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하는 아이들

예빈이 가르치기(5) 물수건이 해열제 보다 좋다

by 임광자 2005. 9. 13.

예빈이 가르치기(5) 물수건이 해열제 보다 좋다.

 

 

기온이 높아 가니 예빈이의 머리가 뜨겁다. 아침 저녁에는 괜찮은데 오후의 한낮에는 이마를 만지면 뜨겁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고 머리도 뜨겁고 얼굴에는 붉은 반점이 생기고 그러다가 눈 밑과 이마에 아토피처럼 토돌토돌 솟아오른다.


나는 얇은 가제 손수건에 물을 묻히고서 조금은 미지끈 해지라고 손으로 오래 쥐고 있다가 접어서 삼각형으로 만들어 머리에 올리고서 양끝을 머리통 뒤로 해서 묶어준다. 그럼 꼭 모자를 쓴 것처럼 된다. 그렇게 머리에 손수건 모자를 씌운채로 안고서 나무 그늘로 돌아다닌다. 더워서 업지도 못하고 세게 안지도 못하고 그냥 되도록이면 내 몸에서 떨어지게 안고 다닌다. 그럼 머리에 쓴 물수건은 몇 시간 안에 마르고 예빈이는 정상의 얼굴로 돌아온다.


물수건을 처음에 씌우면 차가워서 울 때도 있고 머리를 살래살래 돌리기도 하지만 일단 씌워주면 좋아한다. 그러다가 벗기면 오히려 운다. 물수건의 시원한 맛이 좋아져서다.

 

 

우리는 기온이 높아지면 땀을 흘려서 체온을 조절하는데 예빈이는 기온이 높아지면 땀을 흘리지 않고, 얼굴이 붉어지고 아토피가 돋으며, 뒷목이 붉어지며 발진이 생기고, 머리에는 열이 오른다 가슴도 뜨겁다. 그런데 손과 발은 차겁고 파랗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옷을 벗기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몸을 닦고 머리에는 물 손수건으로 모자를 만들어 씌어 주고 손발을 주물러 준다. 손발을 한참을 주무르면 손발이 따뜻해진다. 그럼 수박즙을 예빈이에게 먹이면 조금 후에는 열이 떨어진다. 때론 비 오는 날 열이 오를 때는 함께 비를 맞기도 하였다. 그런데 비를 맞아도 감기는 걸리지 않고 오히려 열이 떨어진다. 이럴 경우 예빈이 어머니한테 전화를 해도 오지를 않는다. 나중에 물으면 병원에 가도 그 이유를 모른단다.

 

 

더군다나 기온이 높아지자 예빈이는 기저귀 발진이 자주 심하게 나타났다.  한번은 예빈이 어머니가 수양회에 갔을 때였다. 오후에 기저귀 발진이 일어나 기저귀를 빼놓았는데도 빨갛게 계속 심하게 달아오르고 손으로 만지면 막 울었다. 초저녁 때 손으로 만지니 불 같이 화끈거렸다. 예빈이는 계속 눈물을 보였다. 이미 병원문도 닫았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약국을 찾아가서 예빈이 엉덩이를 보이니 깜짝 놀란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병원에 가지 않고 두었다고 그러면서 기저귀 발진 약을 주었다. 밤이 새도록 예빈이의 잠지와 항문 주위 그리고 엉덩이까지 새빨갛게 달아오른 곳에 발진 약을 발라주었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면소재 옷을 아랫도리에 둘러 주고는 소변과 대변을 싸는 대로 받아 내고 미지근한 물로 씻고 다시 발진 약을 발라 주었다. 상처에 무엇이든 달 때 마다 예빈이는 슬피 울었다. 나는 밤새도록 예빈이를 안고 날밤을 세우고는 아침을 맞았다. 예빈이 어머니한테 전후사정을 이야기 하니 병원에 가란다. 아침에 예빈이 엉덩이를 보니 약간 붉은 기가 분홍으로 바뀌고 피부 겉이 조금 쭈글거렸다. 축축했는데 말랐다. 손으로 만저도 울지 않는다. 살았다. 나는 병원에 가지 않고 그대로 발진 약 만 발라 주었다. 예빈이 어머니가 왔다 

예빈이 어머니더러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하고 발진 약을 주었다.

 

 

다음날 예빈이가 왔는데 많이 나았다. 병원에는 가지 않았단다. 점점 회복되는 것 같아서...

예빈이에게  면(천)기저귀를 채워 주기 시작하였다. 예빈이는 소변을 자주 많이 누었다. 그래서 하루에 우리집에 있을 때만 기저귀를 열번을 갈아 주기도 했다. 기저귀 열 개를 사서는 우리집에 몇 개를 주고는 예빈이 집에서 사용해서 턱 없이 모자라서 우리집에 있는 얇은 수건을 모두 꺼내 사용하였다. 예빈이는 천(면)기저귀를 차면 발진이 덜 했다. 그러나 종이 기저귀를 차면 틀림없이 발진이 돋았다. 예빈의 기저귀와 씨름하며 한여름을 보냈다.

 

 

가을이 되자 이제는 낮은 기온에 적응을 못해서 그냥 손발이 파랗게 되었다.  봄과는 반대로 다른 사람 보다 더 두꺼운 옷을 입혀야 했다. 아침에는 두꺼운 옷 한낮에는 얇은 옷 다시 저녁 때는 두꺼운 옷을 기온 따라 바꾸어 입혀야 했다.

 

 

가을부터는 여름처럼 기저귀 발진이 덜 하여서 종이기저귀를 채웠는데 기저귀가 촉촉하다 싶으면 발진이 돋아서 자주 채운 기저귀를 살펴서 촉촉하다 싶으면 갈아 주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다시 발진이 심하게 돋았다. 그럴 때면 예빈이가 너무 불쌍하였다. 그러나 돌이 지나니 발진이 덜 생겼다.

 

 

예빈이는 운동량이 점점 많아지자 땀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간난 아기였을 때는 아무리 더워도 빨갛게 되었지 전혀 땀을 흘리지 않았다. 그런데 땀을 흘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땀으로 조금은 체온 조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예빈이는 피부가 아주 하얗다. 누렇게 하얀 것이 아니고 투명하지는 않으나 예쁘게 잡티 하난 없이 하얀 피부다. 하얀 피부는 약하다. 피부는 검을수록 튼튼하다. 예빈이는 거기다가 반 곱슬머리다. 피부가 하얗기에 입술은 예쁜 앵두 입술이다. 눈매는 날카롭게 생겼다.

 

 

 

2004년 4월에 내 카페에 올린 글을 2005년 9월 12일 보충 수정  林 光子

 

 

★댓글 중에서 선택하여 책을 출판 할 때 그대로 올릴 계획이니

자기 글이 책에 나오는 것이 싫으시면 달지 마세요.

댓글에 대한 원고료는 없음

 

 

★클릭!☞ 책값 선불과 연구소 설립기금 모금 

 

이 블로그에 있는 글들은 책을 만들어 팔아서 "생활생물 연구소" 운영비로 사용되니 어떤 글이라도 가져가면 저작권법에 걸립니다

사업자 정보 표시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