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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항도(口肛道) 답사기

63회: 소장은 속치레로 실속을 찾고 대장은 겉치레로 구린내를 감춘다.

by 임광자 2006. 11. 10.

 

63: 소장은 속치레로 실속을 찾고 대장은 겉치레로 구린내를 감춘다.

 

 

우리네 소장은 속치레를 하고 대장은 겉치레를 한다. 

소장 속에는 영양소도 많고 비단결 같은 융단이 주름 잡혀 있다.

그러나 겉은 그냥 밋밋하다. 소장은 길고 긴 몸을 칭칭 똬리를 틀듯이 뱃속 가운데 오밀조밀 자리 좁히며 들어 있다. 소장은 실속파다.

 

대장은 똥공장이다. 구린내가 진동을 한다. 대장균도 징그럽게 많다.

혹시라도 구린내가 세어 나올까보아 그냥 뱃속 가장자리를 휘돌아 자리한다.

 

      

 

 

  

그림은 소장이 뱃속에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가운데에 소장이 들어 있고 가장 자리에 대장이 휘둘러 있다.

 

 

 

 

 

그림은 소장을 절단하여 그 속을 본 모습이다. 주름투성이다.

 

 

 

 

 

그림은 소장의 주름 위에 무수히 돌출해 나온 융털들이다.

 

 

 

융털 위에 또 다시 돌출해 나온 미세융모의 모습이다.

 

 

대략7m나 된다는 소장은 길고도 길다. 그러나 우리가 먹은 음식을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소화 시키고 거기서 나온 영양소를 조금이라도 더 흡수하기 위해서는 표면적을 넓힐수록 좋다. 그래서 소장은 겉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오직 속의 표면적을 넓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서 주름을 잡고 잡는다. 주름 위에는 곱고 고운 융털을 뻗어내서 만들고 다시 그 융털 위에 삐쭉삐쭉 뻗어내서 미세융모를 만든다. 그리하여 본래의 표면적 보다 600배가 넘는 표면적을 창출해 낸다.

 

 

대장은 대변제조 공장이다. 속에서는 독가스가 있다. 그 독가스가 몸 밖으로 나와 공기와 화합을 하면 구린내가 된다. 대장은 그 속에 품고 있는 구린내를 감추기 위해서 겉을 치장 한다.

 

 

 

그림은 대장의 모습이다.  대장은 비록 속에는 구린내 나는 대변에다가 대장균이 득시글거려도 겉은 예쁘다.

 

 

대장은 소장에서 내려오는 찌꺼기 처리장이다. 음식물 쓰레기장이라고 해도 되겠다. 옛날에는 사람의 대변과 소변을 버리지 않았다. 제주도에는 얼마 전까지도 똥 돼지가 있었고 내가 어릴 적에는 똥개가 흔했다. 아이들이 똥을 싸면 똥개가 다 처리해주는 집이 많았다.. 대변과 소변은 아주 좋은 유기물 거름이었다. 인분을 주어서 기른 채소는 맛이 있었지만

기생충이 많아서 문제였다. 지금도 생각 난다.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등이 우리네 창자 속에서 살면서 우리가 먹은 영양소를 다 빨아 먹고 살고 있었다. 학교에서는 대변검사를 하고 기생충 약을 복용하였다. 지금은 인분으로 채소를 기르지 않아서 채소에 의한 기생충 감염은 없어졌다.

그런데 요즘에는 물고기를 날로 먹게 되어 회 산업이 발달하였고 대신 물고기 기생충이 우리네 창자에서 기생한단다. 민물물고기는 물론이고 바닷물고기에도 기생충이 있어 아마도 우리네 국민의 50%가 바닷물물고기가 가지는 기생충에 감염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바닷물물고기 기생충에 감염되면 그냥 피로하단다.

 

 

요즘엔 사람들을 보면서 소장의 속치레와 대장의 겉치레를 생각한다. 마음과 머릿속에 올바르게 다듬어진 사람은 속치레를 한 사람이고 마음도 머릿속도 별로인 사람은 겉치레로 본래의 모습을 속이려 한다.

 

 

林光子 2006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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