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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쌈지텃밭을 만들 수 있다.

by 임광자 2009. 6. 12.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쌈지텃밭을 만들 수 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 했던가! 새로 큰 고무 통에 고구마 밭을 만들고 보니 예전의 작은 고무 통에 심어진 고구마가 불쌍하게 생각된다. 고구마는 뿌리채소이니 흙이 깊어야 밑이 잘 들 터인데 너무 얉아 보인다. 더군다나 대신건재에서는 시장 보다 훨~씬 싸게 팔지 않는가. 한번 사면 십년 이상 사용할 수 있을 터인데 ~~~ 고민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큰 고무 통 하나를 더 사기로 결정하고 주문을 했다.



고무 통이 도착하여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뿌듯해진다. 즉 배가 부른 기분이다. 바닥에 구멍을 뚫는데 이번에는 지난번 보다 더 크게 구멍을 뚫기로 한다. 삼각형을 눈으로 잡고 나란한 두 개의 꼭짓점에만 구멍을 낸다. 그리고 두 구멍에  쇠톱을 넣고 안쪽으로 톱질을 하면 두 선이 만난다. 그럼 가운데 부분을 떼어내면 삼각형 구멍이 생긴다. 작전개시!

 

 

 

 

 

 

뚫린 구멍 위에 모기장을 놓고 이번에는 구멍이 크니 양쪽에 벽돌를 놓아 모기장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자갈을 가장자리에 두르고 조금 큰 돌을 그 위에 올려 아래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한다.

 

 


모래를 넣는다. 미장할 때 사용하는 미세모래라서 좀 많이 넣는다. 실은 집짓고 남은 것을 처분하기도 하고 흙도 모자랄 것 같아서다. 또한 위에서 거름을 넣으면 나중에는 그 거름이 분해되어 아래로 내려가 모래와 섞이면 그것도 흙이 될 것이다. 모래 위에는 거친 흙을 깔았다. 다음에 마대의 흙을 부우니 적당한 높이다. 앞으로 과일껍질이나 채소를 다듬어 생기는 찌꺼기를 잘게 썰어서 위에 놓으면 점점 높아질 것이다. 특히 가을에 김장을 하고서 나오는 시래기를 잘게 썰어 거름으로 놓을 것이다. 그럼 겨울 동안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마르며 삭아 봄에는 거름이 될 것이다.


만약에 마대와 옹기그릇에 있던 흙을 다 붓고도 모자랄 경우는 작은 고무통에 있는 거름이 풍부한 흙을 부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흙이 충분하여 작은 고무통의 흙이 고스란히 남게 되어 바로 거기에도 씨앗을 뿌리게 생겼다. 이제 큰 고무 통에 밑거름을 해야 한다. 거름 파는 곳으로 손 지게차를 몰고 갔다. 거기서 모듬 치커리씨앗을 샀다. 거름을 싣고 와 가위로 위를 자르고 작은 삽으로 떠서 큰 고무 통에  붓고 흙과 혼합하였다. 물을 흥건히 붓고 호미와 작은 삽으로 반죽(?)을 한다. 아래는 메마른 흙이라서 시간이 지나면 물이 아래로 내리고 위는 촉촉할 뿐이다.

 

 

 



작은 고무통의 고구마 순을 모두 옮겼으나 자리가 많이 생긴다. 장날 단골 노점상에게 가서 호박고구마 순 몇 개만 얻어다 잘라 심어야겠다. 사진을 찍으려 하니 너무 어둡다.

 

 

 

 


오늘 아침 일어나 작은 고무 통에 어제 사온 거름을 붓고 흙과 섞어서 고르게 한 후에 약간의 흙을 덜어낸다. 물뿌리개로 물을 뿌리고 씨앗을 뿌린 후에 그 위에 걷어 놓은 거름흙을 뿌려 씨앗을 덮었다. 이제 싹이 나오는 것을 기다리면 된다.


 

콘크리트바닥이건 시멘바닥이건 아스팔트바닥이건 베란다건 마음만 먹으면 작은 쌈지텃밭 만드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노력을 하지 않고 텃밭이 있으면 좋겠다고 희망한다.



林 光子 2009.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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