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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단숨소설(짧은 콩트)

느티나무 위 통나무 집(짧은 꽁트)

by 임광자 2021. 2. 2.

★아래 글은 2013년에 100권을 출판하여 몇년전에 매진된 "꿈속으로 오는 그대"

단숨 소설(짧은 콩트) 책에 나온 글이다.

호르몬 책을 낸 후에, 이 책은 증보판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느티나무 위 통나무 집

 

느티나무 마을에는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있다. 느티나무는 땅에서부터 원줄기가 여러 가닥으로 갈라져서 자라서 키보다는 옆으로 한없이 뻗었다. 아름드리 굵은 원줄기들이 기둥이 되고 그사이는 통나무로 메워서 벽이 되고 바닥도 통나무로 메웠다. 그리고 빈틈없이 메워진 바닥에 흙이 놓이고 보일러 호스가 설치되었다. 느티나무 아래 바닥 한편에는 태양광 전기 보일러실이 있다. 통나무로 메워진 벽 안쪽에는 스티로폼을 대고 합판을 댄 후에 도배지를 바르고 지붕은 녹색으로 요즘 새로 나온 자재를 사용하여 통나무 속은 아늑하고 따뜻했다. 방이 두 칸이다. 느티나무 아래 옆의 수돗간 과 가마솥에서 부엌일을 한다.

 

화창한 봄날에 낮선 젊은이가 유골함을 들고 통나무집에 찾아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떼 지어서 통나무집에서 내려와 젊은이를 본다.

-여기가 33번지지요?-

-그렇소만 댁은 누구시오?-

-여기 김 순구 할아버지 집이지요?-

-맞소만.-

-제가 그 분 손자인데요. 그 분 어디 계시나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젊은이를 유심히 보고는

-맞고만 맞아! 순구를 많이 닮았어.-

그들 중에서 가장 나이 드신 분이

-그 친구 10년 전에 돌아가셨소. 우린 친구들이고요.-

-아버지께서 여기에 기와집이 있고 마당 한편에 500년 된 느티나무가 있다고 하였는데요?-

-그 느티나무가 바로 저 나무고요. 여긴 마을의 공원이 되었다오. 김씨가 세상 뜨기 5년 전에 허물어져 가는 집을 헐고 저기 느티나무 위에 저 통나무집을 짓고 살다가 돌아가기 전에 마을 공원으로 만들고 저 통나무집을 동네 사랑방으로 만들었고. 그런데 왜 그동안 소식 한번 없다가 이제야 오시오. 김 씨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럼 할아버지 묘소는 어디 있는가요?-

-저기 느티나무 아래가 묘소고 할아버지는 저 느티나무로 환생을 했지 암 다시 살아났지.-

젊은이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는 눈만 껌벅껌벅한다.

-김씨의 아들이 논밭 다 팔아서 도시로 떠나고 난 후에 할아버지가 텃밭에 채소를 길러 파시면서 우리와 함께 지냈지요. 재산 털어 집 나간 아들은 돌아오지 않고 얼마나 힘들게 사셨는지 아시는가? 아파서 누워 계실 때 우리가 번갈아 가면서 병간호를 했지. 아들이 논밭을 팔아 나가기 전에는 잘 살아서 동네에 인심을 많이 쓰셔서 우리가 그 보답으로 순구 곁에 있었지. 그게 정말 고맙다고 집을 헐고 집안의 나무들을 베어서 저 느티나무 위에 통나무집을 지었지. 그리고 우리들의 사랑방으로 만들었어. 그리고 여긴 동네 공원을 만들고 여기 있는 꽃이며 나무 들 그리고 돌길 모두 순구가 만든 거요. 중풍으로 쓰러지자 우리들 손을 잡으며 “내가 죽거들랑 화장을 해서 이 느티나무 아래 뿌려주게. 그럼 내가 느티나무가 되어 자네들이 노는 모습 볼 수 있어서 좋잖겠는가.-

-자네 아들이 와서 자네 찾을 텐데?-

-수십 년 소식이 없는 놈이 오겠는가? 그 돈 가지고 갔으니 어디 가서든 잘 살 거여.-

-자네 자손이 와서 여기 땅 내놓으라고 하면 어떡하나?-

-맞아. 다행히 그놈이 집문서는 놓고 가서 다행이야. 이 땅 국가에 내놓아서 동네 사랑방으로 만들어야겠네.-

-집터가 워낙 넓어서 욕심을 낼 것인디.-

-맞아. 이게 그래도 고조할아버지가 만석꾼이어서 집터가 천오백 평이나 되지.-

-어릴 적에 정말 여기 집 멋졌어. 육이오 때 불에 타서 일부만 남았지만.-

-그럴 게 아니라 이장 오라고 하게.-

김 순구 할아버지는 이장에게 유언장을 건네주면서 동네 사랑방으로 하고 집터에서 나오는 모든 생산품을 통나무집 운영을 하는 데 사용하라고 부탁하였다. 그리고는 얼마 못살고 세상 뜨셨다.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통나무집으로 들어가세.-

할머니들이 어느새 먹을 것을 장만해서 상을 들고 들어온다.

-배고프지. 어서 먹게.-

 

 

-저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유언장을 보고 이곳에 할아버지가 계시는 줄 알았어요.-

젊은이는 품에 안고 온 유골함을 동네 어른들께 보인다.

-여기에 아버지의 혼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유언장이 있고요.-

젊은이가 내놓은 유언장에는 고향 집의 주소가 적어 있고 고향집 느티나무 아래 유골을 뿌려달라고 적어 있다.

-다행이네. 순구 살아 있을 적에 왔다면 얼마나 속상하였겠는가. 그래도 애비가 먼저 갔으니. 그래 내일 동네 이장이랑 모두 모여서 그렇게 함세. 그런데 자네는 어디 살고 모친은?-

-어머니는 어릴 적에 집을 나갔고요. 아버지가 고생하면서 저를 키웠어요. -

-장가는 갔는가?-

-네.-

-어디 사는가?-

-서울서 지금 꽃집을 하며 살고 있는데 시골서 화훼농장 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럼 여기로 내려오게.-

-그럼 땅 좀 알아봐 주세요. 오래전부터 시골에 땅을 사려고 돈을 모아 둔 것이 있으니 모든 걸 정리하고 내려오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그런데 아버지는 생전에 이렇게 멋진 고향 집이 있는데도 단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를 오늘 알게 되었습니다.-

 

젊은이는 생각한다.

“왜 아버지가 그런 짓을 하였을까? 아버지 성품은 아주 올곧은데 말이다. 그건 분명히 어머니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머니에 대해서 한 번도 나쁘게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남겨진 사진을 보면 어머니는 사치가 심한 분이라는 것을 어려서 깨달았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집을 나간 후에 집을 팔고 멀리 이사를 하여서 나와 꽃만 바라보고 사셨지. 그래 꽃집을 하게 된 것도 고향의 땅이 그리워서였을 거야. 이제 생각난다. 어머니와 함께 찍은 집은 아주 좋았고 화려했어. 그럼 어머니가 내가 세 살 때 집을 나가면서 혹시 아버지 돈을 훔쳐 간 것이 아니었을까?. ”

젊은이가 갑자기

-할아버지 제사가 언제지요?-

-음력 9월 15일.-

-네. 그날은 아버지가 꽃집을 비우고 어딘가로 가서 다음날 오셨어요. 분명히 아버지는 이 근처에 오셔서 멀리서 이곳을 보고 가셨어요. 그리고 음력 3월 3일에도 집을 비우셨어요.-

-어 그날은 순구의 생일이잖아.-

가장 나이 드신 할아버지가 소리를 지른다.

 

“그래 아버지는 고향이 그리우면서 아버지가 그리우면서도 멀리서만 보았어. 이제 내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지켜 드릴 거다.” 젊은이는 하늘의 별을 보며 다짐한다.

 

★생생연에서 판매하고 있는 책:

☆우리 몸의 비밀을 찾아서 시리즈 1~7권- 차례 보기:

http://blog.daum.net/limkj0118/13746150

☆생활생물 에세이 시리즈

1권: 동형 동기, 2권: 생명의 시와 생각하는 아이들

인체여행 테마파크 시리즈:

1권: 소화 테마파크 차례 보기:

http://blog.daum.net/limkj0118/13746151

 

★현재 판매 중인 책: 현재 10권

http://blog.daum.net/limkj0118/13746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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