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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단풍잎은 죽지 않는다 (1)

by 임광자 2005. 10. 4.

 

 

 

단풍잎은 죽지 않는다 (1)

 

 

울긋불긋

내 몸이 변하고 있네

내가 바라서 이렇게 고운 옷을 입게 된 것이 아니다

어쩔 수가 없었지.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라서

내 초록 옷이 울긋불긋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내가 봄빛을 맞아 초록 옷을 입고 태어난 후로

나는 내 가족의 먹거리를 책임졌다.

내가 없음 내 몸 굶어 죽는다.

아니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죽는다.

나는 대단한 존재다.

모든 생명체가 나로 인해 살고 있다니..

 

 

그 이유를 말해 드리리다.

나는 엽록체를 가졌잖소

이 엽록체가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햇빛을

탄수화물 속에 화학에너지로 확 바꾸어서 저장하는 공장이다.

지구상에서 유기물을 최초로 생합성하는 공장이 바로 염록체다.

내 몸이 녹색인 것도 바로 이 엽록체가 녹색이기 때문이다.

염록체가 내 몸을 지배 할 적에

나는 이 세상에서 부러운 것이 없었다.

엽록체가 탄수화물을 생합성하면

탄수화물은 내가 먹고도 남아 돌아서

온몸으로 뻗은 체관을 통해 온 몸 구석구석으로 보냈다.

 

 

세포들은

탄수화물을 원료 삼아

단백질도 만들고

지방도 만들고

비타민도 만들고

핵산도 만들고

유기질로 된 모든 유기물을 만든다.

 

 

그리하여

각종 유기물들은

열매 속에서는 열매를,

씨앗 속에서는 씨앗을

줄기를, 새 줄기도

뿌리를, 새 뿌리를

모두 모두 키웠다.

내 덕으로.....

 

 

그런데 알고 있는가?

토사구팽(兎死狗烹)이라는 말을...

토끼 사냥에 이용됐던 사냥개는 사냥이 끝나면 죽임을 당하지.

내가 바로 그 신세이지

 

 

해가 머무는 시간이 짧아질수록

기온은 떨어지고

건조해져서

내가 품고 있는 엽록체가 광합성을 못하게 되어

공장문을 닫고서 시들시들 앓게 되었지...

 

 

탄수화물 생산량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된 줄기가 하루는 잎자루와 줄기 사이에 있는

물관 속에 떨켜층을 만들더군

떨켜층은 바로 떨어져 나간다는 부분이란 뜻일쎄

떨켜층이 생기자 줄기로부터

물이 오지 않더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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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3일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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