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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단숨소설(짧은 콩트)

단숨소설35: 사회나 자신의 문제점을 생태계에서 찾아라!

by 임광자 2007. 10. 20.

 

 

단숨 소설 35: 사회나 자신의 문제점을 생태계에서 찾아라!  

 

 

“엄마! 오늘 생태계 공부하러 가기로 했지요?”

“그래. 아빠 깨워라!”

“오빠야! 아빠 깨워!”

“네가 깨워라!”

“오빠가 깨워!”

“나 지금 생태계 공부하고 있어.”

“내가 아빠 깨우면 뽀뽀 한단 말이야!”

“딸아! 아빠한테 뽀뽀 해주라!”

“싫어 수염이 따가워!”

“고 녀석들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네.”

“얼른 일어나세요. 오늘 아이들과 함께 놀러 가기로 했잖아요. 텐트랑 돗자리랑 코펠이랑 준비해요.”

 

엄마가 김밥을 여러 종류로 만들고 있다.

 

“엄마! 나는 야외에 가서 컵라면 먹는 것이 더 좋아요.”

“엄마 나도.”

“그럼 컵라면도 몇 개 준비하자.”

 

아빠는 부지런히 오늘 사용할 물건들을 차의 트렁크에 넣고 있다. 아이스박스에 얼음물과 과일도 넣어서 트렁크에 넣는다. 들뜬 기분으로 아침을 먹지 않아서 차 타고 가면서 김밥을 먹기로 한다. 차는 쌔~~~ 앵~~ 쌩~~~~~~~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옆길로 접어들어 그동안 시골집에 가면서 보아 두었던 야산 아래 졸졸 흐르는 시냇물 주변에 넓게 펼쳐진 풀밭으로 내려가서 멈춘다. 아빠와 엄마는 차에서 내려 돗자리를 깔고 텐트를 친다. 아이들은 챙이 큰 모자를, 엄마와 아빠는 밭에서 일할 때 쓰는 챙도 크고 목을 덮는 모자를 쓴다.

 

아이들이 풀밭에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보고 있다. 엄마가 아이들 곁으로 가서 묻는다.

 

“무얼 보니?”

“여기 배추에 진딧물이 엉켜있고 거기에 무당벌레가 있어요.”

“무당벌레가 진딧물의 체액을 빨아먹으려나 보다.”

“무당벌레가 진딧물을 잡아먹어요?”

“잡아먹는다고도 볼 수가 있지.”

“여기에 진딧물 껍질이 많아요. 보세요?”

“바로 그거다. 진딧물은 식물의 잎에 있는 잎맥에 입의 빨대를 박고 잎맥 속의 단물과 물을 빨아먹는단다.”

“잎맥 속에 단물이 있어요?”

“잎맥에는 포도당이 녹아 흐르는 체관과 뿌리에서 빨아올리는 물이 흐르는 물관이  있다.”

“포도당이면 달지요?”

“그래 달다. 그래서 체관 속으로는 단물이 흐른다고 하지.”

“물관 속을 흐르는 물은요?”

“달지는 않지만 그 물속에는 미네랄이 들어 있다.”
“미네랄이요?”

“뿌리는 흙 속에 스며있는 물을 흡수하는데 그  토양수는 여러 가지 미네랄이 녹아 있단다.”

“그런데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지 않고 껍질을 남겨요?”

“무당벌레는 진딧물 몸속에 빨대를 집어넣어서 체액을 빨아먹어서 껍질이 남는단다.”

“다른 곳으로 가 보자.”

‘엄마! 이리 와 봐요? “

 

엄마가 아들과 함께 딸이 있는 곳으로 간다. 진딧물 주변에 개미들이 많다. 무당벌레가 없다.

 

“왜 개미들이 진딧물 주변에 있어요?

“개미가 진딧물을 보호해 준단다.”

“왜?”

“진딧물의 항문으로 나오는 단물을 먹기 위해서다.”

“진딧물의 항문으로 단물이 나와요?”

“진딧물이 잎맥에 빨대를 박고 단물을 막 빨아먹으면 그 양이 많아서 항문으로 나온단다. 그럴 때 개미가 진딧물의 항문에 입을 대고 그렇게 흐르는 단물을 빨아먹지.”

“개미가 진딧물 항문에 입을 대고 막 빨면 잎맥 속의 단물이 더 빨리 진딧물 속으로 들어갈 것 같네요.”

“네 말이 맞는구나.”

“그런데 무당벌레를 개미가 이겨요?”

“개미가 무당벌레를 이긴단다.”

 

그럼 개미는 무엇이 먹어요? “

“개미나 무당벌레는 곤충을 잠아 먹고사는 개구리나 두꺼비가 먹지 않을 까?”

“그럼 개구리는 무엇이 먹어요?”
“개구리는 뱀이 잡아먹겠지.”

“뱀은 무엇이 잡아먹어요? “

“뱀은 독수리나 부엉이들이 잡아먹겠지.”

“먹고 먹히네요?

“먹고 먹히는 것을 먹이사슬이라고 한단다.”

“먹고 먹히는 것이 먹이사슬.”

“이제 아빠한테 가자.”

 

 

엄마는 생각한다. 먹이사슬은 생태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는 더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아니 사회에서는 처절한 먹이그물이 쉴 새 없이 새롭게 짜이고 있다. 사회 속의 먹이사슬과 먹이그물은 생태계에서와 똑 같이 그 판도가 계속 변화되어 살아 움직인다.

 

“그런데 엄마! 개구리는 작아도 곤충만 먹으니 동물만 먹는 거네?”

“우리 아들 똑똑하네. 그렇단다. “

“소는 덩치가 커도 풀만 먹잖아?”

“그렇지.”

“풀만 먹는 동물을 뭐라 해?”

“초식동물이라 해.”

“곤충이나 작은 쥐를 잡아먹으면?”

“육식동물이라 해.”

“그럼. 사람은 이것저것 다 먹는데?”

“사람은 잡식동물이야.”

“그럼 식물은 먹히기만 하고 먹지는 못하네?”

“겉으로 보기엔 그렇지.”

“속으로 보면?”
“모든 생물은 죽으면 썩어서 흙으로 돌아간단다.”

“어떻게 썩지?”

“미생물이 분해해 버린단다.”

“미생물이 뭐야?”

“세균과 곰팡이.”

“세균을 박테리아라고도 하지.”

“그래. 잘 아네. 내 아들.”

“그럼 미생물이 왜 막 썩혀?”

“미생물이 먹으면 썩는단다.”

“먹어치우면 썩는구나.”

“미생물은 죽은 것만 먹어?”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면역체계가 발달하여 미생물의 침범을 막아서 목 먹어.”

“면역체계?”

“자기 몸을 침범하는 적을 물리치는 것을 말해. 파수꾼들 말이야.”

“그럼 파수꾼들이 기운 없으면 미생물이 침범하겠네?”

“그래서 피로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그럴 때 감기가 오잖아.”

“그런데 식물은 어떻게 미생물을 물리쳐?”

“식물도 적을 막아내는 방어체계가 발달하였지.”

“무얼로 그걸 알아?”
“너 산에 가면 상큼하고 기분 좋아지지?
”그래. 아주 피로로 풀려. “

“그게 나무들이 내어 놓는 테레핀유와 피톤치드 때문이란다.”

“테레핀과 피톤치드가 미생물을 죽이는 물질을 뿜어낸단다.”

“그럼 나무가 많은 곳에 가면 우리 몸이 소독되겠네?

“그래서 산에 갔다 오면 개운하지.”

“그렇구나.”

“그런데 엄마! 감기 걸리면 생강차 먹잖아 왜 감기가 나아?”

“감기 바이러스는 우리 몸이 추울 때 기(氣)가 살아서 우리 몸을 침범하지.

그런데 우리 몸이 더워지면 감기 바이러스가 기(氣)가 약해져 죽어서 감기가 나아. “

“그래서 여름엔 개도 감기 걸리지 않는다고 하나 봐.”

“요즘에는 에어컨 때문에 여름에도 감기 잘 걸린다.”

“맞아. 친구들 더운데도 콜록콜록 그래.”

“그럼 엄마! 지금까지 말한 것 쉽게 정리 좀 해 줘요?”
“먹이사슬은 먹고 먹이는 관계를 사슬처럼 엮는다 해서 먹이연쇄라고도 해.”

“예를 들면?”
“생산자-1차 소비자-2차 소비자-3차 소비자-최종 소비자.”

“생산자를 예로 들면?”
“녹색식물.”

“1 차 소비자를 예로 들면?”
“메뚜기 소지. 녹색식물을 먹는 동물.”

“2차 소비자는?”
“1차 소비자를 먹는 것. 거미와 개구리 같은 것.”

“3차 소비자는?”

“거미나 개구리를 먹는 뱀 같은 것.”

“최종 소비자는?”

“3차 소비자를 먹는 독수리 같은 것.”

“사람은?”

“생산자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먹을 수 있으니 잡차 소비자.”

“그럼 사람은 먹이사슬을 뒤죽박죽 만드네요?”

“그렇지. 실제로는 먹이사슬이 얽히고 얽혀서 그물처럼 되거든 해서 먹이그물이 되지.”

“먹이사슬과 먹이그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물질순환이 안되고 생태계가 파괴되지.”

“생태계의 파괴라고요?”
“생태계가 평형을 이루려면 먹이사슬과 물질순환이 잘 일어나야 한단다.”

“그렇구나. 오늘 생태계 공부 잘하였어요.”

“생태계는 바로 사회가 된단다.”

“생태계가 사회에 적용된다고요?”

“사회의 움직임도 생태계처럼 먹고 먹히면서 물질순환이 되어 안정을 찾는단다.”

 

아빠와 엄마는 아이들에게 넓은 들판을 가리키며 잘 보아 두라고 말하고 훗날 자라면서 생각이 막히거든 잘 발달된 생태계를 찾아가서 그 속의 먹이사슬과 먹이그물을 생각하면 물질순환이 자연스레 잡히고 해결책이 나올 거라고 알려 준다. 그리고 학교생활을 끝내고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이나 어떤 집단의 생활에서도 막힘이 있을 때는 꼭 생태계를 관찰하고 거기서 해결점을 찾아보라고 일러준다.

 

 

林光子  2007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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