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 꿋꿋하게 설 수 있는 이유?
작은 잔디도 초라한 풀도 꿋꿋하게 선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나무는 어떻게 그렇게 높이 서 있을 수 있을까? 궁금하게 생각해 본적은 없는가? 요즘처럼 잎이 없는 나무를 볼 때면 더욱 더 단단한 그 몸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나무들은 그 대단한 몸을 어떻게 만들까?
나무 가지의 껍질은 부드럽고 촉촉하다. 그러나 껍질 안쪽은 단단하다. 원줄기의 껍질에는 연륜에 따라 더덕더덕 훈장 같은 투박한 껍데기가 붙어있다. 때론 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줄기의 가운데를 파내어도 나무는 산다. 아주 큰 거목 중에는 원줄기의 아랫부분에 사람이 지날 정도로 뻥 뚫리거나 동물들의 집처럼 파져 있어도 산다. 그 이유는 식물의 생명줄은 껍질에 있기 때문이다.
봄에 나무가 물이 오를 때 나무의 껍질을 벗기면 아주 잘 벗겨지고 안쪽에 물기가 있음을 본다. 어려서 이웃 아주머니들이 나물 캐러 갈 때 따라가면 밭가에 있는 야산에 갈 때가 있다. 아이들은 야산으로 올라가 소나무 껍질을 벗겨내고 하얗게 들어 난 나뭇가지와 줄기를 핥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무슨 맛이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지만 열심히 핥았던 기억은 생생하다.
왜 껍질 속 단단한 하얀 속살에 물기가 있을까?
훗날에 생물시간에 나무의 관다발에 대해서 공부를 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벗겨냈던 부분은 관다발에서 부름켜(형성층)였다. 부름켜는 불어나는 곳이라는 뜻으로 지어졌다. 부름켜에서는 항상 세포분열이 일어나서 어린세포들이 많아서 아주 연하다. 연하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면 부름켜가 갈라져서 단단한 목질부에서 떨어져 나온다. 부름켜에서 세포분열을 해서 나무가 굵어진다. 부름켜가 없는 대나무나 벼나 보리 같은 외떡잎식물은 굵어지지 않는다. 통통해지려면 속이 빈다. 통통할수록 속의 빈 공간이 커진다.
관다발은 무얼까? 말 그대로 관이 다발로 있는 것을 관다발이라 한다. 관다발에는 물관부와 체관부가 있고 둘 사이에 부름켜가 있다. 부름켜를 형성층이라고도 한다.
물관은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무기물이 잎까지 올라가는 물의 통로다. 잎에서는 잎맥으로 되었다. 물의 통로에는 두 종류가 있다. 세포가 죽어서 내용물이 없어지고 위아래 세포벽이 없어져서 물 대롱처럼 연결되면 물관이라 하고, 세포벽이 없어지지 않고 조금 남고 구멍이 위아래와 옆에 있어서 물의 통로가 되면 헛물관이라 한다. 물관은 속씨식물(벚나무, 사과나무 등등)에 있고, 헛물관은 겉씨식물(은행나무 등)과 양치식물(고사리 등)에 있다.
체관은 잎에서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포도당이 뿌리까지 내려가는 유기물의 통로다. 체관은 살아있는 세포로 이루어진 관인데 위아래 세포 사이의 세포벽이 체처럼 구멍이 많다하여 체관부다.
관다발의 위치는 나무의 껍질 쪽에 있다. 나무의 속은 목질부로 죽은 세포들로 이루어진다. 물관부를 이루는 세포는 죽어서 단단해진 목질부에 있다. 물관 바깥쪽이 부름켜다. 부름켜 바깥쪽에 살아있는 세포로 이루어진 체관부가 있다. 식물의 줄기나 가지는 껍질만 살아있고 속은 죽은 세포들의 시체가 쌓여서 만들어진다.
물관부는 어차피 죽은 세포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나무가 죽고 사는데 큰 문제가 없지만 체관부는 다르다. 체관부는 잎에서 만든 포도당이 뿌리까지 가는 관이다. 체관부가 없다면 식물은 죽는다. 그래서 원줄기의 껍질을 고리처럼 둥글게 많이 벗겨버리면 뿌리 쪽에서 포도당의 공급을 받지 못해서 살아 갈 수 없어 그 나무는 죽는다.
식물의 줄기가 뚱뚱해지는 것은 부름켜가 맡고, 키가 크는 것은 생장점에서 맡는다. 생장점은 가지 끝(줄기 끝)에 있다. 부름켜에서처럼 생장점에서도 세포분열을 왕성하게 하여 키가 큰다. 줄기 나 가지 끝의 생장점에서 세포분열을 왕성하게 해서 어린 세포들이 많아 연하다. 참 대나무 같은 외떡잎식물의 생장점은 마디 끝에 있다. 그래서 대나무가 클수록 마디가 길어진다.
나무들이 오랜 세월 동안 살면서 꿋꿋이 서 있을 수 있고 죽어서도 수천 년을 단단한 채로 몸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하다. 목재는 종이의 원료가 되고 건축물의 자재가 된다. 건축물의 자재는 그냥 그 자체를 사용하지만 펄프를 만들 때는 리그닌을 빼내야 한다.
리그닌은 무얼까? 리그닌은 섬유소와 섬유소를 단단하게 묶어주고 세포벽과 세포벽을 연결시켜 나무를 단단하게 만든다. 바로 리그닌이 식물을 꿋꿋하게 설 수 있게 한다.
★위 글은 다음에 나올 “생명의 시” 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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