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체여행 호흡계

10.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남을 괴롭히지 말라!

by 임광자 2009. 3. 25.

1장. 호흡계 예습: 10.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남을 괴롭히지 말라!



아이들이 한참 즐겁게 놀고 있는데 할머니가 오셨다. 할머니가 현관을 들어서며 거실을 보니 난장판이다. 거실 한 구석에 있던 발틀을 부엌의 식탁과 1m 정도 옆에 갖다 놓고서 둘 위에 이부자리를 천막처럼 치고서 그 속에 들어가 소꿉놀이를 하고 있다. 여명이 아빠로 유정이 엄마로 하고 여진이와 유진이 아들과 딸 역할을 한다. 그 속에서 노느라 할머니가 들어오시는 것도 잊었다. 자주 이렇게 놀아서 할머니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방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여명아! 유정아! 이제 그만 놀고 치워라!-

할머니의 무겁고 가라앉은 목소리가 모두를 긴장되게 한다.

-할머니! 언제 오셨어요?-

유정이 말하고

-벌써 오셨어요?-

여명이 말한다.

-유정아! 너 할머니를 정면으로 안보고 왜 옆으로 보고 말하니?-

유정이 대신 여명이가 말한다.

-유정이 넘어져서 얼굴이 조금 부었어요. 그래서 할머니 보기가 그런가 봐요.-

할머니가 얼른 유정이 얼굴 이쪽저쪽을 본다.

-조심하지 어쩌다가 그랬니?-

여명이 얼른 유진이와 여진이에게 가서 낮에 싸운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하자 둘은 고개를 끄덕거린다.


다음날 아침 유진이와 유정이가 함께 할머니 집에 온다.

-유정아! 너 학교에 가지 않았니?-

고개만 끄덕거린다. 유진이가 대신

-할머니! 누나 말 못해요.-

할머니가 놀라는 표정으로

-왜!?-

-말이 안 나와. 그래서 학교 안 갔어. 엄마가 푹 쉬라고 하였어요.-

할머니가 그제야 유정이를 유심히 살핀다. 그리고

-너 이쪽 뺨 말이야. 꼭 손바닥으로 맞은 자국 같다. 붉게 된 부분이 말야 손가락 모양이다.-

유진이가

-어제 싸웠어! 맞았어!-

유정이가 유진이 손을 꼬집는다.

-아야! 싸우고 뺨 맞았잖아. 거짓말 하면 못써!-

유진이 꼬집힌 왼쪽 손등을 오른손으로 만진다. 그리고 찡그린 얼굴로 유정이를 본다.

-누나 거짓말 하면 나도 거짓말 한다.-

그 때 화장실에서 여진이가 나와 유진이 옆에 선다.

-나도 보았어! 유진이 말이 맞아요. 할머니.-

-아름 아파트 할머니 집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큰 형아가 와서는 시끄럽다고 하면서 우리에게 무섭게 했어. 그래서 언니가 우리 대신 싸웠어. 할머니! 정말 무서웠다.-

여진이 대충 말하자. 유진이도

-할머니네 집 옆집 아주머니도 그랬어. 그 중학생 형아가 나쁘다고.-

할머니가 유정이 손을 잡고 둥근 상 앞에 앉았다. 여진이와 유진이도 옆에 앉는다.


-유정이는 목이 아프니까 듣고 고개만 끄덕이고 여진이와 유진이가 대신 말해 봐라. 왜 싸웠니?-

-우리가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문을 쾅쾅 두드렸어요.-

-그래서-

-누군지 몰라서 문을 열어주지 않자 아주 세게 쾅쾅 주먹으로 치면서 “ 문 열어!” 소리 질렀어요.-

-그래서-

-경비아저씨가 함께 문을 열어 달라고 해서 문을 열어 주었어요.-

-그래서-

-경비 아저씨는 가고 큰 중학생이 “시끄러워서 공부 못하겠다.”하고 소릴 질렀어요. 얼굴이 무서워서 우린 한쪽에 가만히 있었어요. 막 떨렸어요.-

-그래서-

-유정이 언니가 조용히 말하지 우리들이 떨지 않느냐고 하니까 왜 말을 곱게 하지 않느냐고 말했어요.-

-그래서-

-유정이 언니가 “곱게 말을 해야 곱게 대답 하지” 그랬어요.-

-그래서-

-중학생이 언니 뺨을 때렸고 언니가 왜 때리느냐고 그랬어요.-

-여명이는 무엇하고.-

-여명이 오빠는 나중에 말했어요. 태권도를 같이 배운다고 하면서 뭐라고 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까먹었어요.-

-이번엔 유진이가 말해 봐?-

할머니와 여진이가 유진이를 보자.

-옆집 아주머니가 와서 뭐라고 해서 그 형이 이층으로 올라갔어요.-

 

할머니가 유정이를 보면서

-유정아! 그 학생 할머니네 바로 위층에 사는 학생이지?-

유정이 고개만 끄덕.

-거꾸로 네가 공부를 하는데 아래층에서 계속 떠드는 소리 나면 어떻겠니?-

유정이 연필과 종이를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화나요.-

라고 쓴다.

-그럼 맨 처음에 누가 잘못했니?-

-우리가요.-

여진이와 유진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할머니는 아름아파트에 전화를 해서 어제의 일을 자초지종 이야기를 하고 이층집의 학생이 집에 오면 이야기 해 달라고 부탁한다.

-유정이는 편안하게 말하지 말고 하루를 푹 쉬어라!-

할머니가 유정이 입을 벌리게 하고 속을 보더니

-목구멍이 많이 부었구나. 며칠 쉬어야 낫겠다.-

할머니가 대추와 생강과 은행을 넣고 차를 끓여 준다. 모두 차를 마시고 은행은 나누어서 씹어 먹는다.

-너희들 명심해라.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지르면 바로 자기한데 그 화가 미친다. 그러니 화난다고 소리는 너무 지르지 말라. 아마도 유정이는 뺨 맞은데 대한 분노가 목을 쉬게 했을 거다. 그래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대추차를 끓여 주는 거다. -


오후 늦게 할머니는 유정이와 여명이와 여진이 그리고 유진이를 데리고 아름 아파트 할머니집 이층으로 올라가서 그 남학생을 만나게 한다.

-학생! 어제 우리 애들이 너무 떠들어서 공부 못했다며?-

할머니가 유정이를 자기 앞으로 세우면서

-유정이가 잘못했다고 하여야 하는데 지금 목이 쉬어서 말을 못해 그러니 여명이가 대신 말할 거야. 여명아! 먼저 사과해라!-

-형! 어제 너무 떠들어서 미안해.-

-나도 미안!-

-나도 미안!-

여명이와 여진이 그리고 유진이가 정중하게 사과를 하자

남학생이 얼굴이 벌겋게 되어가지고는

-할머니! 제가 성질이 급해서 화를 내고 유정이를 때려서 미안해요. 유정아! 미안해! 나 때문에 목이 쉬었나 봐.-

여진이가 얼른 나서서

-오빠! 우리 언니 뺨 좀 봐봐!-

학생이 유정이의 뺨에 자기 손자국이 난 것을 보고는

-유정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너도 내 뺨을 때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할 것 같다.-

학생이 뺨을 유정이 눈앞에 댄다. 유정이 눈을 번뜩이더니 얼른 학생의 뺨을 후려친다. 학생이 뺨을 만지며

-너 디게 손때 맵구나! -

유정이 그 소리를 듣고는 슬며시 웃는다.

-형! 미안해 앞으로는 아래층에서는 안 떠들게. 떠들며 놀 때는 우리 집에서 떠들 게 우리 집은 단독주택이라서 떠들어도 괜찮아!-

-우리도 떠들어서 공부 못하게 해서 미안해.-

여진이가 유진이 손을 잡고 나란히 서서 말하고는 웃는다.

-나도 앞으로는 화내지 않고 말할 게.-

할머니는 학생의 등을 토닥이면서

-공부하는데 방해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 어서 들어가서 공부 열심히 해요.-


할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여명이 외할머니 집으로 들어가서 식혜 한잔씩 얻어먹고 여명이 외할머니랑 함께 집으로 온다.

-너희들 앞으로는 너희들이 재미있다고 남을 괴롭히며 살지 말거라!-

-네. 우리가 먼저 떠들어서 싸우게 되었으니 우리가 잘못한 거지요. 남이 열심히 공부하는데 공부도 못하게 하고요. 유정이는 목이 쉬어서 학교도 못가고요. 많은 것을 깨달았었어요.-

여명이가 말하자. 유정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여진이와 유진이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걸 본 두 할머니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미소 짓는다.

-아이들 크면서는 다 그렇지요 뭐.-

-그러게요. 그러면서 자라는 거지요.-

두 할머니가 서로 바라보면서 말하고 웃는다.


할머니는 고단수다. 유정이 분노로 목이 쉰 것을 알고 또 아이들이 그렇게 자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먼저 사과를 하게하고 사과를 받고 유정이 맞은 만큼 돌려줌으로서 분노를 가라앉히게 하였다. 유정이는 집에 와서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

 

유정이 어제 아이들과 함께 놀 때는 싸운 것도 뺨 맞은 것도 잊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세수하면서 뺨을 보니 분노가 치밀었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계속 분하고 분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가슴 속에서 불덩이가 솟아 목을 타고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분노로 밤을 지새우고 나니 아침에 목이 부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할머니 집에 와서도 계속 마음이 불편했다. 유정이 또래들의 골목대장 노릇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누구한테 뺨을 맞아 본 적이 없었다. 모두 유정이 말이라면 자 들어 주었고 동네 어른들도 다 예뻐해 주었다. 생각할수록 화기 치밀었는데 맞은 뺨을 되돌려 때려주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지고 할머니 말씀처럼 먼저 잘못은 자기가 했으니 이제 분노가 풀린다.



林 光子 2009.3.25.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