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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짓기

대형 벽 거울을 혼자 떼는 법

by 임광자 2008. 2. 25.
 

대형 벽 거울을 혼자 떼는 법



창고 안에서 쓸 만한 물건을 대충 골라내고서 점포로 갔다. 몇 년 동안 세를 놓지 않고 두었더니 엉망이다. 거기에서 딱 내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었으니 바로 벽 거울이다. 벽 거울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어떤 방법으로 저걸 떼어서 내려놓을까? 옆지기 더러 도와 달라고 하니 전문가가 하여야지 안 된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 혼자 하기로 하였다 손으로 움직여 보니 완전히 벽에 밀착되어 꿈쩍을 안 한다.


거울의 가장자리를 살펴보니 실리콘 처리를 하였다. 그래서 실리콘을 카터칼로 살살 벗겨내기 시작하였다. 살살 몇 시간을 아주 조금씩 벗겨내고서 흔들어 보니 꿈ㅉ쩍을 안 한다. 그래서 식당에 남아 있던 식칼을 꺼내다가 가장자리 안쪽으로 깊숙이 넣어서 좌우로 움직였다. 뭔가가 거치적거린다. 바로 이거다 생각하고 힘껏 칼날을 좌우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니 획획 가기 시작한다. 사방의 가장자리를 그렇게 했다. 그리고는 밀어 보았다. 흔들거리기는 해도 꿈쩍을 안 한다. 그래서 좌우로 위아래로 밀치기를 계속했다. 그러니 많이 움직인다. 이제 살살 아래로 내려놓아야 한다. 내릴 때는 절대로 들고 내릴 생각을 하면 안된다. 절대로 들 수도 없다. 엄청 무겁다. 약간 한쪽으로 기울게 하고서 살살 힘을 빼면서 내려오게 한다. 한쪽 모서리 부분이 바닥에 닿으면 그 때부터는 훨씬 힘이 덜 든다. 살살 내린다. 그럼 똑 바로 세우고 바닥에 닿는 쪽을 지그제그로 움직여서 옮긴다. 성공이다.

 


 

내려서 뒤로 돌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뒤에는 사진에서처럼 찍찍 이가 아주 단단히 붙어있다.

 

 


다시 앞으로 돌려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똑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사진을 찍었는데 뒤로 찍을 때는 잘 나왔는데 앞으로 찍은 것은 어둡게 나왔다. 떼어내고 나니 너무도 기분이 좋다. 나는 바로 이 기분에 무언가를 하기를 좋아한다.


옆지기에게 가서 벽 거울 떼었다고 하니 와서 보고는 놀란다. 더구나 그걸 혼자서 벽에서 바닥으로 내려놓은 걸 보고 더욱 놀란다. 일이란 머리로 하는 것이지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林光子 20080224


★오늘 서울로 왔습니다. 3월 초에 다시 고창으로 내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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