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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아이들

예빈이 가르치기(3)→향기 맡고 세상 구경하기

by 임광자 2005. 9. 11.

예빈이 가르치기(3)→향기 맡고 세상 구경하기

 

 

예빈이가 석 달이 넘어 갈 무렵부터 꽃과 과일 향기를 맡게 해 주었다. 처음에는 벚꽃 향기를 맡게 해주었더니 좋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밀감도 귤도 사과도 먹을 때면 살짝 코에 대 주었다.

 

 

라일락 향기와 철쭉 꽃 향기는 좋아 하는데 박하 잎 향기는 별로 좋아 안 하는 것 같다. 예빈이를 안고서 꽃나무나 사철나무 앞에 가면 꽃이나 잎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처럼 응시한다. 사철나무 앞에 가면 더욱 좋아한다.
나는 하나 하나 나무 이름과 꽃 이름을 말해준다.


예빈이는 이미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얼려주는 소리와 옹알이를 해주면 자기도 응해준다. 따라서 이미 소리를 뇌 속에 입력하고 거기에 따라 반응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꽃과 식물 잎들을 보여주며 예빈이가 대답을 못하지만 뇌 속에 입력 시키라고 꼭 말해준다.


아기들은 막 태어 나서는 본능적인 행동만 보여 주지만 태어나서는 듣고, 맛 보고 냄새 맡은 것은 모두 대뇌의 피질에 입력을 시킨다. 대뇌피질 속에는 학습의 장이 마련되고 입력코드가 만들어진다. 여러 감각 중에서 후각이 가장 먼저 발달한다. 시각은 가장 늦게 발달하는 것 같다. 이렇게 아기 시절에는 눈에서 명암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고 송과체에서 명암을 구별하고 생체리듬을 잡는다.

 

 

우리들의 뇌는 컴프터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컴프터에 입력 한 것만이 화면에 표출 시켜 볼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대뇌 속에 입력 된 것이 출력 된다.

나는 예빈이에게 보여 주고 냄새 맡게 하고 만지게 하면서 꼭 그 과정을 말해 준다.

뇌 속에 입력이 되어야 말로 표현 할 수가 있으니까. 뇌 속에 새겨지지 않는 말은 할 수가 없다.


하얀 철쭉꽃 앞에서는 "하얀 철쭉꽃" 사철나무 앞에서는 잎을 만지게 하고 냄새 맡게 하고"녹색 잎, 사철나무"라고 말하고, 모란꽃 앞에서는"모란 꽃, 예쁘지"라고 말하고 "향기가 좋지"라고 말해준다.


이제는 야채 밭에서, 나무들 앞에서 예빈이는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유심히 처다 보고 어쩔 땐 웃는다. 때론 소리를 내며 웃기도 하고 뭐라고 옹알이도 한다. 바람 불어 꽃이 움직이고 잎과 가지가 움직이면 예삔이는 그걸 보고 더욱 소리를 내어 웃는다.


길가에 있으면 자동차가 달리는 것을 열심히 본다. 차가 달려 지나가면 멀리 다 사라질 때까지 바라 본다. 그리고는 앞에서 다른 차가 오면 또 그 차를 향해 볼 수 있도록 고개를 돌려가며 차를 바라본다.


놀이터의 긴 의자에 아기이불을 깔고 눕히면 의자 위로 뻗어 나온 나무 가지들에 달린 잎들을 보면서 소리를 내서 웃다가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다가 아주 좋아한다. 웃기도 잘하고 옹알이도 다른 곳에서 보다도 더 잘 한다.  예빈이는 긴 의자에 누워서 하늘을 보고 하얀 구름이 떠 가는 것도 보고 비들기가 나르는 것도 보고 때론 청와대의 헬리콥터가  큰 소리를 내며 떠 가는 것도 본다.

 

 

예빈이에게 세상을 보여 주면서 나는 끊임없이 그것들에 대해 말을 한다. 한가지에 대해서 수 없이 되풀이 해서 말한다.

즉 예빈이에게 세상을 그 작고 여린 대뇌 속에 저장 시켜 준다.

 

 

2004년 4월에 내 카페에 올린 글을  2005년 9월 10일 보충수정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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