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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여행 호흡계

22. 감기약은 없다. 치료는 대증료법이다.

by 임광자 2009. 8. 3.

 

 

 

2장. 호흡계 여행 : 22. 감기약은 없다. 치료는 대증료법이다. 


조금 걷자 눈앞에 기관지 입구라고 쓰여 있는 유리문이 나타난다. 유리문은 자동문이다. 안으로 들어가자 바닥만 빼고는 둥근 통유리로 된 터널이다. 옆과 천장에는 온통 점액 속의 섬모가 물결 춤을 춘다. 바깥쪽 유리벽에는 먼지. 세균 등이라고 쓰여 있는 작은 덩어리들이 붙어있다. 기관지 내벽에서는 점액이 보글보글 나오고 있다. 점액 속에는 항체, 대식세포라고 쓰여 있는 것들이 흘러 다닌다. 앞으로 가자 항체가 세균과 붙어서는 꼼짝 못하게 한 덩어리로 되어 있다. 먼지가 점액 속에 들어가서 사르르 녹는 과정이 보인다. 대식세포들이 항체와 세균이 붙어있는 것을 먹어치운다. 좀 더 가자 점액이 탁해지고 더욱 끈끈해지면서 가래가 되고 있다. 어른들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조용하게 관찰한다, 아이들은 할머니 주변에 모여서는 궁금한 것을 질문한다.

여명: 할머니! 세균을 꼼짝 못하게 하는 항체가 뭐에요?

할머니: 세균과 싸우는 특별한 파수꾼이다.

여명: 특별한 파수꾼이요? 어떻게요?

할머니: 우리 몸에 여러 가지 병이 생기는 것은 여러 종류의 세균이 있어서다. 그런데 그 세균들마다 다 다른 무기를 가지고 있다. 세균들이 우리 몸을 침입하면 우리 몸에서는 세균들의 특별한 무기를 파악해서는 그 무기를 못 쓰게 하는 파수꾼을 만드는데 그게 항체다. 예방 주사 맞는 것도 항체를 만들기 위해서란다. 예방주사는 죽은 세균이나 독을 약하게 주사해서 병은 걸리지 않고 항체를 만들게 해서 진짜로 병균이 처 들어오면 이미 만들어진 항체가 얼른 가서 무찌르는 동안 새로운 항체를 만들어서 싸우게 해서 우리가 이기게 된다.

유정: 그런데요.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면요. 보통 감기에는 아무 효과가 없다고 하던데요. 다 같은 감기인데요 왜 그래요?

여명: 정말!

할머니: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라스와 보통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라스는 다르기 때문이다.

유정: 참 할머니. 감기 이름이요. 서울 에이형, 홍콩 형. 그렇게 다른 것은요. 수업 시간에 선생님하고 왜 감기는 이름이 자꾸 바뀌는가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잘 몰라요.

할머니: 감기 바이라스는 변신을 너무도 잘해서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가 자꾸 변한단다. 일단 서울에서 처음 발생하면 “서울”이란 앞 단어가 붙어 서울 에이형이었다가 조금 달라지면 서울 씨형이 되고 홍콩에서 처음 발생하면 홍콩 감기가 된다.

여명: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라스의 무기가 달라지면 거기에 맞는 항체가 만들어져야하고요.

할머니: 우리 몸에 들어와 병을 일으키는 것을 항원이라 하고 항원에 대항하도록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이 항체다. 둘은 자물통과 열쇠의 관계란다. 자물통이 다라지면 열쇠가 달라지듯이 항원이 달라지면 항체도 달라진다.

가만히 귀를 쫑긋하고 듣고만 있던 여진이가 입을 연다.

-병원에 가서 주사 맞고 약 먹으면 낫는데 복잡하게 생각해요?-

다들 여진을 본다. 유진이가 얼른

-맞아 나도 감기약 먹으면 낫던데요.-

-감기는 말이다. 약을 안 먹고 견디면 일주일이면 낫고, 약 먹으면 칠일이면 낫는다는 말이 있다. 즉 우리 몸에서 시간이 지나면 감기 바이라스를 죽일 수 있다는 뜻이다.

할머니 말에 여명이 되 받는다.

-일주일이나 칠일이나 다 기간은 7일이잖아요?-

-틀려. 일주일은 3자이고 칠일은 2자야 말하자면 일주일이란 좀 힘들다는 뜻이고 칠일은 좀 가볍다는 뜻이야.-

유정이 여명을 향하여 말하자 할머니가 웃는다. 여명이 얼른

-맞아 나도 아주 힘들어하면 외할머니가 병원에 데리고 갔어.-

-감기약은 가래를 적게 나오고 하고 기침을 누그러뜨리고 열을 내리게 하는 일을 하지 감기 바이라스를 죽이는 것은 아니란다. 감기 걸려서 기침 나오는 것은 바이라스가 기도에서 살면서 건드리기 때문에 그걸 내 보내려고 하는 것이고 바이라스 시체를 가둬 죽여 쌓이는 가래를 뱉어내기 위해서고 열나는 것은 바이라스를 약하게 하기 위해서다. 더운 여름에는 감기 걸리지 않고 추운 겨울에 감기에 잘 걸리지. 감기 바이라스는 더우면 못 견뎌 그래서 우리 몸이 열나게 하는 거야.-

-그래서 할머니는 감기 걸려도 약을 드시지 않고 그냥 견디는 구나.-

여명이 말한다.

-견디면 그 만큼 항체가 많이 생겨서 면역력이 커진다. 감기약은 없다. 열을 내리게하려고 해열제을 먹고, 가래를 없애려고 가래 삭히는 약을 먹고, 기침을 없애려고 신경안정제를 먹는 것은 모두 대증료법이다.-

여진과 유진이가 유리벽에 붙은 감기바이라스라고 쓰여 있는 덩어리를 항체가 와서 꽉 물고 있는 것을 보고는

-저기 감기가 잡혔어요!-

유진이는

-어 저기 대식세포가 막 잡아먹어요!-

모두들 여진과 유진이 보는 쪽을 바라본다. 둘이 지르는 소리에 그들의 부모들이 고개를 획 돌려서는 이들을 보고 웃는다.


林 光子 200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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