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아이를 낳았는데 한국의 씨가 아니었다.
두툼한 입술, 쌍꺼풀의 커다란 눈이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인 풍모였다.
이례가 지났다. 아이의 얼굴빛이 피부가 검어지기 시작하였다.
아주 까만 것도 아니고 짙은 갈색 피부였다.
얼른 보아도 흑인의 피를 타고 난 아이였다.
남편은 물론 시부모는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외탁도 친탁도 아닌 아주 엉뚱한 아이를 낳은 것이다.
남편의 태도가 싸늘해지기 시작하고 시 부모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하였다.
끝내는 이혼을 하라고 하였다.
그 여인은 아무 죄가 없다고 울었다.
친정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하였다.
“정말 너무나 억울하다고...”
그러나 아무런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그녀는 죄인이 되었고 억울하게 부도덕한 여인으로 친정에서도 시집에서도 낙인이 찍힌 채 까만 아이를 데리고 시집을 나와야만 했다.
그녀가 대문을 나서려 하자 늙으신 증조모가 버섯 발로 쫓아 나와
“너에게는 죄가 없다. 모두가 나에게 죄가 있다” 라며 혼절을 하였다.
증조모가 정신을 차리자 식구들이 다 모였다.
“ 나에게는 아이가 없었다. 부잣집 외 며느리였지만 아이를 낳지 못하였다.
그래서 교회를 나갔다. 날마다 기도로 살았다. 그러다가 선교사와 마음이 통하였다.
둘은 점점 가까워졌고 그녀는 그와 잠자리를 하게 되었다. 그런 관계가 되자 그 선교사는 한국을 떠났다. 그동안 별 방법을 다 썼으나 아이가 없었는데 아이가 생겼다. 그래서 하느님이 돌봐 주셨다고 생각하였다. 아이는 어머님을 닮은 아들이었다. 시집에서는 말할 수 없이 즐거워했다. 영영 손주를 못 보고 죽는 줄 알았는데 생전에 손주를 안아 볼 수 있어 항상 며느리에게 감사했다. 그녀는 속으로는 무척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는 시부모님도 돌아가시고 남편도 죽었다. 혼자서 알뜰살뜰 외아들을 키웠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아주 잘 생긴 미남이었다.
그 아들이 장가를 가서 손주를 낳았다. 그 손주도 미남인 한국인이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하면서 조마조마했던 증조모는 마음을 놓았다. 왜냐하면 그 선교사가 말하기를 자기의 핏 속에는 흑인의 피가 흐른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바로 손주 며느리가 낳은 아이는 내 잘못으로 태어난 아이이고 내 친 증손자다. 그 선교사와 많이 닮았다. 피부만 더 검을 뿐이다. 그리고 꼭꼭 숨겨 두었던 그 선교사의 사진을 보여 주었다. 이제 나는 편안하게 눈을 감을 수가 있다’며 그 증손부가 낳은 아이는 자기의 핏줄임을 문서로 남겨 주었다.
위의 이야기는 어머님이 생전에 저에게 전주에서 있었던 실화라면서 해 주신 이야기다. 핏줄은 그렇게 영원히 숨길 수는 없는 거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몸속에 있는 DNA는 이렇게 자손 대대로 전해져서 언젠가는 겉으로 나타난다.
우성은 금방 겉으로 나타나고 열성은 보다 더 약한 형질과 만날 때 또는 끼리끼리 마주 할 때 겉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검은색 피부는 흰색에 대해서 우성이다. 그리고 사람은 하나씩 낳기에 하나가 태어날 때의 확률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날 밝혀진 사람의 유전 형질에 대한 우성과 열성 형질이다.
정 상 형 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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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질 |
우성 > 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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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의 색 |
검은색> 갈색> 금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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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털의 모양 |
고수머리> 곧은 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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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꺼풀 |
쌍꺼풀 > 외까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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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색 |
검은색> 갈색> 푸른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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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색 |
검은색> 황색> 백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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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능 |
우수> 열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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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
A=B> O, Rh+> R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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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의 모양 |
둥근형> 둥글지 않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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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
작은 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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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
있는 것 > 없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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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의 모양 |
주걱턱 > 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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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불 형태 |
둥근다 > 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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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말기 |
된다 > 안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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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AB형과 O형 사이에서 AB형과 O형이 태어나기도 한다는 것은 밝혀진 지 오래지 않다. 그 전에는 적지 않는 여성들이 혈액형 때문에 이혼당하고 쫓겨나기도 하었겠지요.
林光子 20060129, 수정 202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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