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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창밖을 봐! 밤새 눈이 소복이 쌓였어!

by 임광자 2012. 12. 6.

창밖을 봐! 밤새 눈이 소복이 쌓였어!


늦은 아침까지 내가 인기척이 없자

-소리도 없이 소복소복 쌓였네. 창밖을 봐!-

옆집 할아버지의 창밖을 보라는 외침에 일어나 베란다로 나갔다. 이미 해는 중천으로 달리고 있다. 시계는 열시 반! 베란다에 앉아서 창밖을 보는데 아취에 뻗은 포도나무의 줄기에 참새들이 앉아서 무언가를 쪼아 먹고 있다. 디카로 찰칵! 찰칵!

 

 

 

저 고무통엔 베란다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서

작은 물통에 담아서 변기의 물통에 붓는다.

이러는 나에게 누군가 그랬다.

-힘들지 않아요?-

-전 운동을 하는 건데요.-

 

 

 

저 참새는 포도나무 줄기의 껍질 속에 들어있는 벌레를 잡아 먹나보다.

여러 마리의 새들이 오고가는데 사진을 찍으려면 날아가곤 한다.

참새야! 참새야! 벌레 다 잡아 먹어주려므나.

그러나 네가 벌레 잡아 주었다고 여름에 내포도는 건드리지 마라.

 

 

집을 짓고나서 바로 그 해 겨울은 을씨년스러웠다.

나무 한그루 풀한포기 없었다.

새들도 날아오지 않고

봄여름이 와도 벌나비도 날아들지 않았다.

나무를 심고 채소를 가꾸자

새들이 찾아와 노래하고 벌나비가 눈앞에서 춤을 추워 주었다

 

 

이젠 벌나비가 없는 겨울에도 큰새 작은새가 날아와 노래하고

앙상한 가지와 말라빠진 낙엽이 붙은 가지에서

먹을거리를 찾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나를 행복의 나래 아래로

안내에 준다.

생명은 생명에 의해서 목숨이 이어지느니

주변에 보다 많은 생명체들이 함께 생활하기를 바란다.


상추가 자라는 고무통 위 유리판에 눈이소복이 쌓였다.

눈을 치워주었다.

상추가 햇빛을 보고 싱그러이 웃는다.

붉은 장미는 아직도 정열을 내뿜고 있다.

 

 

생생연 강의실 현관문이 있는 이 골목은 춥다.

이 골목에 부는 바람은 쎄다.

골목 바람은 여름엔 시원해도 겨울엔 코끝이 시리다.

눈을 치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디카로 찰칵!

 

 

쌍둥이연못에도 눈이 쌓였다.

 

 

 

베란다에서 자라는 식물.

쑥갓과 상추와 통보리가 자란다.

 

 

통보리가 새싹을 내밀고 있다.

이곳에 보리싹이 가득하면 나의 먹을거리가 되리라.

열을 가하면 비타민C와 엽록소가 죽을 것이고

생으로 먹자니 좀 질기지 않을까?

연할 때 잘게잘게 썰어서 비빔밥 재료로 사용할까?

 

 

자연은 주는만큼 보답한다. 우린 살아가면서 자연에게 얼마큼의 사랑을 배풀까? 아마도 사랑을 주지는 않고 사랑을 달라고만 하지는 않는지 나는 항상 그걸 생각한다.

 

 

2012. 12.06.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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