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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호흡계

소설인체여행: 호흡복습-1. 생물은 숨을 쉬어야 산다.

by 임광자 2010. 1. 17.

소설인체여행: 호흡복습-1. 생물은 숨을 쉬어야 산다.


여명이와 유정이 감나무에 마지막 한 개 매달린 감을 본다.

-여명아! 이제 마지막 남은 감이다. 저 감 없어지면 새들은 무얼 먹을까?-

-곧 설이잖아. 곧 따뜻해질 테니 벌레들을 잡아먹겠지.-

-아직 추운데 벌레들이 나오겠어?-

-낙엽에 붙은 벌레의 알들도 있고 낙엽을 헤치면 지렁이도 있다.-

여명이와 유정이 방학 동안에 할아버지 집에 왔다. 왕 할머니는 아직도 정정하시다.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손수 밥상을 차려서 늙은 아들 앞에 놓고 아들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거움으로 살고 있다. 아마도 죽고 싶어도 아들을 못 잊어 못 죽으실 분이다. 아들이 위암으로 수술을 봤자 퇴원하고는 바로 시골로 데리고 와서 아들의 밥상을 손수 차려 주고 있다. 텃밭에는 소화 잘 되고 혈액순환 잘 되는 먹을거리를 여기저기서 얻어다 심고는 반찬거리의 재료로 삼는다.


여명이와 유정이가 내려온다는 연락을 받고는 호박씨, 해바라기씨, 땅콩, 콩, 들깨, 검정깨를 볶고 현미와 보리로 튀밥을 만들어 모두 섞어서 강정을 만들어 놓았다. 과자 대신 간식으로 먹으라고. 고구마도 여러 가지 색이 있다. 자주색, 노란색, 하얀색. 샛노란 호박고구마가 가장 맛있다. 자주색 고구마는 덜 달아서 귤을 넣고 주스를 만들어 준다.


시골로 내려오는 여명이와 유정이에게 할머니는 숙제를 냈다. 자연관찰을 하면서 호흡에 대해서 연구를 해보라는 거다. 그래서 둘은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하다가 모르면 할머니의 블로그의 방명록에 글을 남긴다. 그럼 할머니가 답글을 써 준다.


여명이 감나무를 보고

-식물은 잎으로 숨 쉰다는데 잎이 다 떨어진 감나무는 숨을 쉴까 못 쉴까?-

-글세.-

유정이 감나무의 잔가지를 하나 꺾어서 보며 말한다.

-이거 죽은 걸까? 산걸까?-

-그 가지를 보니 살았다.-

-어떻게 알아?-

-그 가지 껍질을 살짝 벗겨 봐.-

유정이 껍질을 살짝 벗기니 속은 녹색이다.

-녹색이니까 엽록소가 있고 광합성을 하니 살았다. 그리고 무엇 보다 물끼가 있잖아. 죽은 가지는 마르고 물기가 없어 느낌이 다르다.-

-왜 나무는 얼지 않을까?-

-호흡을 하니까 얼지 않아.-

-호흡을 하면 에너지를 내지 열도 내나?-

-호흡은 연소와 같아. 나무를 태우면 열나지 않아.-

-그럼 겨울나무도 호흡을 하네.-

-그럴 거야. 우리 할아버지에게 가서 노트북 열어보자.-

둘은 할아버지의 서재로 간다. 마침 할아버지가 할머니 블로그를 본다.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질문 있어요. 잠간만 저희들이 글 좀 남길게요.-

-뭘 질문 할 건데?-

-겨울나무도 호흡해요?-

-그건 나도 대답해 줄 수 있어. 모든 생물은 호흡을 해. 호흡을 못하면 죽어.-

-잎이 없잖아요?-

-식물은 몸 전체에서 호흡을 해.-

-뿌리도요? 줄기도요?-

-그럼. 사람도 피부에서 호흡을 해. 온몸이 피부로 덮여 있으니 온몸에서 호흡을 하는 거지. 그렇지만 허파호흡이 가장 커서 허파로 호흡을 못하면 죽지. 피부호흡은 약하거든. 나무는 가만있지. 그래서 호흡량이 적어서 잎이 없어도 죽지 않고 뿌리와 줄기와 가지에 우묵우묵 들어간 숨구멍으로 호흡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어 잎을 만들어내지.-

여명이가 한마디 한다.

-모든 생물은 호흡을 한다!-

-모든 생물은 호흡을 못하면 죽는다!-

-그런데 왜 호흡을 못하면 죽어요?-

-호흡을 해야 생활에너지를 얻거든.-

유정이가 무릎을 바닥에 붙이고 의자에 앉아있는 할아버지 허리를 껴안으며 말한다.

-너희들 질문 있으면 해 내가 가르쳐 줄게.-

둘은 큰 소리로

-네!-

-네! 귀찮으실 거예요.-

-그런데 생활에너지가 뭐에요?-


2010.01.17.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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