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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생명의 詩

표피에 신경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by 임광자 2006. 9. 4.

표피에 신경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머리카락을 자르다가....

손톱을 깍다가......

발톱을 깍다가......

아프지 않아서 얼마나 좋은지......

이것들이 잘려나가도 아프지 않는 것은 신경이 없는 표피가 변해서 되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은 죽어서도 오래도록 썩지를 않는다.

우리가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아서 대변으로 나온다.

젊은 날 머리카락에 윤기가 자르르 흐를 적에 머리카락으로 좌우명을 수를 놓아 평생을 보고 또 보면 참 좋을 거다.

정말 나도 청춘 시절 내 머리카락으로 붉은 우단에 글씨를 수를 놓은 적이 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그리고 내 머리 속에는 그 때의 그 아름다운 글씨가 새겨져 있다. 실은 첫사랑 이 나에게 좌우명을 주어서 그걸 붉은 우단에 수를 놓았다가 첫사랑과 헤어진 후에 불에 태웠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아깝다.

 

 

 

머리카락과 손톱과 발톱은 죽어서도 자란다.

우리의 심장이 멈췄다고 우리 온 몸의 세포가 다 죽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세포를 분열을 하며 자란다.

 

 

 

만약에 머리카락과 손톱과 발톱이 표피가 변해서 되지 않고 신경을 가진 진피가 조금이라도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만약에 표피에도 신경이 있었다면 우리가 씻을 때 조금 세게 밀어도 아플 것이다.

 

 

우리 몸의 겉을 덮는 표피가 신경을 갖지 않아서 기분 좋고

머리카락,손톱,발톱이 표피가 변해서 만들어져 좋다.

그러나

머리카락의 모낭이 진피 속에 파묻쳐 있어서

우리가 머리카락을 뽑으면 진피에 있는 신경이 딸려 나와서

우릴 아프게 한다.

손톱과 발톱이 살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왔을 때는 깍아 버려도 아프지 않지만

살에 붙어 있을 때는 진피의 뻗은 신경을 건드려서 아프다.

손톱을 너무 짭게 깍으면 아픈 것은 바로 그것 때문이다.

 

 

 

林光子  200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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