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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세포와의 전쟁

알코올 세포와의 전쟁→5. 한밤중에 동네 사람이 우리집에 몰려와 데모를...

by 임광자 2005. 12. 20.

그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몸이 지쳐서 쓸어질 때 까지 마시었다. 하루에 3병씩 이십분 마다 조금씩 마시었다. 일반 사람들은 술을 안주와 함께 한자리에 앉아서 마시고는 끝내는데 그것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밤낮 없이 계속 마시었다.

 

새벽에 술이 떨어졌는데 문을 연 가계가 없어 술을 살 수가 없을 땐 파출소에 가서 술을 내놓으라고 소리소리 질렀다. 술값이 없으면 집안의 가구 심지어는 내사진을 가지고 나가 잡히고는 술을 외상으로 사왔고, 꼭 두 새벽에 다른 집에 찾아가 술값을 꾸어달라고 문을 두드려 잠을 설치게 만들었다.

돈이 생기면 술을 여러 병을 사다가 장롱 속의 이불 속에 감추기도 하고 선반 깊숙이 밀어 넣어 두고서 하나씩 꺼내서 마시다가 나중에는 자기가 둔 소주 병을 찾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찾기도 한다. 내가 찾으면 아는 사람에게 갔다 주었다.

그리고는 계속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반복하고, 두 손 벽을 치면서 찬송가를 불러대고, 때때로 자기와 가까운 사람이 옆에 있으면 갖은 욕설을 한다.

난청증인 그는 전축을 한밤중에도 크게 틀어놓아 이웃들이 새벽 두세 시에 집단으로 몰려 와서 항의를 했다
."잠 좀 잡시다" 라고 외치며... 그래서 그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파출소에서 경찰이 나와 동네 사람들을 해산 시키고 그의 방에서 그와 이야기 하다가 그림을 그리게 하다가 밤을 새었다. 파출소는 집에서 일분도 안되는 곳에 있다. 그 후로는 그가 술을 마시면 의경도 전경도 우리집에 와서 근무를 하였다.

 

그렇게 잠도 자지 않고 술을 마시고 떠들다가 지치면 잠을 자는 건지 혼수 상태에 빠진 건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몸은 굼벵이처럼 허리가 굽고 작아져서는 머리를 배에 파묻고 쓰러진다. 때때로는 길이나 집 앞에 쓰러져 있기도 한다. 움직이지도 먹지도 화장실도 가지 않은 채 하루나 이틀을 그렇게 죽은 사람처럼 누워 있다가 정신이 들면 일어나 화장실에도 가고 물을 한없이 많이 들이키고는 다시 쓰러져 잔다. 그러다가 잠시 깨어나서는 다시 물을 마시고는 다시 쓰러져 잔다. 그러면 점점 몸이 정상상태로 커진다.

술이 깼을 때 술 취했을 때의 그의 언행을 말하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마구 빌기를 몇 년을 지속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역겨웠다. 그를 잘 아는 사람이 말하기를 그의 그런

행동을 주전성 정신질환이라고 한단다. 즉 술을 마시면 정신질환자가 된다는 뜻이란다.

그러나 그의 청춘 시절에는 술을 마시면 아무데서나 바로 잠들어 버렸다고 하니 잠을 청하기 위해 술을 마시기를 계속 하면 훗날에는 그처럼 주전성 정신질환자가 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몸의 세포는 환경기에 잘 길들여지기 때문에 술을 자주 지속적으로 마시면 술에 적응하고 뒤이어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나중에는 술의 지배를 받게 되어 정상을 벗어나게 된다.

술 취한 그는 남이 있을 때는 덜 떠들어서 파출소에 계시는 분들이 집에 오셔서 밤을 지새며 그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이야기를 시키면 나를 괴롭히지 않아서 다른 방에서 잠간 눈을 붙일 수가 있었다. 술 취해서 그린 그림을 받아간 사람이 그가 술이 깼을 때 그림을 다시 가져와서 그에게 보이면 그림을 다시 그려서 주었다.

 

그는 만취하면 위아래가 없어 칠팔십을 넘은 어른들께서 자중하라고 말씀하시면 그대로 밀쳐버리거나 상스러운 욕설을 해서 상대가 창피해서 아주 말을 못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가 술이 취하면 뒷문으로 도망을 했다. 내가 도망가는데 편리하도록 우리집에는 출입문을 여러 개 만들었다.

도망을 갔다가 술이 깰 무렵이 되면 집에 들어오는 생활을 하는데 그가 하는 짓이 그저 우스워서 나는 길 가다가도 몇 년 동안은 그의 주사를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그를 동물원의 원숭이로 생각하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에게 경제적으로 전혀 의지를 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그런 그가 항상 우스워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냥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작전을 바꾸었다.

 

林光子 200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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