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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고무통 바닥에 구멍 뚫어 흙을 넣고 고구마 순 심다.

by 임광자 2009. 6. 10.

고무통 바닥에 구멍 뚫어 흙을 넣고 고구마 순 심다.



며칠 전, 아치를 만들기 위해서 자재를 사려고 고수 가는 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길가에 있던 무지하게 넓은 대신건재를 지나는데 내 눈에 확 들어오는 큰 고무통이 있었다. 이렇게 큰 곳에서는 싸게 팔지 싶어 소리를 질러 주인을 불렀다. 사무실이 아스라이 보였기 때문이다. 아주머니가 나오셨다.

-이거 고무통 얼마예요?-

-사만원이요.-

-이곳이 시장 보다 싸지요.-

-그럼요 업자들에게 제공하는 물건인데요.-

-작은 것 여러 개 보다 큰 것 하나가 더 나을 것 같아서요.-

-뭐 하시게요?-

-바닥에 구멍을 뚫어서 고구마나 무 같은 뿌리채소를 심으려고요.-

-이런 것 옥상에 갖다 놓고 뭐 심으면 많이 심지요. 그런데 우리 옥상도 텅텅 비었는데 하루에 물을 두 번 주어야 한다고 해서 심지 않아요.-

-옥상은 햇빛이 잘 들어서 아주 좋지요. 저도 옥상에 아무것도 심지 않아요. 오르내리기 싫어서요. 나중에 집이나 지으려고 해요. 저는 준공 낼 때 주차장으로 사용되어 바닥에 콘크리트가 쳐졌는데 다시 증축할 때 사용할지 몰라서 그대로 두고 이런 것을 가져다 심으려고요.-

-아하! 그러세요. 어디지요?-

-시장통이요.-

-가져다 드리지요.-

-제가 집에 가서 생각하고 필요하면 주문 할 게요.-

-그래요. 전화번호 적으세요.-


아주머니는 전화만 해 주면 배달해 준다고 하신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오늘 주문을 해서 고무통이 왔다. 그곳에서는 모두 큰 것만 있어서 그렇게 크게 보지 않았는데 집에 가져다 놓고 보니 엄청 크다.


빨리 심어보고 싶어서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려고 하였는데 옆지기가 마대의 흙을 옮기는데 도와 줄테니 오늘 끝내라고 해서 마대 속의 고구마 순을 뽑아 놓고 흙을 붓는데 돌 처럼 단단하다.

옆지기가 그걸 모두 부셨다. 그대로 두었으면 다 죽을 뻔 했다. 이곳은 햇빛이 워낙 강해서 잘 마르기 때문이다. 아님 물을 자주 준다면 잘 자랄 거다. 아무튼 요즘의 마대는 옛날 마대 보다 얇고 구멍이 너무 숭숭 뜷렸다.

 

마대의 흙을 옮기고 뽑아 놓은 고구마 순을 다시 심었다. 

고무통의 길이를 재니 긴 쪽이 143cm, 짧은 쪽이 103cm, 높이가 60cm다. 

 

만들어 놓고 보니 커서 참 좋다. 하나를 더 사서 지금 작은 고무 통에 있는 것을 옮겨 심고 작은 고무통은 채소를 길러 먹어야겠다.

 

 

 

★고무통에 구멍 낼 적에 불에 달구어진 쇠꼬챙이로 줄줄이 구멍 내서 떼어내면 쉽지만 그럴 때는 플라스틱 타는 냄새가 나고 그 냄새를 맡아야하니 호흡기에 좋지 않다.  그래서 위의 방법을 사용한다.

 

 


林 光子 200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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