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2013년에 100권을 출판하여 몇년전에 매진된 "꿈속으로 오는 그대"
단숨 소설(짧은 콩트) 책에 나온 글이다. 이 책은 증보판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노처녀 아기 만들기
그녀는 사십을 넘기면서 인생무상을 느낀다. 나이 어린 사촌들은 시집 장가가서 예쁜 아들 딸 낳아서 백일잔치 돌잔치 때면 그녀를 초대한다. 가까운 친척이 다 모인다. 그럴 때면 의례히 그녀에게 말 화살이 날아온다.
“동생들은 혼인하여 요렇게 예쁜 아이들을 낳아서 깨가 쏟아지게 사는데 너는 뭐냐. 너도 올해에는 시집가서 이런 아이 하나 낳아봐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안고서 귀여워서 뽀뽀하고 어르던 아기를 내려놓고 시끌벅적한 그 속에서 나온다. 그녀는 중얼 거린다. 누가 시집가고 싶지 않아서 안 가나 못 가는 것이지. 그리고 지금까지 혼자 자유롭게 내 맘대로 살아왔는데 이제야 누구와 발가벗고 뒹구는 것도 그렇고 밥해주고, 옷 빨아주는 일....귀찮다.
뭐 음양의 조화를 모른다고... 천만의... 말씀.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성인용품점에.... 가면 남자를 대신해줄 명품들이 얼마나 많은데.... 시집간.... 애들 이야기 들어보니 나이가 들수록 낮에는 허우대가 멀쩡해도 밤에는 별 볼일도 없다든 데..... 그녀는 오늘 밤도 자기가 아끼는 명품과 한바탕 씨름을 하고서 기진맥진하여 쓰러져 잔다.
★★★
그녀는 갑자기 자기 아이를 만들고 싶다. 남자는 싫고 아기만 갖고 싶다. 며칠간을 고심을 하다가 자기 아기를 만들기로 한다. 그래서 자기에게 발생 실험용 태아를 보내주는 산부인과에 가서 자기의 난자로 실험을 하겠다며 배란 촉진 주사를 맞는다. 약속한 시간에 병원에 가서 자신의 난자 열개를 채취한다.
그리고 정자은행에 들러서 실험용으로 사용한다고 하고서 가장 멋지게 생긴 정자를 찾기 위해서 정자를 제공한 사람의 신상명세서를 훑어보다가 첫사랑 남자의 명단을 보고는 그 남자의 정자를 가져온다. 얼마 전 첫사랑 남자를 만나서 실험용으로 사용할 정자를 정자은행에 예치 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였는데 대답을 안 해서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성공이다. 이왕이면 사랑했던 사람의 아이가 좋다고 생각해 왔다.
그녀는 자기 실험실로 돌아와서 무균실로 들어간다. 멸균한 사례에 배양액을 넣고 해부현미경 아래에 놓고 두 눈으로 해부현미경 속을 들여다보면서 가지고 온 정자와 자신의 난자를 넣는다. 난자는 가까이 정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수정소를 내 뿜는다. 정자들은 수정소가 나오는 곳을 따라서 난자에게 간다. 배양액 속에서 정자가 힘차게 움직인다. 정자들이 난자를 둘러싼다. 그중 정자 한 마리가 머리를 난자에 대고서 비빈다. 정자의 머리끝에 붙은 아크로 좀이 터지고 그 속에서 액이 나와 난자의 막을 녹인다.
정자가 보낸 액을 먹은 난막이 부풀어 올라 수정 돌기가 나온다. 수정돌기가 나온 만큼 그곳은 얇아진다. 정자는 터진 머리끝을 수정돌기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러자 정자의 머릿속에 있던 코일 화된DNA덩어리가 난자 속으로 쏘옥 미끄러지듯이 들어간다. 난자는 얼른 제이 감수분열을 해서 조상으로부터 받은 DNA의 절반을 뭉쳐서 극체를 만들어 난자 외곽으로 내 몰고 난막을 통해 난자 밖으로 나가게 한다. 정자가 난자 속에 집어넣은 DNA도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DNA 양의 절반이다. 이 둘의 DNA가 만나는 순간 그녀의 첫사랑은 꽃을 피운다. 그녀는 배양기 속에서 첫사랑의 정자와 자기의 난자가 수정되는 것을 보면서 가난했던 대학시절에 첫사랑과 처음으로 한 몸이 되던 그 순간을 생각한다.
겨울에 연구실에서 둘은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너무도 추웠다. 학교 근처의 그녀 자취방에 가서 다음 실험시간까지 있다 오기로 하고 둘은 그녀의 집으로 갔다. 그런데 그녀의 자취방은 썰렁했다. 연탄불이 꺼진 거다. 할 수 없이 둘은 이불을 덮고 누워서 서로의 체온으로 몸을 따뜻하게 했다. 그런데 둘의 몸이 열기를 내뿜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둘은 서로를 안았다. 결혼적령기를 넘은 둘은 그동안 참아서 부풀어 오른 정액(精液)과 질액(膣液)을 모두 쏟아내고 싶다는 듯이 몇 차례를 극락을 갔다 오느라 지쳐서 잠이 들어서 실험 시간을 놓치고 말았다. 둘의 앞날을 예견이라도 한 것처럼 그날의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그다음 날 지도교수로부터 호된 꾸중만 들었다.
그는 집에서 중매해 주는 부잣집 딸에게 장가를 갔다. 그의 부인이 임신 할 때면 그녀가 섹스 파트너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공부하는 동안 경제적으로 도움을 많이 주었다. 그러다 그녀가 임신을 하고 낙태 수술을 한 후에는 그를 만나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지운 아이 생각을 한다.
그녀는 해부현미경 받침대 위의 배양액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자와 정자의 유희를 관찰하면서 희열을 느낀다. 정자의 머리끝에 있는 아크로 좀은 난막에 비벼서 터트려 없어지고 그 아래에 있던 정자의 정핵이 수정 돌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나면 꼬리는 그냥 난막에 걸리고 만다. 즉 정자는 꼬리가 헤엄쳐서 난자한테 가지만 난자 속으로 들어갈 때는 꼬리는 토사구팽이 된다.
난자 속으로 정핵이 들어오면 성상체가 정핵을 난핵으로 안내한다. 드디어 정핵과 난핵이 합쳐지고 수정 핵이 된다. 수정란은 난막의 겉에 또 하나의 수정막을 만든다. 이 수정막은 어떤 변강쇠 정자가 와서 비벼도 녹지 않는다. 그래서 수정란은 사람들의 체세포가 갖는 반쪽짜리 DNA 둘이 만나 온전한 사람의 DNA를 갖추게 되는 최초의 새로운 생명체의 첫 세포가 된다. 어떤 사람의 일생이나 모두 첫 출발은 수정란 하나로부터 출발한다.
그녀는 마이크로 파이펱을 집는다. 마이크로 파이펱 한쪽은 스포이트 끝처럼 아주 작은 구멍으로 되고 한쪽은 실험용 작은 고무호스가 끼워있다. 고무호스 끝에는 또 입에 넣고 빨아들이고 내놓을 수 있도록 유리관이 붙어있다. 유리관의 끝을 입에 물고 파이펱의 중간을 오른손으로 잡고 왼손으로 배양기를 잡는다. 마이크로 파이펱의 가느다란 끝을 배양기 속에 넣고서 수정란 옆에 갔다 대고서 입으로 빨면 수정란이 마이크로 파이펱 속으로 들어간다.
새로운 배양기를 해부현미경 받침대에 놓고서 입으로 바람을 불어 마이크로 파이펱 속으로 들어간 수정란을 새 배양기 속에 내놓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그와 그녀의 결정체가 들어 있는 배양기를 인큐베이터에 넣는다. 그녀는 배양기 속의 수정란이 하나가 둘로, 둘이 넷으로, 넷이 여덟으로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기분이 좋다. 수정란은 이제 오돌토돌한 뽕나무 열매인 오디처럼 변한 상실 기를 맞고 있다. 그녀는 깊은 생각에 잠긴다. 곧 포배기가 되는데 어디에 심을 것인가? 그대로 두면 괴물이 될 터인데...사람이 만들어지지 않을 터인데...
아! 그렇다 우선 닭의 부화란(孵化卵)의 장뇨막에 심어보자. 그녀는 부화란의 껍질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이고 그 위를 아주 작은 실험용 망치로 살살 때려서 껍질에 금이 가자 스카치테이프를 떼었다. 그러자 껍질이 벗겨졌다. 속껍질을 살짝 벗기자 혈관이 잘 발달된 장뇨막이 나온다. 가장 굵은 혈관 위에 포배기 배아를 올려놓고 실험용 투명한 밴드를 붙이고서 사례에 탈지면을 깔고 그 위에 부화란을 올려서 인큐베이터에 집어넣었다.
3일후에 포배를 품고 있는 부화란을 꺼내서 보니 잘 자라고 있다. 낭배기에 접어들었다. 큰일이다 더 크면 어떻게 하나 부화란은 적을 터인데. 아하! 그렇구나 타조의 부화란을 구해서 타조는 크니까 거기서 자라게 해야겠다. 그녀는 곧바로 타조알을 부화시키는 곳으로 가서 7일째 부화란을 구해 왔다. 그리고 곧 바로 닭의 부화란의 장뇨막에 있는 낭배를 꺼내서 타조의 장뇨막에 심었다.
며칠 후에 배아를 새로운 타조의 부화란으로 옮겨 주려고 꺼내니 양막 속에서 메추리 알만한 태아가 자라고 있다. 손발이 다 있다. 첫사랑과 똑 같은 얼굴이다. 성공이다. 그녀는 너무도 기뻐서 외쳤다.
“아가야! 오우 내 아기! 내 사랑 내아기!”
부르고는 손으로 태아를 잡으려는 순간 눈에 번개가 친다. 너무 아파서 눈을 뜨니 실험실이 아니라 자기 방이다. 침대에서 자다가 모서리에 눈을 부딪치고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어휴! 꿈이다. ★★★
정말 이상한 꿈이다. 왜 이런 꿈을 꾸었을까. 정말 내 아기를 만들까 하루 종일 그녀는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다른 일요일 같으면 차를 몰고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을 것이다.
“애야! 오늘은 집에 있을래. 그럼 집 좀 봐 주라. 나 나갔다 오련다.”.”
어머니가 그녀의 방문에 대고 이야기를 하고는 나가시는 현관문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하루 종일 침대에서 누워서 꿈에 본 아기가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아무도 없는 빈집 같은 집에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한다. 저녁때가 되자 어머니가 돌아오신다.
“애야! 너 밥 안 먹었구나?”
식탁을 보시고는 그녀의 방으로 들어온다.
“어디 아프냐?”
“엄마! 나 말이야 아이 하나 낳을래.”
“시집도 안 가고 애를 낳니?”
“인공수정 있잖아.”
“아비?”
“시집은 가기 싫고 애기는 갖고 싶어.”
“어떻게?”
“내가 인공수정으로 아기 갖고서 휴직계를 내고 말이야 시골로 가서 아이 낳으면 엄마가 길러 주어 입양하였다고 그러고.”
“이것아! 그럼 대학원 다닐 때 그놈의 아기 가졌을 때 그렇게 내가 떼지 말라니까 공부한다고 떼더니 그 아이 떼지 않았으면 지금 대학 다니겠다.”
“지금은 호적법도 고쳐지니 옛날보다 더 좋을 거야.”
“나도 나 죽고 나면 너 혼자 남을 것 생각하면 네가 안쓰러워 잠이 안 온다.”
“엄마가 나 도와주어 나 꼭 아이 하나는 갖고 싶어.”
“나는 항상 네 편이다. 너 좋을 대로 해라”
그녀는 첫사랑의 직장으로 전화해서 실험용 정자가 필요하다고 정액을 두 번에 걸쳐 좀 많이 받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첫사랑은 그녀와 친구처럼 지낸다. 그는 중매결혼을 해서 그의 부인은 그와 그녀가 동료인 줄로 알고 있다. 그의 부인뿐만 아니라 아무도 둘의 깊은 관계를 모르고 그냥 친한 동료로만 알고 있다.
그녀는 배란일 즈음에 체온계로 자기의 체온을 체크한다. 체온이 떨어졌다. 그녀는 그날 밤 성인용품으로 자신을 흥분시키고 오르가슴에 다다르자 주사기에 넣은 정액을 자신의 질 깊숙이 넣어서 자궁경부 입구에 대고 발사시켰다.. 그리고 두 다리를 높이 하고 아기집 속으로 정액이 잘 흘러가도록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 체온계로 자신의 체온을 쟀다. 체온이 상승한다. 배란이다. 이왕이면 쌍둥이면 좋겠다. 며칠을 체온을 체크했지만 올라 간 체온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너무 기뻤다. 상승한 체온이 계속되자 그녀는 어머니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녀가 자꾸 아파서 한의원에 갔더니 수탉이 눌러 주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약을 지어 주는데 그 한약을 달여 마시니 남자와 잠자리하는 것과 똑 같이 흥분되는 거였다. 그게 바로 과부 약이란다..
그녀는 그때 엄마를 얼싸안고 둘이서 많이 울었다. 그 후에 엄마는 그녀에게 성인용품을 사용할 것을 권했다. 너무 참으면 병 된다. 그리고 그럴 때는 풀어라. 너 혼자 하니 병 걸릴 일도 없다고 말해 주었다.
그는 쌍둥이를 임신하였다. 배가 조금 불러올 때 그녀는 휴직계를 내고 엄마와 함께 미국으로 갔다. 가서 쌍둥이 아들을 낳았다. 첫사랑과 그녀를 반반 닮았다. 아이가 첫돌이 되자 그녀는 귀국했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아이를 입양하였다고 하였다.
그녀가 쌍둥이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핸드폰에 넣어 가지고 다니다가 첫사랑을 만났을 때 전화받다가 첫사랑에게 그 사진을 들킨다.
“입양하였다는 아기 사진이니? 나를 참 많이 닮았다 그런데 귀는 꼭 너를 닮았다.”
“미국에 있을 때 이웃 사는 미혼모가 낳은 쌍둥이가 너와 많이 닮아서 내가 돈을 많이 주고 입양했다.”
“그 미혼모가 한국인이었나 보네.”
“그래 유학생이었지.”
“나는 딸만 둘인데 너는 아들이 둘이네.”
“셈나 사업체 물러 주려면 딸 보다 아들이 더 좋을 텐데 말이야.”
“정말 네가 부럽다. 우리 자주 만나자. 나를 닮은 아이를 보니 기분이 영 그렇다.”
“그렇잖아도 아이들 아빠 노릇 해 줄 사람이 없었는데 네가 가끔 놀아 주라.”
그녀는 그에게 사진을 들킨 것이 오히려 기쁘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응시한다.
쌍둥이는 자랄수록 그를 닮는다. 그의 부인이 비서로부터 그의 남편과 아주 닮은 쌍둥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집으로 초대를 한다. 쌍둥이들이 그의 집에 놀러 간다.. 그 부인은 쌍둥이를 보자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부인은 협심증을 앓고 있다. 사위들은 모두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서 회사에 들어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둘이 가고 난 다음 방안을 쓴다. 그리고 몇 가닥의 머리카락을 주어서 남편의 것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하게 한다. 유전자 검사표가 집에 도착하자 그녀는 쌍둥이 엄마를 초대해서 쌍둥이 아버지가 누구냐고 묻는다. 쌍둥이 엄마는 아이들은 입양아라고 말한다. 그러자 부인은 유전자 검사표를 준다. 쌍둥이 엄마는 대학시절부터 그녀의 남편과의 관계를 말하고 아이들은 그의 정액으로 자기가 낳은 거라며 그에게 말하지 말라고 부탁한다. 그날 그의 부인은 갑자기 죽음을 맞고 그녀의 손에는 쌍둥이 엄마와 결혼하라는 유언장이 들려있다. 딸들은 어머니의 유언 따라 쌍둥이 엄마와 결혼하라고 아버지를 조른다. 늙어가는 아버지 딸들이 모시기가 힘들다고 결혼하라고 한다.
둘이 결혼을 하고 그녀는 아이들의 아버지가 그리고 말하고 자초지종을 말한다. 그는 그녀를 얼싸안고 오랫동안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정말 고맙다. 나에게 이렇게 잘난 쌍둥이 아들을 주어서 고맙다. 그동안 쌍둥이가 내 아들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날마다.... 생각을 하였다. 정말 고맙다.”
둘은 회춘을 하여 옛날 자취방에서처럼 밤마다 희열 속에서 살아간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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