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 젖여 암수한그루 은행나무를 심다.
본래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이다. 아래 은행나무는 접목으로 암수한그루가 되었다. 대단한 품종개량종을 만들어 접목한 모양이다. 암수한그루 은행나무가 태어났다는 이야기는 예전에 들었으나 이제야 내손에 들어왔다.
우체국 길 건너에 산림조합에서 한다는 나무시장이 어제까지인데 오늘도 문을 열고 있었다. 그렇게 약간 어긋난 일이 벌어지면 그냥 궁금하다. 왜 그랬을까? 궁금증도 난다.
나무시장에는 이미 나무가 거의 다 팔리고 얼마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왕방울 은행나무. 4~5년 후부터 수확함> 이라는 팻말이 눈 속으로 확 들어온다.
서울 살적에 집 앞에는 거목이 된 은행나무 두 그루가 있어 가을에 단풍이 아주 멋졌다. 노란 낙엽이 만든 카펫 길은 또 얼마나 멋졌던가? 그 추억을 작년 가을에는 되씹고만 지냈다. 그런 추억을 간직한 나에게 은행나무는 특별했다. 더군다나 암수딴그루인 은행나무가 접목 기술로 한 나무에서 은행이 열린다니 혹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생생연에 심을 자리도 마땅치 않은데도 나는 그냥 가장 큰 것으로 골라서 사고 말았다. 묘목을 가방에 넣고 오는 내내 어디에 심을 것인가를 생각하느라 정신없이 왔다. 집에 와서 심어진 나무들을 보고 또 보고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하였다.
그렇지! 두 그루인 석류나무 하나를 동쪽으로 옮겨 심고, 피자두를 그 자리에 심고, 대봉을 피자두 자리에, 대봉 자리에는 은행나무를 심으면 되겠다.
은행나무와 대봉나무는 키를 크게 키워서 땅바닥에서 키 큰 사람도 손이 닿지 않도록 키워야겠다. 키가 크면 열매를 따기는 힘들어도 일층에 그늘이 덜 져서 좋을 것 같다. 매실나무는 작은 키로 자라게 하고 피자두도 조금 키가 크게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해야겠다.
은행나무를 심고 보니 기분이 참 좋다. 은행잎은 소독제다. 벌레가 생기지 않는 은행잎을 잘게 썰어서 흙 위에 뿌리고 호미로 살살 흙과 섞으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5년 후에는 생생연에서 나오는 은행으로 기침에 좋은 식품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
林 光子 20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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