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왜 갑자기 기관 바닥이 솟아올라요?

2장. 호흡계 여행: 20. 왜 갑자기 기관 바닥이 솟아올라요?

점심을 먹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멈춘다. 문을 열자 두 개의 문이 동시에 자동으로 열린다. 엘리베이터 두 개의 문을 통과하니 기관이다. 두 개의 문 중 하나는 엘리베이터 문이고 다른 하나는 기관으로 통하는 문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기관으로 들어오자 자동으로 기관 쪽 문이 닫힌다. 엘리베이터로 통하는 기관 문에는 “휴게실로 나가는 곳”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나선계단은 올라가기만 하고 내려올 수는 없지만 엘리베이터는 오르내릴 수 있는 문이다. 나선계단은 일방통행이고 엘리베이터는 왕복통행이다.

여명이 외할머니가 엘리베이터를 나와서는

-아이고 엘리베이터로 올라갈걸 그랬어요.-

여명이 외할머니는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서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힘들어 한다.

-할머니도 열 계단도 안 되었잖아요.-

여명이 외할머니를 보면서 눈을 찡긋하고는 말한다.

-나는 나선계단이 좋아요. 빙그르 돌면서 올라가잖아요.-

여진이 외할머니를 보고 오른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말한다.

여명과 유정이 앞서 간다.

-참 이상하네. 바닥이 꿈틀거려요.-

여명이 뒤 따라오는 할머니를 보고 말한다.

-앗 바닥이 솟아올라요?-

유정이 조금 높이 올라온 바닥 가운데 두 손을 양 옆구리에 대고는 넘어지지 않으려는 포즈를 취하면서

-왜 기관 바닥이 솟아요?-

뒤 따라 오는 어른들을 보고 큰 소리로 말한다.

-지금 식도로 큰 음식이 통과하나 보다. 기관 바닥 밑에는 식도가 있다.-

할머니가 빠른 걸음으로 여명과 유정이 곁으로 온다. 여진이가 막 달려와 유정이가 서 있는 봉긋 솟아오른 곳으로 기어 올라가 옆에 선다. 여진이 비틀거리지만 넘어지지는 않고 리듬을 타며 몸을 이리 기울었다 저리 기울었다 한다. 여명과 유정이가 발바닥으로 솟아오른 바닥을 친다. 그걸 본 여진이도 따라한다. 그러자 솟아오른 바닥이 내려앉는다. 다른 일행은 아이들이 하는 것을 즐겁게 본다.  

 

 

할머니가 유리창의 스크린을 가리키자 모두들 앞으로 간다. 스크린 속에는 기관의 그림이 있다. 기관을 만드는 연골은 C자형이다. 연골이 터진 곳은 근육으로 되었다. 근육으로 된 부분이 바닥에 있다. 그 바닥 밑으로는 근육으로 된 식도가 기관과 함께 목을 지난다. 그림을 보던 할머니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부분은 근육으로 된 부분이라 부드럽고 탄력이 있다. 발로 탁탁 쳐 보면 알 수가 있다.-

모두들 발로 바닥을 친다. 그러자 바닥이 약간 밑으로 쳐졌다 금방 솟아오른다. 그런 모습을 보던 할머니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한다.

-바로 이 바닥 밑에는 근육으로 된 식도가 지난다. 기관과 식도는 붙어서 나란히 가슴까지 간다. 기관을 이루는 연골이 C자형이고 터진 부분은 근육으로 연결되어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음식을 한꺼번에 좀 많이 삼킬 적에는 식도가 늘어나면서 삼킨 음식을 통과 시킨다. 그럴 때 식도가 늘어나면 바로 기관 쪽의 근육으로 된 부분은 조금 전처럼 솟아오른다.-

-우리가 큰 음식을 삼키면 기관이 좁아지겠네요.-

여명이 질문을 한다.

-그렇다. 아주 큰 음식이 지나다가 걸리는 경우도 있다. 그럼 기관이 좁아져서 숨 쉬기도 힘들어진다.-

-기관이 참 착하네요. 그냥 기관연골이 고리모양으로 되었으면 우린 음식을 조금씩 삼켜야 했는데요.-

유정이 말하고는 목을 만진다.

-내가 김밥 한 개를 먹고 꿀꺽해서 목에 걸렸는데 할머니가 얼른 물을 마시라고 해서 물마시고 넘어갔어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밥 먹기 전에 물을 마셔요.-

여진이 목을 만지며 말하자. 유진이도

-나도 밥 먹기 전에 물마시면 밥이 더 잘 넘어가요.-

여진과 유진이가 말하고는 할머니 앞으로 가서 손을 하나씩 잡고 선다. 할머니 두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林 光子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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