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혈액에 산소가 들어가면 새빨개진다.

 

 

 

2장. 호흡계 여행: 23. 혈액에 산소가 들어가면 새빨개진다.

유리 터널이 끝나자 바로 둥근 공간이 나온다. 둘레는 모두 파랗거나 붉은 혈관이 거미줄처럼 쳐 있고 혈관 속으로는 혈액이 흐른다. 사람들이 공간을 채우자 갑자기 바람이 입구 쪽에서 불어온다. 바람에는 산소라고 글씨가 쓰여 있는 비눗방울 같은 작은 풍선들이 둥둥 떠밀러 온다. 아이들이 풍선을 잡으려고 하자 풍선들은 높이 날아서 파란 혈관 속으로 쏘옥 쏘옥 들어간다. 아이들이 풍선이 들어간 파란혈관을 본다. 파란 혈관 속으로 들어간 산소가 적혈구에 붙자 적혈구가 붉어지고 혈관도 붉게 변한다. 혈관 속에서는 이산화탄소라고 쓰여 있는 비눗방울 같은 작은 풍선들이 나온다. 이산화탄소 풍선들이 많이 나오자 바람이 일어 입구 쪽으로 사람들의 머리칼을 흩날리며 분다.

유정이 엄마가 유정이 아빠에게

-정말 허파꽈리에서의 가스교환을 참 잘 표현하였군요.-

라고 속삭이자. 그 소리를 옆에서 듣던 여명이 아빠엄마가 웃으며 풍선들이 모세혈관 속으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본다.

여진이 할머니 손을 잡아 흔들면서

-왜 혈액이 새빨개져요?-

묻는다. 그 말을 듣던 유진이도

-파란 피가 빨개져요.-

여명이 아이들을 보면서

-저기 산소풍선이 들어가서 피를 빨갛게 만든다.-

유정이 할머니를 향하여

-이산화탄소는 피가 붉던 파랗던 상관 않나 봐요?-

말하자 할머니가 유정과 눈을 마주치고는 손을 잡고 흔드는 여진을 보면서

-적혈구 속에 철이 있는데 산소가 가서 붙으면 녹이 쓸어서 빨갛게 된단다. 그리고 유정아! 이산화탄소는 철을 녹슬게 하지 않아서 피의 색깔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할머니! 녹 쓰는 것은 못인데요?-

유진은 눈만 깜박깜박하며 듣는다.

-그래 맞다! 바로 못이 철로 만들어졌다. 녹슨 못은 산소와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

-철문도 녹슬면 붉어져. 우리 동네에서 보았어.-

여진이 말하자. 유정이도 여진을 보면서

-계단도 녹슬면 붉어진다. 그리고 그런 걸 만지면 손에 붉은 가루가 묻어.-

-모두 맞다. 철이 녹스는 것은 산소와 결합하기 때문이야. 우리의 혈액속의 적혈구도 철을 가지고 있단다. 철에 산소가 붙으면 빨갛게 되고 산소가 떨어지면 검붉게 된다. 검붉은 피가 들은 혈관은 손등의 혈관에서처럼 파랗게 보이고.-

할머니의 이야기가 끝나자 바로 여진이

-할머니! 그럼 우린 철을 먹어야 해. 그 단단한 것을.-

-그렇다고 그냥 쇠못을 먹으면 큰일 난다. 우리가 영양소로 먹을 수 있는 것은 우리 눈에도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것들이란다. 음식 속에 있는 것들이다.-

그 때다 입구에서 센 바람이 불어와서 산소풍선이 모세혈관 속으로 들어가고 이산화탄소 풍선이 나온다. 조금 있다 이산화풍선을 바람이 싣고 입구 쪽으로 휙 분다.

-그런데 할머니! 왜 이렇게 바람이 불어오고 불어가요?-

여명이 질문한다.

-그게 바로, 들어오는 바람은 들숨을, 나가는 바람은 날숨을 나타내는 거다. -저렇게 빨개진 피는 어디로 가요?-

유정이 질문한다.

-심장으로 간다.-

-그럼 저기 파란 혈액은 어디서 와요?-

여명이 질문한다.

-그건 심장에서 온다. -

-그럼 허파와 심장은 피를 주고받네요.-

-맞아.-

-혈액 속에 산소를 넣어 빨간 피를 만드는 곳은 허파네요. 그런데 왜 산소를 혈액 속에 넣어요?-

-혈액이 세포에게 산소를 가져다주면 세포들은 산소로 에너지를 생산한단다.-

-에너지요. 우리가 사용하는 기운도 세포가 만들어요?-

-그렇지. 허파에서 혈액 속에 산소를 넣는다. 혈액은 산소가 많으면 새빨개지고 산소가 적어지면 검붉은색이 된다. - 

 여명과 유정의 아빠 엄마는 벌써 나가고 없다. 여명이 외할머니만 아이들 뒤에서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듣는다.

林 光子 2009.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