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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젊을 때에 체중이 45kg 내외였다. 그래서 사진이 잘 나왔다.
위의 사진은 내가 20대 후반, 1960년대 후반 홍도에서 찍은 것이다.
내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의 학과에서
섬지방에서의 모종의 조사를 위해서 조사단이 갈 적에
나도 끼어 들어가게 되었다.
그 때는 우리나라에 대 가뭄이 일어 나
논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물이 부족하던 시절이었다.
흑산도를 거쳐 홍도에 갔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 받아 먹던 빗물 마져 떨어진 집이 많아
목포에서 물을 실어다 먹고 있는 집이 많았다.
그 당시 홍도에서는 집을 짓기 전에
집 아래에 흙을 파내고 빗물을 받아 자연 여과 시키기 위한
큰 물탱크를 만들고 그 위에 집을 지었다.
물 탱크가 집 밑에 있으니 증발이 되지 않아서 좋겠지요.
비가 오면 모든 빗물이 물 탱크로 들어가요.
부엌 가까운 귀퉁이에 우물을 파요.
그 우물 물은 물탱크에서 여과되고 걸러져서 깨끗하게 된 물이
졸졸 흘러서는 우물로 들어가 고이게 만들었어요.
우리는 그물을 숭늉으로 펄펄 끓인 물을 마셨으나
그곳 사람들은 그 물을 두레박으로 길러서
냉수로 잘 마셨지요.
저는 흙탕물이 집 아래 물탱크로 막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았기에
그냥 그 물을 그대로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물을 그대로 마셔 보는 건데 실수였어요.
아무리 물탱크에 물이 오래 되어도 썩지를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 때 세숫물이 부족하여 한 세수대야물을 여섯명이 둘러앉아서
손바닥으로 떠서 그야멀로 고양이 세수를 하였지요.
그것도 다 추억이 되었네요.
변소는 밭 가가이에 재래식으로 있었는데
비가 오지 않아 타 들어가는 밭에 낼 수가 없어 가득 차서
엉덩이를 들고라도 큰일을 보기가 힘들어 그냥 밭에 들어가서 살짝.....
우리가 가서 며칠이 지나지 않아 비가 왔지요.
오랫만에 오는 비는 며칠이 지나도 그치지를 않아서
할 수 없이 우린 돈을 무진장 많이 주고 겨우
어선을 빌렸어요.
그곳 사람들이 말렸지요.
도저히 풍랑이 심해서 흑산도에 갈 수가 없다고요.
그러나 우리는 돈이 떨어지고 조사한 것을 보고를 해야 한다며
대장이 가자고 해서 두려움이 가득 한채로 어선에 올랐지요.
어선은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오면
파도를 타고 하늘로 오르다가
아래로 툭 떨어지면서 물을 뒤집어 썼지요.
이렇게 파도타기를 거듭하면서
앞으로 간나 싶으면 파도에 밀려 뒤로 가고
옆으로 가고 배는 뒤로 갔다 옆으로 갔다
사람들은 토하고 쓰러지고 ......
보통은 어선으로 홍도에서 흑산도로 가는데
1시간이 걸린다던데 폭풍우 속에서 4시간을
사투를 벌이고서 흑산도에 왔지요.
오는 동안 다들 배멀리를 하고 배위에 쳐 놓은 천막이 내려 앉았는데
남자들이 모두 천막 속으로 들어갔지요.
나는 다행이 배멀미를 하지 않아서
하늘을 향해서 머리를 내 놓고 있다가
흑산도에 가가워 오자 진리다! 애리다! 하며
소리를 질러 다들 일어나라고 하였지요.
천막 속에서 만신창이가 되어 나온 남자들 저를 흘겨 보드군요.
애리인가 진리인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이런 날씨에 죽기를 각오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올 수 있느냐고 겁도 없는 사람이라고 하드군요.
다들 초죽음인 상태로 숙소에 도착해서는
나더러 남자들 체면도 세워달라고 하더군요.
거짓으로라도 힘든채 하라고요.
인솔교수님께서 나에게
"소사리까지 갔다 오지 않을래?"
하고 물으시더군요.
"네!" 하고 대답을 하고 소사리를 가기 시작 하였지요.
산고개를 하나 넘어야 했거든요.
한 십리가 된다고 하던데..
아뭏든 나는 숨소리 하나 안내고
소사리를 가는 산고개에 도착하였지요.
그 때 교수님 하시는 말씀 왈
"자네가 하도 씩씩해서 테스트를 하려고 여길 오자고 했는데
끄떡도 안하네 그려.."
"하나도 피곤 하지 않는대요."
"기가 막히군 나도 힘든데 말이야.."
"????"
교수님과 나는 소사리에 갔다가 숙소로 돌아오니
사람들이 혀를 내두른다.
지금은 어림도 없다.
그 당시는 체중이 45Kg 내외여서 몸이 비호 같았거든..
그 당시는 높은 산도 숨 하나 몰아 쉬지 않고 단 숨에 올랐지..
지금은 체중이 왕....뚱보라서
산을 잘 오르지 못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체중 조절을 할 걸.
그 당시는 살 찌는 것이 소원이여서 그냥 두었든히...
요즘은 살 찔까 봐서 먹는 것도 조심조심이다.
칼라 사진은 오래되니 잡티가 너무 많이 생겼다.
그 당시에는 칼라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대다.
역시 홍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갑자기 젊을 적의 추억이 그리워서 작년 봄에 올린 글 다시 올림.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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