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 소설 <죽은 아들 불알 살리다>
오대 독자의 교통사고 소식을 접한 아버지는 충격으로 어찔하여 방바닥에 주저 않는다. 그러나 순간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그의 혈액 속에 아드레날린의 증가를 가져온다. 그의 혈액 속을 흐르는 아드레날린은 그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도록 지시한다. 그는 벌떡 일어나서 예리한 도르코 면도칼과 주둥이가 큰 생리식염수병을 챙겨들고 교통사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그는 신분증을 경찰에게 보여 주고는 순식간에 죽은 아들에게 달려들어 불알을 떼어서 식염수 병에 넣는다. 그리고 아들과 손을 꼭 잡고 옆에 누워있는 아가씨의 아랫배를 가르고는 날렵한 솜씨로 난소 두 개를 떼어내서 아들의 불알이 들어있는 생리적 식염수 병에 넣고는 그 식염수 병을 얼른 품속에 감추고는 사고 현장을 지키고 있는 경찰에게 곧 다녀 올 데가 있으니 조금만 시체를 지켜 달라고 부탁을 하고 타고 온 승용차에 오른다. 급하게 페달을 밟으며 친 동생 같은 후배가 근무하는 대학병원으로 달려온다.
“아니 형님 지금 괜찮으십니까?”
산부인과 의사인 후배가 그의 모습을 볼 때 완전히 정신이 돈 사람 같다.
“나 안 미쳤어! 빨리 조직배양실로 나랑 함께 가자.”
“갑자기 조직 배양실에는 왜요?”
“내가 부탁하는 실험에 성공하면 일억 원의 연구비를 주겠다.”
“일억 원이요?”
“성공만 하면 더 내놓을 수도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어서 가요.”
둘은 뛰다시피 조직배양실에 도착하여 실장을 만난다. 실장에게 아버지는 자식의 불알과 아가씨의 난소가 들어있는 생리식염수 병을 내어 놓는다.
“이건 금방 교통사고로 함께 죽은 내 오대 종손의 불알과 여자 친구의 난소요. 이것으로 내 손주를 여러 명 만들어 주면 내가 착수금으로 일억 원을 내 놓고 성공하면 손주 수에 따라 돈을 내놓겠습니다. 꼭 맡아 해 주십시오.”
아버지는 갑자기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닭똥 같은 눈물을 떨어뜨리며 두 손 모아 빈다. 실장과 후배가 의자에서 일어나 아버지를 부축하여 의자에 앉히고 테크니시안을 불러서 블라드 뱅크 속에 그 물건을 보관하라고 지시한다.
“지금 계약서를 쓰고 계좌 이체로 계약금을 지불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사고 장소로 가서 할 일이 있습니다.”
실장은 아버지의 간곡한 청을 받아들이기로 하고서 산부인과와 합동작전을 해야 한다며 후배에게 동의를 구한다. 후배도 동의를 하고 세 사람은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각각 한 장씩 나누어 갖는다. 손주 하나씩의 값은 이천만원에 합의를 보았다.
아버지는 후배에게 교통사고 현장으로 가자고 한다. 가서 죽은 두 사람을 검사해야 할 것이 있단다. 두 사람은 엠브란스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여 여러 가지 복잡한 수속을 밟고 머리 뒤통수가 박살난 시체를 인수해 온다. 죽어가면서도 손을 꼭 잡은 둘을 보니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결혼이나 빨리 시켜 버리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시켜주려고 미룬 것이 후회가 된다. 엠블런스에 아들과 아가씨를 실은 아버지는 의사에게 아가씨의 잠지가 처녀인지 아닌지를 조사해 달라고 한다. 의사가 그녀의 잠지를 보고 처녀가 아니라고 말한다. 소음순이랑 주변을 보니 많이 길들여진 것 같다고 말하고는 그녀의 질을 벌리자 많은 정액이 흘러나온다.”
“그 정액이 아들 것인가 조사해 주게.”
의사는 정액을 슬아이드 글라스에 한 방울 묻히고 생리식염수를 조금 떨어뜨리고 커버 글라스를 덮어서 프레파라트를 만들어 현미경 받침대 위에 올린다. 경통 위에 눈을 고정 시키고는 왼손으로 프레파라트를 움직이면서 본다.
“이거 보세요. 정자들이 아주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아버지가 현미경을 들여다본다. 정자들이 아주 활발하게 움직인다.
“정자 상태로 보아서는 사고 나기 직전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럼 이것들이 차에서 그러다가 사고를 당했구먼.”
“그런 것 같습니다.”
“다행이야 그래도 음양의 조화를 맛보고 갔구먼. 나는 또 이것들이 처녀총각으로 죽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하였는데 다행이야.”
아버지는 머리에서 피가 흐르는 두 사람을 꼭 껴안는다.
“이 아가씨는 우리 며느리야. 우리 아들이 사랑한 며느리야 암 그렇고말고. 내가 진즉 결혼을 시켰더라면 아이들이 이런데서 죽지 않았을 거다. 정말 미안하다. 너희들을 죽게 한 것은 네 잘못이 크다. 용서해라.”
“형님도 속도위반 하셨지요.”
“이 놈이 나를 닮았나 보아.”
"형님! 동생 같은 아들이잖수?"
"그렇지 이 놈을 보리밭에서 만들었지."
"대학교 때 만들었잖아요."
"그래서 대학 다니면서 이놈 기르느라 힘들어서 대학 졸업하면 결혼 시키려고 했는데..."
“형님! 그만 내려놓아요.”
“너희들은 갔어도 내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너희들 자식을 낳아 줄 거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면서 너희들을 생각하마. 사랑한다.”
갑자기 아버지의 머릿속에서 둘의 생식기를 떼어내던 때가 생각난다. 아들은 바지 지퍼가 열려 있고 둘 다 팬티를 입지 않았고 아가씨는 치마만 걸쳤던 것이 기억난다.
아버지는 아가씨의 호주머니에서 헨 폰을 꺼내서 그녀의 집 전화를 찾아 교통사고 소식을 알린다. 곧 아가씨의 아버지가 도착하여 이들과 합류를 한다.
남자의 아버지는 여자의 아버지에게 둘을 함께 화장 시키자고 말한다. 그녀의 아버지도 이렇게 함께 죽었으니 함께 이승을 떠나도록 하자고 한다. 조금 높은 널을 특별하게 주문을 한다. 널이 도착하자 남자 아버지는 둘의 옷을 모두 벗긴다. 둘을 알몸으로 만든 뒤에 바닥에 남자를 뉘이고 그 위에 여자를 엎어서 남자의 고추를 여자의 질 속으로 집어넣고 뉘었다. 둘이 한 몸이 되어 이승을 하직하라고 그렇게 해 주었다. 화장을 시켜서 나온 재를 남자의 아버지가 백자 항아리에 담아서 가져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의 아버지가 여자의 아버지에게 자신이 지금 둘의 생식기를 떼어서 조직배양실에 맡겼다고 하고서 꼭 우리들의 손주를 보겠다고 말하자. 여자 아버지도 무남독녀가 죽었다고 생각하니 아득했는데 정말 고맙다고 한다. 다음 남자의 아버지는 사망신고는 나중에 하고 우선 둘의 결혼신고를 하자고 말한다. 여자의 아버지는 그것도 좋다고 말한다. 사망신고는 손주를 얻고서 출생신고를 한 후에 첫돌이 지나면 하겠다고 한다. 사망신고를 하고 항아리 속의 재를 묻고 작은 무덤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크면 부모님의 묘라고 알러 주겠다고 한다. 손주를 되도록 여러 명 만들어서 첫째는 남자의 성을 따르고 둘째는 여자의 성을 따르게 하겠다고 한다. 셋째와 넷째가 생기면 그 때도 나누어서 남자와 여자의 성을 각각 따르게 하겠다고 한다.
화장터를 나와서 두 아버지는 동사무소에 함께 가서 결혼신고를 하고서 악수를 굳게 한다.
“내가 가진 재산은 조상으로부터 물러 받은 것이 태반입니다. 그 재산 내가 죽어서 가지고 갈 수도 없는 데 우리들 손주 만드는데 투자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아이가 죽었다는 이야기 절대로 발설하면 안 되어요. 외국에 나갔다고 합시다. 우리들의 손주가 태어나고 첫돌이 지나면 외국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합시다. 결혼도 외국에서 저희들 끼리 하였다고 하고요.”
“그럼 우리들 아들 딸 사진결혼을 시킵시다.”
여자의 아버지가 말한다.
“거 좋은 생각입니다. 곧 만나서 둘의 결혼사진을 만들어요. 안 사람에게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지요. 그냥 급하게 둘이서 미국 갔다고 할까요.”
“여자들이 알면 울고불고 하니까. 아이들 죽은 것은 숨깁시다. 그래야 비밀이 더 잘 지켜져요.”
둘은 이야기를 하고는 다시 한 번 굳게 악수를 하고 둘이서 항아리를 껴안는다.
처음부터 자식이 없었다면 그런대로 살아간다. 그런데 다 큰 자식을 혼전에 잃었다면 그 상처를 빨리 치유 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자손이다. 두 사람은 함께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은 것이다.
남자 아버지는 서재로 와서 금고 속에 항아리를 넣는다. 그리고 시험관 아기에 대한 책을 본다. 아들을 보냈지만 그래도 꿈이 있어 다행이다. 이럴 때 자신의 머리가 잘 돌아가는 것이 참으로 신통하다.
맑은 아침이다. 하늘을 보니 참으로 푸르다.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마당에 있는 그네의자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핸 폰이 울린다. 산부인과 후배다.
“그래 형이다.”
“지금 저에게 오세요.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는 급이 나가야 한다고 부인에게 말하고 후배에게 달린다.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병원에 도착하였다.
“형님!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오늘 아침에 두 사람의 수정란을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그제 제가 여자의 질 속에 있던 정액을 주사기로 뽑아 왔어요. 정자 상태가 너무 좋아서 바로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럼 난자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얻을 수가 있었는가?”
“그제 가지고 오신 난소 둘을 조사하니 여포(濾胞)가 큰 것이 여러 개 있어서 배양액에 배란 촉진제를 조금 넣어서 하루 밤 배양했더니 어제 저녁에 열개의 난자가 난소에서 빠져 나왔어요. 그걸 채취해서 정자와 함께 배양을 하였더니 글쎄 열 개나 수정란이 만들어졌어요.”
“죽을 때 모습을 보니 보통 둘이 좋아한 게 아니었어. 그 속에서 나온 정자 난자도 서로 좋은가 보네.”
“그런데요. 일란성 쌍둥이 만들어 보지 않을래요?”
“쌍둥이? 두 쌍을 만들어 주게. 그런데 어떻게 만드나?”
“수정란이 조금 있으면 2세포기가 됩니다.”
“2세포기?”
“한 개의 콩 속에 두 쪽이 들어 있듯이 하나의 수정란이 수정막 속에서 둘로 갈라지면 바로 2세포기가 되는 겁니다. 그 때 수정막을 제거하면 둘로 완전히 갈라져서 둘로 독립해서 자라게 되면 일란성 쌍생아가 됩니다. 4세포기 때 넷으로 자라게 할 수도 있고요.”
“네쌍둥이는 그만 두고 수정란이 열 개가 있다니까 모두 살려 주게 쌍둥이 두 쌍 만들고.”
“그런데 곧 일주일이면 여자의 아기집으로 옮겨야 하니까 지금 급하게 대리모(자궁을 빌려 주는 여자)를 구해야 합니다.”
“대리모 한 사람당 3천만 원씩 준다고 공고를 하게.”
“여러 가지를 다 보고서 뽑아야 합니다. 우선 가장 빠른 방법은 인터넷에 공고를 내는 겁니다. 이왕이면 한번 아이를 낳아본 여자가 더 좋은데요.”
“그런 여자가 신청해 오면 우선적으로 뽑게.”
대리모를 인터넷으로 모집을 하는데 수십 명이 응모를 한다. 처녀가 월등이 많다. 아이 하나를 가진 여자들도 많고 셋 가진 여자도 많은데 남편과 함께 응모한 사람도 있다. 아이를 여럿 낳아 본 여자는 남편과 함께 와서 자기는 아이 낳는 거라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남편도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한다. 우선적으로 아이를 낳아 본 여자와 남편과 함께 온 여자를 먼저 뽑았다. 그 다음에는 남자를 경험한 여자를 뽑았다. 남자 경험이 없는 여자는 뽑지 않았다. 대리모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아기는 태어나면 바로 데려간다는 조건을 붙였다.
다음날부터 뽑힌 대리모들은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하여야 한다. 즉, 대리모들은 호르몬 주사를 맞고 자궁을 아기씨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포배기로 자란 수정란을 아기집 속에 이식 하였을 때 착상을 잘 할 수가 있다.
초조하게 기다리는 이식 날이 다가 왔다. 열 명의 대리모들은 하루 이틀 차이를 두고 아기씨를 자기의 아기집 속에 이식을 받았다. 그 중에 둘은 쌍둥이를 이식 받았고 그녀들은 4천만 원을 받기로 하였다. 그날 그녀들은 아기씨를 받고 계약금으로 오백만원씩을 받아갔다. 그녀들은 주기적으로 병원에 와서 검진을 받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서로가 같은 부모의 아기씨를 자기들의 몸속에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몰랐다.
한 달이 지나자 한 대리모가 유산을 했다. 두 달이 지나자 두 대리모가 유산을 했다. 다행이 쌍둥이를 이식 받은 여인은 아이 셋을 낳고 남편의 도움을 받고 있어서 아주 잘 자라고 있다. 특이한 것은 딸 쌍둥이와 아들 쌍둥이를 각각 임신 한 것이다.
3개월 초에 또 대리모가 유산을 했다. 유산한 대리모들은 모두 아이를 가져 보지 않은 여인이었다. 그리고 여대생이었다. 남학생과 동거를 한 여대생이 자기도 돈을 벌어서 따로 집을 얻고 싶다고 대리모 지원을 했는데 동거남이 잠자리를 심하게 해서 떨어졌다고 한다. 이제 임신한 대리모는 여섯 명이 되었다. 아이수로는 여덟 명이다. 이제 더 이상 잘못되면 안 된다.
6개월을 넘기자 두 사돈은 만나서 얼싸안고 좋아하였다. 남자 쪽에서 쌍둥이를 포함하여 여섯을 기르기로 한다. 쌍둥이 여자 둘, 쌍둥이 남자 둘, 그리고 여자 하나 남자 하나다. 여자 집에서 아들 하나 딸 하나 해서 둘을 기르기로 하였다. 남자네 집으로 간 아이들은 아버지의 성을 따르고 여자네 집으로 간 아기들은 엄마의 성을 따르기로 한다. 여자의 아버지는 사돈에게 너무나 감사 하다고 그냥 머리를 조아린다.
아기씨 이식은 하루 이틀 사이에 했지만 태어나는 날은 각각 달랐다. 출산 예정일 보다 한 달 먼저 나온 놈도 있고 보름 늦게 나온 놈도 있다. 그래서 생일이 각각이다. 그것도 두 달 사이에 다 들어 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대리모에게 보여주지 않고 데려 오기로 한다. 그리고 대리모는 돈 봉투를 받고 하루에서 이틀간을 병원에서 지내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아기를 데리고 가자 부인들이 난리들이다. 왜 갑자기 아이들을 이렇게 많이 데려 오느냐고 그러면서도 유모와 합심하여 아이들을 기르느라 정신이 없다.
두 아버지는 첫돌을 치루고 자식들 무덤도 만들고 만났다.
“죽은 아들 불알을 내가 살렸습니다. 사돈!.”
“그렇습니다. 사돈의 그 지혜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 했어요.”
"이제 자식을 잃은 슬픔을 잊을 것 같습니다. 하나가 가고 여덟을 얻었습니다."
"저도 여덟명의 손주가 생겼습니다. 더구나 저는 두 손주가 내 성씨를 받았습니다."
“집에 가면 아기들이 있어 얼마나 좋은지 말로 표현 못합니다.”
“앞으로는 우리들 건강부터 챙깁시다. 우리가 오래 살아야 아이들을 뒷바라지 하지요.”
“암요.”
"이제 유전자 확인서들을 가지고 마누라에게 이 손주들이 우리들의 진짜 손주들이라고 말하고 아이들의 부모가 죽었다고 자초지종 이야기 할 때가 되었지요."
"이제는 이야기를 해도 충격을 덜 받을 겁니다. 아이들 기르느라 정신이 없어서 슬플 시간도 없을 겁니다."
두 사돈은 악수를 하고 서로 껴안는다. 그리고 서둘러서 집으로 간다.
★배아는 사람의 형태가 갖추어지지 않은 포배나 낭배기에 있을 때 부르고, 사람의 형태를 갖추면 태아라고 부른다.
林光子 20070902
'생생연 출판사 > 단숨소설(짧은 콩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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