대입했을때 이해가 되듯이 현재의 별자리로는 고대의 천문서를 알수가 없습니다.첨단과학과 천문지식/그리고 고문서가 서로 조화되어야 해석할수 있는겁니다.그래서 포기했습니다...^^;
    12:44.

  • 임광자 2007.02.26 13:18 수정 답글 삭제
  •  

    천문지에 오성(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의 일주천에 대해서 나오는데 거기서 목성을 세성(歲星)이라고 쓴 부분이 눈에 번쩍 띄었습니다. 이번에 나올 우리 몸의 비밀을 찾아서에 목성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별자리는 변합니다. 옛날에 보았던 별자리와 지금의 별자리는 조금 다름니다.
    천문지가 하늘을 물처럼 생각하신다는 말씀 정확한 말씀입니다.
    별들은 흐름니다. 저는 천문학은 모르지만 귀동냥으로 얻어 들은 것을 가지고 혼자 생각을 합니다.
    지상의 생물이 태양의 기(氣)로 살아가듯이 다른 별들의 기를 받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별들의 기를 받고 태어난다고 생각하지요.
    하늘에 쏘아 올린 인공위성들이 자연의 별들이 보내는 기를 방해 할지도 모르지요.

     

  • 니가 내 에빈데  2007.02.26 14:55 답글 삭제
  • 별의 흐름을 알고 적용한것이 곧,農(농)입니다.
  • 農은 曲(흐를 곡.굽을 곡.)과 辰(별 진)으로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 그래서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하는겁니다.
  • 동양에서 어느나라가 농사를 천하의 대본에 비유하고 사물놀이/농악등에서,
  • 북은 심장의 고동소리로
  • 나팔소리는 신장(腎臟)에서 나오는 소리로 비유하며,
  • 어깨는 수직으로 들썩이고
  • 팔은 수평으로 흔들며
  • 머리에 상모를 쓰고 원을 그리며
  •  춤추고 노래하는 민족이 있습니까요.
  • 단순하게 농악이 풍악이고 사물놀이가 아닌겁니다.

    오른쪽 두번째는 賀知章(하지장)의 시입니다.
  • 이 백을 처음만나고 42세나 연하임에도 불구하고
  • 단번에 忘年之交(망년지교)를 허락한 통큰 사람입니다.
  • 이 백이 詩仙(시선)이라고 얻은 칭호가 바로 하지장이 평가한 말에서 온겁니다.
  • 謫仙人(적선인:속세로 귀양 온 신선)이라고 했으니까요.

  • 離別家鄕歲月多(이별가향세월다)고향을 떠나온지 오랜 세월이 지났더니
    近來人事半消磨(근래인사반소마)가깝던 사람들은 모두 떠났구나
    唯有門前鏡湖水(유유문전경호수)문앞의 호수는 거울처럼 맑은데
    春風不改舊時波(춘풍불개구시파)봄바람 불어도 예전처럼 물결이 없어.
  • 여기에서 처음의 왼쪽시와 대비되는 구절이 있습니다.
  • 즉,鏡水無風也自波(경수무풍야자파)거울속의 물은 바람이 없어도
  • 물결이 일어난다'는 말은 거울속에 비치는 물은 허상(虛象)이라는 것이며,
  • 안개 가 걷히면 ...실상이 드러난다는 뜻일테고요.
  • 이것을 정신적인 봉우리로 표현하여 鬱嵯峨(울차아)로 했을겁니다.
  • 현상계의 봉우리를 뜻하는 峰 이나 峰을 쓰지 않고,
  • 嵯(우뚝 솟을 차) 峨(내면의 봉우리 아)를 쓴것이며
  • 鬱(울창할 울/답답할 울)字를 쓴것일겁니다.
  • 마지막 글자에서 蓮 도 아닌,荷(하얀 연꽃 하)를 쓴 이유도,
  • 연화불착수(蓮花不着水 : 연꽃은 천지사방으로부터 흘러들어온 물에서
  • 자라지만 그 정기(精氣)만으로 자라기에 오물이나 탁한물이 연꽃/연잎에는 묻지 않는다.)
  • 지금...거울처럼 맑은 물(심정)은 인위적인 흔들림이 없다는 것일겁니다.

    하지장의 回鄕偶書(회향우서 :고향에서 우연히 쓴다.)를...
    少小離家老大回(소소이가노대회)어려서 고향떠나 늙어서 돌아오니
    鄕音不改빈毛衰(향음불개빈모쇠)억지로 고향사투리를 쓰지만 관자놀이에는 흰머리가 나 있고...
    ( 빈은,髮+貧 인데요.귀밑머리에 새치가 있는것을 말합니다.
  • 즉,어려서 고향을 떠나 금의환향하여 이제는 후진이나 양성하고픈 생각에
  • 예전의 고향사투리를 써본다는 뜻일겁니다.)
    兒童相見不相識(아동상견불상식)아이들은 마주봐도 알아보지 못하고
    (어릴적에 고향을 떠난 아저씨가 찾아와서 친한척하며 고향사투리를 하는데...도통 아이들은 못 알아본다는 이야기일겁니다.
  • 예전의 중국에는 대가족제도라서 한집에 여러가족이 살았습니다.)
    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래)웃으며 어디서 오신 누구래요?
    (고향의 조카뻘되는 어린 놈들을 안아주며...ㅋ.햐아 ! 이 놈 많이컸다...너그 아부지는 누구고? 하며 간살을 떨며 아는체를 했는데도,너무나 오랜세월을 타향에서 보냈기에...애들은,실실 웃으면서 과자와 돈은 받아챙기고...따라댕기면서,쿡쿡 찌르면서 "아저씨는 누구래요 ? 눈에 선하지 않습니까요 ? )
    시를 썼는것이 아니고 아예...그림을 그려놓았잖아요...^^

    가운데,왕유의 渭城曲 입니다.
    渭城朝雨읍輕塵(위성조우읍경진)위성땅에 아침 비 가볍게 적실때
    客客靑靑柳色新(객객청청유색신)주막집의 푸른버들 더욱 새롭네
    勸君更進一盃酒(권군경진일배주)그대에게 한잔술을 다시 권하노니
    西出陽關無故人(서출양관무고인)서쪽 양관으로 떠나면 아는 친구도 없지 않은가.
  • 몇날며칠을 밤을 새워가며 코가 삐뚤어지도록 술을 푸고설랑...오늘 아침에는 서로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부시시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シ+邑) 읍字는 비가 오기는 왔는데...황토먼지만 돌돌돌 말려있을 정도로 살짝 적신 비를 말함.)비가 오기는 왔는데...출발하기도 그렇고 몸도 찌뿌뚱하여...
    에라 ! 비 핑게를 대고 또 푸자 ! 참 기가 막히게 술꾼들의 심리를 잘 아는 시라고...ㅎ.
    서출양관이라면,저 함곡관쪽일텐데...거기는 비도 잘 안오고 또 가다가 비가 그칠텐데...^^
    14:55.
  • 임광자 2007.02.26 17:37 수정 삭제

  • 에비님이 해석해 놓은 글을 읽으면 정말 표현을 잘 하십니다.
    언젠가 글쓰기가 가장 쉽다고 하시든히 정말 슬슬 잘 쓰십니다.

    회향우서란 글 정말 활동사진을 보는 것 같아요.

    황토먼지만 돌돌돌 말려있을 정도로 살짝 적시게 오는 비....맞아요. 그런 비가 있어요.
    저도 보았지요.

    정말 감사 합니다.
  • 『토토』 2007.02.26 18:48 답글 삭제
  • 나중에 오래 머물면서 찬찬히 정독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딸한테 넘겨줄 시간이라서 이만 총총...
    한문학에 능통하신 님의 향기를 느끼는 것만도 영광이옵니다^^
  • 임광자  2007.02.26 23:16 수정 삭제

  • 시간 나실 때 다시 읽어 보세요.
  • 아카시아  2007.02.26 22:44 답글 삭제
  • 에비님과 임선생님의 대화를 듣다 보니
    얻어서 들은 풍월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들입니다
    한자 실력이 미달이라 이해가 어려운 대목들이..
    그러나 참 심오한 뜻이 내포 되었군요
  • 임광자 2007.02.26 23:17 수정 삭제

  • 할아버니가 남긴 글이 다행이 연주시여서
    에비님의 풀이로 그 뜻을 알 수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도 될 것 같습니다.
  • 니가 내 에빈데 2007.02.26 23:24 삭제

  • 아카시아님의 블로그에 있는 시비(詩碑)에 쓰여진 詩도,
  • 왕유의 <9월9일 산동에서형제들을 생각하며">라는 시와 비슷한 내용일겁니다.
  • 초서체라서,지레 옴마야 ! 하시겠지만...오른쪽부터 자세히 보시면,
  • 中秋在南
  • 둘째줄은,茅첨待
  • 세째줄에는,水雲昏那
  • 네째줄,東溟上坐 임을 아실수 있을겁니다.
  • 그 시비에서 서쪽으로 가시면 온정리가 나오고
  • 흔히 말하는 백암온천이 있는곳입니다.
  • 망양정에 가셔도 수많은 시를 써놓은 판을 보실수 있을텐데요...^^

    초서로 쓰여진 시는 고산 윤선도 선생의 시입니다.
    去歲中秋在南海(거세중추재남해)작년 중추절(추석)에는 해남에서 지냈는데...
    茅첨待月水雲昏(모첨대월수운혼)바닷안개 저무는 모첨에서 보름달을 기다릴줄
    那知此夜東溟上(나지차야동명상)어찌 알았으랴 ! 오늘밤은 동해에서 보내며
    坐對淸光憶故園(좌대청광억고원)맑은달빛 아래,옛 고향을 그리워 한다네.
  • 아마 고산 윤선도 선생이 모첨(첨자가 竹+詹 인데요.
  • 모첨리"라는 해변동네가 있었던 모양이지요.)에서 추석을 보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일겁니다.
  • 왜 그곳에 답글을 안썼냐고 물으신다면...ㅋ. 몰러 ! 메렁이나 할수밖에요...^^
    23;24.
  • 임광자  2007.02.27 00:26 수정 삭제

  • 아니 에비님! 지리를 훤히 꿰고 계시는군요.
    시비에서 서쪽으로 가시면 온정리가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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