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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항문의 사잇길에서...

<배에 구멍 난 환자와 의사와의 위(胃)의 소화과정 실험 이야기>

by 임광자 2006. 5. 11.

 

       

 

 

 

 

<배에 구멍 난 환자와 의사와의 위(胃)의 소화과정 실험 이야기>

 

 

 

옛날부터  사람들은 먹은 음식은 뱃속에 들어가서 썩어서 대변이 되어 나온다고 생각했다. 신트림이나 신물이 올라 올 때 또는 토했을 때의 그 시큼한 냄새를 의심하였으나 함부로 사람의 위를 갈라 볼 수는 없었기에 궁금한 생각만 가졌을뿐이다. 분명히 위 속에는 산(酸)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냥 과일을 쓱쓱 옷에 문질러서 먹기도 하고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기도 하지만 병에 걸리지 않는다. 분명 우리들의 먹거리에는 병균들이 있을텐대도  쉽게 병에 걸리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굼금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런데 인간에게, 살아있는 사람의 위에서의 소화과정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왔고 한 의사는 그 기회를 잡았다. 하루는, 그 의사에게 총을 손질하다가 잘못 방아쇠를 당기는 바람에 자기 배에 총을 쏘았고 그 결과로 총알이 배에 박힌 환자가 찾아왔다. 그 환자의 환부를 보던 의사의 머리 속에서는 번쩍 빛나는 한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위에서의 소화과정은 살아있는 사람을 재료로 해서 연구되었지.

어떻게?

옛날에 어떤 사람이 총을 손질하다가 자기 배에 총을 쏘고 말았대.

그래서?

병원에 실려갔지.

살았어?

응급처치를 끝낸 후 담당의사가 그에게 한가지 제안을 하드래.

무슨 제안?

그 환자에게 돈벌이를 시켜 주겠다고 했대.

환자한테?

그 환자가 쏜 총알은 그의 뱃가죽과 위벽을 하나로 붙여 놓고서 꽂아 있었대.

뱃가죽하고 위벽이 붙었어? 그 두 벽을 분리하려면 힘들텐데.

그러니 총알 뺀 구멍을 매꾸지 말고 뚫리게 해서 소독솜으로 막았다가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면 그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하드레

그럼 배에 구멍이 난채로 살아야 한다는거잖아.

그렇지.

얼씨구 그래서

위에 구멍 난 사람은 일정한 직업이 없었기에 좋다고 하였지.

 

 

 

기회는 순간에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한 의사의 기발한 착상에 의해서 이 실험은 이루어졌다.  사냥총을 손질하다가 오발로 자신의 배를 쏘아버린 사람이 피를 줄줄 흘리면서 배를 움켜쥐고 병원에 도착하여 의사에게 보이니 의사는 환자의 상처에서 총알을 빼고 보니 그 사람의 뱃가죽과 위벽이 하나로 붙어 있는 채로 총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건 누가 이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때 의사의 머리 속에서는 총알 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한 아이디어가 떠 올랐다. 하늘이 자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 사람에게 이런 좋은 총구멍을 내준 거라는 생각과 함께 이 구멍으로 위 속에서 일어나는 소화과정을 모두 알아 낼 수 있겠다 싶었다.

 

 

의사는 환자에게 당신의 배에 난 구멍을 꿰매서 없애느니 구멍을 그대로 놔 두고서 소독솜으로 막고서도 살 수가 있으니 자신이 그 구멍을  이용하여 위 속에서의 소화과정을 실험하고 싶으니 동의해 준다면 그에 상당하는 수당을 섭섭치 않게 주겠다고 제의를 하였다. 환자는 그렇지 않아도 일정한 직업이 없었던지라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니 미래의 인류를 위하여 기꺼히 공헌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배에 구멍난 사람은 의사가 오라는 날에 병원에 갔어.

의사가 어떻게 했지?

그 사람에게 녹말로 된 빵만을 먹게 한 후 30분 간격으로 그 구멍의 소독솜을 빼고 스포이드로 위 속의 내용물을 내서는 소화가 어느 정도 되어가는가를 검사를 하였는데 시간이 흘러도 소화가 되지를 않더래.

그 다음에는 뭘 먹였대?

살코기를 구어서는 먹이고서 똑 같은 실험을 하였대.

소화가 되었대?

죽처럼 소화시켜버렸다는군.

살코기에는 뭐가 많지?

단백질이 많지.

위에서는 단백질이 소화되는군.

이번에는 버터를 먹여서 실험을 하였단다.

소화가 되었대?

소화되지 않았단다.

그렇다면 위 속에서는 녹말과 지방은 소화되지 않는군.

위 속에 뭐가 있길레 단백질만이 소화되지?

참 위에서 내용물을 꺼낼 때 마다 신냄새가 진동을 하드레

신냄새?

그래서 그 성분을 검사해 보니 아 글쎄 염산이 있드레.

위 속에 염산이 있어?

그랬데

염산이라면 강산인데 위벽이 헐지 않고 고기만 소화시켜?

그 의사도 그 이유가 궁금하여 살코기를 실험자에게 먹게 한 후 그의 위에서 음식물을 꺼내는 시간 간격을 짧게 하여 검사하여 보았대.

그랬든히?

위 속에 음식이 들어가고 나서 조금 후에 그의  위안벽을 살짝 긁어서 검사를 하였든히 끈끈한 점액이 묻어 나오드레.

위벽에 점액이 묻었었군. 그래서?

그 점액 위에 염산을 떨어뜨려 보니 글쎄 그 점액이 염산에 녹지 않드래.

그래에~~~~~~~~

 

 

 

배에 구멍 난 사람은 의사가 실험을 하겠다고 통고를 하면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의사가 주는 것만 먹고서 자신의 배에 난 구멍을 열 수 있는 특권을 그에게 주었다. 의사는 녹말의 실험을 위해서  특별하게 녹말로만 만든 음식을 그에게 먹인 후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배의 구멍을 막은 특별한 마개를 빼고 스포이드로 위 속의 내용물을 빼내서는 여러 가지로 실험을 하고, 단백질 실험을 위해서는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먹이고, 지방의 소화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지방만을 먹인 후 똑 같은 실험을 하고 그 외에 여러 가지 실험을 해서는 계속해서 논문을 써서 학회에 발표를 하였다.

 

 

의사는 많은 논문을 발표해서 명성을 높여 나갔고, 실험 당한 환자는 의사의 명성에 따라 수당이 올라가서 부자가 되고 보니 욕심이 생겨 거드름을 피우기 시작하였다. 끝내는 의사가 먼저 죽고, 실험자는 비록 배에 구멍이 뚫려 소독솜으로 막으며 살아야 했지만 오래도록 살았대요.

 

 

★위의 이야기는 카나다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삽화: 李性熙

글:   林光子

20060510

 

★예전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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