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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호흡계

소설인체여행: 호흡복습-6. 기침에 좋은 꿀은행

by 임광자 2010. 1. 21.

소설인체여행: 호흡복습-6. 기침에 좋은 꿀은행


서울서 할머니와 여진이와 유진이가 내려온다는 연락을 받고 왕할머니 집은 아침부터 바쁘다. 왕할머니와 유정이는 떡을 하기 위해서 방앗간으로 불린오곡을 빻으러 가고 할아버지와 여명이는 버스 터미널로 걸어간다. 걸어가기에는 좀 멀고 차를 타고 가기에는 좀 아쉽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다. 고창천에 만들어진 산책길을 따라 터미널에 가는데 고창천의 양쪽 둑이 찬바람을 막아 주어 아늑하다. 여울목에 가두어 둔 물이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고 아이들이 냇가에 얼은 어름을 깨려고 주변의 작은 돌을 들어서는 얼음 위로 던진다. 작은 돌들을 던지면 그냥 얼음 위에서 빙그르 구르고 조금 더 큰 돌을 두 손으로 번쩍 들어 힘차게 던지면 얼음 위에 구멍을 내고 아래로 빠진다. 아이들이 얼음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보고 환호성을 지른다. 아이들의 두 손이 추워서 새빨갛다.

-얘들아! 동상 들겠다. 손이 새빨갛잖아!-

아이들이 얼른 두 손을 양쪽을 모아 입으로 가져가 호호 불다가 호주머니에 넣기도 하고 호주머니에 찔러 넣은 장갑을 꺼내서 손을 넣기도 한다. 장갑이 없는 아이는 한쪽 손을 오므려 그 속에 다른 손을 넣고 돌리다가 반대로 그러기를 반복한다. 그래도 추우면 바지의 허리춤에 두 손을 넣고 손의 냉기를 물리친다.


여명이 아이들이 하는 양을 보다가 앞서가는 할아버지에게 달려간다. 터미널에 가까운 둑길로 올라와서는 2차선 길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4차선 관통로가 나온다. 관통로를 건너 김밥나라가 있고 몇 개의 가게 앞을 지나면 공용버스터미널이다. 터미널 건물 안의 표 파는 창구 앞에 평상이 있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아직 도착시간이 덜 되었다. 서울행 고속버스 타고내리는 앞의 건물 안에는 의자가 벽을 따라 있다. 둘은 의자에 앉는다. 여명이는 핸드폰으로 할머니에게 전화를 건다.

-할머니! 지금 어디쯤 와요?-

-군청 앞이다.-

여명이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밖으로 나간다. 조금 있으니 버스가 도착을 하고 할머니와 여진이와 유진이 내려온다. 여진이와 유진이 작은 유리병을 품에 꼭 껴안고 온다.

-그거 뭐니?-

-꿀은행.-

-너희들 감기니?-

-감기 들지도 몰라서 가져왔어.-

유진이 말하자 여진이가

-할아버지와 왕 할머니 드릴 거다.-

할아버지가 나와서 할머니가 들고 온 가방을 받는다.

택시를 잡는다. 다섯이 택시를 탄다.


집에 들어오니 떡 냄새가 풀풀 난다. 시루에서 떡이 김을 내 뿜고 있다.

-힘드실 텐데 떡을 하셨어요.-

할머니가 가방에서 꿀은행이 든 유리병을 왕할머니 앞에 내어 놓는다.

-기침 나오면요 이걸 두세 알씩 드시면 금방 멈추어요.-

-꿀은행이 맛도 있고, 그거 정말 신통하게 기침이 멈추더라.-


-아범아! 떡 다 되었다.-

왕할머니가 외치자.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부엌으로 가서 떡시루를 들어 큰 쟁반에 엎는다. 그리고는 길쭉길쭉하게 칼로 썬다.  길쭉하게 썰어진 떡을 도마 위에 길게 놓고는 한입 크기로 썬다. 썰어진 한입 크기의 떡을 왕할머니와 여명이와 유정이가 비닐 종이로 하나씩 싼다. 오곡을 빻은 가루에 호박꽂이와 감 꽂이와 호박씨, 해바라기 씨, 땅콩을 넣고 버무리고 한 두릅 시루에 넣고 검은깨를 한 두릅 넣고 켜켜이 쌓여서 찐 떡이라 영양 만점 간식이다.


2010.01.21.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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