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가을의 서곡(序曲)

by 임광자 2008. 8. 6.
 

가을의 서곡(序曲)


가을은 밤에 시작되나 보다

며칠 전부터 밤바람이 쌀쌀맞아

긴팔 옷을 입고 잠을 잤는데

오늘은 아침바람도 쌀쌀 맞아서

천이 두터운 반소매 상의를 걸치고

창문을 반쯤 열었다.


그렇지만 오전 10시가 넘자

선선한 바람으로 바꾸어

민소매 상의로 바꾸어 입으니

차가운 바람이 팔을 감싸

창밖을 보니

추색(秋色)이 깊게 서린

추광(秋光)이 너스레를 떤다.


아무리 작열하려고

햇빛이 발악을 하여도

이미 그 기력은 떨어지고

남쪽으로 머리를 돌려

우리에겐 뒤통수만 보여주고 있어

이제 가을은 시작이다.


봄은 낮에 시작하지만

가을은 밤에 시작한다.


오곡백화가 

뒤돌아서 가는

햇빛을 붙잡아

씨앗에 저장하려고

나날이 더욱 바빠진다.


林光子 20080806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벌레들의 합창  (0) 2008.08.27
옛 친구와 추억을 씹다  (0) 2008.08.21
별들과의 대화  (0) 2008.08.05
진순아! 취한 옆지기 맡아 주어 고맙다  (0) 2008.07.22
내 블로그 배너 선물 받다  (0) 2008.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