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와 추억을 씹다
오늘 옛 친구가 찾아와
옛 이야기 나누며
옛 정을 되살려
42년 세월을
도려내 버렸다.
아마
길가다가
그녀를 만났다면
나는 분명히
알아보지 못했을 거다.
세월이
옛날 그녀의 얼굴을
해부기도 없이
성형해 버렸다.
둘이서 옛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동안
우린 얼굴은 변했어도
추억의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나는 고창읍에 살고
그녀는 고수면의 한 마을에 살았다.
걸어서 십리 길을 가면
그녀가 사는
논두렁 밭두렁에 쌓여있는
초가마을이 나타났다.
건너 마을 처녀까지
친구의 친구가 왔다고
찾아와서 한 친구의 집에 모여서
노래하고 재잘거리며
문학을 이야기 하며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오색 새끼줄을 꼬듯이
이야기를 엮어서는
마음에 걸고는
새벽녘에 헤어져 집으로.
하룻밤을
즐겁게 놀았던 그 친구들
얼굴도 목소리도
다 잊었지만
그래도 추억 속에 새겨진
이름 모를 희미한 친구들
지금은 무얼 하고 살까?
어디로들 시집을 갔을까?
林光子 20080821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세미가 주렁주렁 (0) | 2008.09.05 |
---|---|
풀벌레들의 합창 (0) | 2008.08.27 |
가을의 서곡(序曲) (0) | 2008.08.06 |
별들과의 대화 (0) | 2008.08.05 |
진순아! 취한 옆지기 맡아 주어 고맙다 (0) | 2008.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