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가마솥
가마솥을 고정시켜서 걸어 놓고 불을 때니 굴뚝으로 바람이 들어가서 아궁이 앞에서 불을 때는 나에게 연기가 내뿜어져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 꼭 불을 지펴서 끓여야 할 뼈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많이 울고 연기도 마시면서 그래도 끓였다. 밤에 목이 컬컬해서 또 서러웠다. 곰곰 생각하니 아궁이 입구를 불어오는 바람 따라 위치를 바꾸면 아궁이로 연기가 나오지 않고 굴뚝으로 제대로 빠질 것 같아서 시장에 가서 화덕을 샀다. 그전부터 화덕 위에 가마솥을 앉히면 깔끔해서 좋고 장소 이동도 용이해서 좋다고 하는 것을 그냥 걸겠다고 하고서 고집을 피웠다. 역시 살림은 해 본 사람이 잘 한다.
그제 작은 화덕을 사다가 아궁이 입구를 툭 터진 북쪽으로 하고 굴뚝을 벽으로 막힌 남쪽을 향해 놓고서 작은 가마솥을 걸고서 불을 지피니 불도 잘 들이고 연기도 아궁이로 나오지 않고 굴뚝으로만 나가고, 아궁이 앞에 앉아 있으니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상쾌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어제 큰 가마솥 부뚜막을 해체시켰다. 그리고 오늘 큰 화덕을 사 왔다. 작은 것은 아주 옛날 솥이 아니고 또 작아서 화덕에 올라도 무게를 덜 받겠지만 큰 가마솥(보통은 중간 크기)은 조선 솥이라서 워낙 무거워서 걱정도 되었으나 그냥 화덕에 올리고 불을 지퍼서 말려서 돼지비계로 닥아 놓고 사진을 찍었다.
큰 가마솥은 조선솥이라 아주 오래되어서 손잡이도 하나만 겨우 남고 다 떨어져 나가고 둘레 턱도 없다. 그래서 화덕을 조금 작은 것을 선택하여 가마솥을 올려 놓았다. 작은 것은 오래되지 않았으나 요즘 것은 아니고 그래도 조금은 오래된 솥이다. 그런데 딱 맞는 화덕이 없어서 약간 작은 것으로 그냥 위에 올렸다.
아!~아 이제는 바람이 어느쪽에서 불어도 걱정이 없다. 아궁이 방향만 바꾸면 되니까. 걱정거리 하나 없어졌다.
가마솥 뒷벽이 생생연 땅에 지어진 건물이다. 올해는 그 건물을 헐게 만들어야 해서 만약에 헐리게 되면 가마솥은 또 이동을 하여야 한다. 가마솥이 제자리를 찾아서 안주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저기 나무들은 옛날 집을 허물면서 나온 것들이라 불이 잘 붙고 또 아주 쉽게 탄다. 올해는 아주 많이 소비시켜서 이곳 땅을 이용하고 싶다.
林 光子 2009.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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