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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세포와의 전쟁

알콜세포와의 전쟁→13. 건강을 잃어가는 나에게 절망이 엄습해 오기 시작하는데....

by 임광자 2005. 12. 26.

그는 조금씩 나아 갔지만 나는 절망하는 순간이 늘어갔다. 그의 친구들이 그에게 네 마누라가 너와 술을 못 먹게 하니 손을 봐주라고 부추겼다. 그는 술이 취하면 친구들이 이러더라 저러더라 하면서 더욱 난폭해졌고 그럴 때면 나는 집 근처의 아는 사람 집으로 가서 그가 술이 깨서 조용해지기를 기다렸다.

 

모모 예술대학에서 그림을 전공 한 후에 만화를 그리던 고교 후배 하나가 그에게서 소나무와 구름 같은 것을 그리는 법을 배웠는데 우리집을 마구 드나들면서 그에게서 이것 저것 그에게 물어 보았다. 그는 상과 대학을 나왔다. 그림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취미로 그린 것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그림에 남다른 소질을 가지고 있어서 학예회라든가 학급에서의 교실 꾸미기 같은 일이 있으면 그가 도맡아서 하였단다.

 

그 후배와 나는 싸웠다. 왜 댁의 집에서 술을 마시지 우리집에 와서 마시느냐고...그는 말하기를 자기 마누라가 자기 집에서는 술을 못 마시게 하니까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신단다.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자기 마누라는 무섭고 나는 하찮게 보인다는 말이다. 나는 조목 조목 따지면서 싸웠다. 우리집에 와서 술 마시지 말라고....내 말을 들은 그 후배는 그를 불러 내서 술을 함께 마셨다. 공짜로 사 주는 술이 아니다. 그에게 그림을 그려오면 술을 사 주겠다고 하고서 술을 마셨다. 그리고 몇 푼을 주면 집에 와서 그 돈으로 술을 계속 마시면서 주위 사람을 괴롭혔다.

 

나는 하는 수 없이 그 후배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그 부인에게 전화를 했다. 그래서 그 후배는 부인에게서 한 소리 들은 모양이다. 하루는 그를 청수장으로 불러서 “형님은 아주머니가 술을 못 마시게 한다고 안 마셔요. 수 십년 마신 술을 어떻게 끊어요. 칼로 배를 째버려요.xxxxx 같은 년을...” 그는 내가 미워도 남이 욕하는 것은 또 못 참는다. 내 역성을 드느라고 혼났다고 나에게 행패를 부렸다. 그 후배 말고도 나를 죽이라고 말했다는 녀석들이 몇 명이 있었다. 그럴 때는 그의 누님에게 일러 바치면 그의 친구들은 거의가 고향 친구들이라서 다 알고 있기에 내 편이 되어서 그들에게 그와 술을 마시지 말라고 타일럿다. 그리고 광화문 근처에서 약국을 하는 친구가 그의 친구들이 약국에 들리거나 동창회에서 만나면 그가 술을 끊으려 해도 의지가 약해서 못 끊으니 그를 도와 주라고 많이 설득을 해 주었다.

 

나는 끈질기게 그와 술 마시는 친구들과 싸웠다. 그런 친구들은 점잖게 상대해 주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아예 체면 불사하고 막 나가야 한다. 그의 술친구의 부인에게, 큰 아이가 있을 때는 아이들에게 부탁을 했다. 당신의 남편을 또는 아버지를 그와 술을 마시지 않도록 설득해 달라고.....가정에서 몰리게 된 그 술꾼들은 더욱 나에게 욕을 했고 교묘하게 그를 꼬여내서 술을 사 주고 내 욕을 실컷 하였다고 들었다. 어쩜 그가 술 생각이 나서 몰래 전화를 하고서 덮어 씌운지도 모를 일이다. 몇 년이 지나자 그도 자신을 이용하는 것을 알게 되고 그림을 팔아준다고 속이고 그림 값을 안 주고 술 몇 잔만 사주고 마니 그가 그들과 싸우게 되고 만나지 않게 되었다. 

 

나와 싸운 그들은 그에게 나에 대한 험담을 늘어 놓고 그 소리를 듣고 들어 온 그는 고개를 들 수 없어 못 살겠다고 나에게 행패를 부렸다. 그럼 나는 삼십육계 줄행랑이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니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내 집을 두고 남의 집을 전전하다 보니 기분이 나빠서 울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었다. 급기야는 신경성 병이 생겼다. 20분 마다 화장실에 가게 되고 삼십분 정도를 걸으면 다리가 무거워졌다. 얼굴을 빼고 온몸에는 발진 즉 두드러기가 나타나서는 가려움에 시달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만 했다. 나는 두드러기가 신경성으로도 돋아나는 것을 그 때야 알았다. 나는 약간이라도 맛이 간 음식을 먹을 때도 두드러기가 돋았다. 같은 음식을 함께 먹은 다른 사람은 멀정했다.

 

소화도 별로 되지 않고, 커피를 마시면 밤잠을 못자 마시지 않던 나는 피로가 쌓여서 아침 마다 커피를 마셔야 하고 나중에는 사탕을 입에 물고 녹여 삼키면서 강의를 하곤 했다. 그 때 총치가 두개나 생겨 땜질을 했다. 동네 사람들은 네가 집을 비우기 때문에 더 떠든다고 집에 들어앉고 그에게 생활비를 벌게 하라고 했다. 그도 내가 집에만 있으면 생활비는 자기가 번다고 장담을 했다.

 

나는 또 다시 절망에 빠졌다. 몸은 극도로 쇠약해져 여기저기 고장이 나서 직장을 쉬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 생활비는 어디서 나야 하나?  그는 나만 직장을 그만 두고 집에 있으면 술도 덜 마시고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다고 호언 장담을 하였는데....그의 말은 절대로 믿으면 안되었다. 그는 생활능력이 없고 생활비를 주지 않았다.

 

林光子 200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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