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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내 손으로 이동식 별채를 하나 만들래요.

by 임광자 2008. 2. 28.
 

내 손으로 이동식 별채를 하나 만들래요.



고창 집에는 샷시문이 많고 옛날 집이라 뜯으면 기둥과 서까래와 들보가 많이 나올 것이다. 특히 대들보는 꼭 재활용을 하고 싶다. 목재는 방에 복층을 만들 때 많이 이용되겠지만 샷시문은 어떻게 처리할까 여러 가지로 생각하다가 갑자기 이동식 창고를 만들어 우선 짐을 넣어 두었다가 새집이 만들어지면 원두막 대신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샷시문으로 사방 벽을 만들면 눈이 오고 비가 오는 것을 유리창을 통해서 감상 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닥을 하지 않으면 바닥에 화롯불을 놓고 굳은 가래떡을 구워먹으면 참 맛있겠다. 굳은 인절미를 구워서 조청에 찍어 먹어도 맛있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점점 내 마음은 창고를 내 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굳혀져 간다.


드디어 어젯밤에는 확고하게 결심을 하고는 옛날에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을 만들면서 드릴과 원형 전기톱을 샀던 종로3가에 있던 백두기기에서 받아 둔 명함을 찾으니 나온다. 몇 년 전인데 인연이 있으려고 명함을 버리지 않고 두었나 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백두기기에 전화를 하니 아저씨가 받는다. 나무를 절단하는 전기톱과 전기 대패를 구입하고 싶다고 하면서 가격을 물으니 쓸 만한 전기톱은 독일제가 있는데 좋단다. 가격은 13만원이란다. 전기 대패는 엘지 것으로 일십만오천원이란다. 둘을 합해서 235천원인데 5천원을 깎아 23만원에 사기로 하고 전기톱의 칼날을 하나 더 넣어달라고 했다. 전기톱을 사용할 때는 기름을 넣어야 한다기에 기름 한통을 넣어 줄 수 없느냐고 하니 힘들단다. 나는 큰 물건을 사면서 자잘한 물건들이 있을 때는 많이 깍지 않고 자잘한 물건들을 끼워달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백두기기가 청계천 3가로 이사를 갔단다. 세운상가 앞에서 내려서 청계천으로 와서 제일은행을 찾아서 올라오면서 백두기기를 찾으란다. 세운상가 앞에서 내려서 제일은행을 찾아가서 주변을 둘레둘레 둘러보아도 백두기기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가게에 물어보니 모른단다. 그래서 식당의 밥을 배달하려고 쟁반밥상을 이고 가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조금만 더 걸어가면 백두기기가 있단다. 그대로 올라가니 백두기기 간판이 보인다. 그런데 옛날 가게는 넓고 직원이 있었는데 직원도 없고 아저씨 혼자서 가게를 보고 가게가 무척 작아졌다. 확실히 불경기 탓이다. 물건을 사서 가지고 간 가방에 넣고 드라이버를 하나 선물해 달라고 하니 전기톱에 넣을 오천 원짜리 기름 한통을 더 넣어준다.

 

바퀴 값을 알아보려 옆가게로 갔다. 창고 아래에 달고서 밀고 다닐 수 있을만한 바퀴 하나 값이 1만5천원이다 4개를 달면 6만원, 길쭉해서 6개를 달면 9만원이 들겠다. 바퀴가 아주 무겁다. 나중에 사러 오기로 하고 전기톱과 전기대패만 가지고 왔다.


이제 문제는 옆지기를 꼬시는 일이다. 지난번에 가서 혼이 나서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창고를 지으려면 그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우린 처음엔 내가 아이디어를 내 놓지만 그걸 실행하는 데는 옆지기와 의논하며 때론 의견 차이로 토라지며 다투면서 풀어지면서 일을 진행 시킨다. 솔직히 나 혼자는 목측(目測)도 힘들고 평형을 맞출 수가 없어서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오자마자 사진을 찍고는 옆지기 방으로 물건을 가지고 가서 대충 설명을 하였더니 관심은 있나 보다.


“꺼내 볼 거요? 가지고 나가요?”

“두고 가.”


일 단계 성공이다. 가지고 나가라고 했으면 그만인데 관심은 있나 보다. 이제 옆지기가 그걸 직접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


나는 봄이 되면 무언가를 만들어야 기분이 좋다. 그래서 우선 무얼 만들고 싶으면 연장을 사 온다. 그리고 재료를 주워오든 사오든 한다. 내가 재료를 가져오고 연장을 가져다 놓으면 옆지기는 가슴이 덜컹 한단다.


“또 무슨 일을 하려고 하지.”


혼자 중얼거리며 며칠을 지내다가 영 궁금하면 묻는다.


“또 시작이야?”

“네. 이렇고 저렇고 한 것을 만들려고요.”

“이제 이렇게 무언가를 하려고 준비하는 것을 보면 겁이 난다.”

“혼자 할 게요.”

“항상 마무리는 내가 했잖아.”

“그거야 기운이 더 세니까.”

“안도와 줄 수도 없고 정말 이제 그만 하고 살자.”


나는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끙끙거리며 일을 시작한다. 그럼 그는 왔다 갔다 하면서 곁눈질로 보다가는 도와주기 시작한다.


고창 집에 창고 만드는 건은 집이 다 지어지면 원두막처럼 사용할 거라고 하였더니 구미가 당기는 모양이다. 만약에 창고가 크게 만들어지면 연탄난로를 놓고 기거해도 좋을 것 같다. 그 때 가보아야 알 수 있지만.


며칠 내로 옆지기를 고창에 함께 가도록 그 마음을 이끌어 내야 한다. 어쩜 오늘 사온 기계를 써 보고 싶은 마음에 따라 나설 거다.

 

 

기대 하시라!

어떻게 집을 허물면서 나온 샷시문과 목제가 이동식 별채로 둔갑을 하는지를!.



林光子 20080228

 

가방 속에 전기톱을 속에 넣고 위에 전기대패를 넣어서 버스를 타고 왔다.

 

 

자기고 있던 백두기기 명함과 오늘 받은 영수증.

 

 

 

전기 대패 케이스. 

 

국산입니다. LG것으로 판매합니다. 

 

전기 대패. 여기에는 LS마크가 있다.

 

 

 전기 톱케이스와 덤으로 준 오일통과 드라이버.

 

 

 케이스에 써 있는 독일제 표시.

 

 전기 톱은 체인식으로 되어 감아서 사용토록 되어 있다. 다음에 고창에 가서 조립해서 사용할 때 다시 사진 찍어 올리려고 함.


★29일 바퀴를 사러 갑니다. 가져와서 사진 찍어 올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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