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이나 계단을 오를 때는 왜 힘들어?
한나를 대리고 뒷동산에 올랐다.
"조심조심"
"살금살금"
한나가 말한다. 한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뒷동산에 올라
풀숲을 헤치며 내 뒤에서 잘 따라 오다가 내가
"여긴 앉아 가야겠네.“
"미끄럽고, 갑자기 높아져서 기어가야 해"
한참을 기어서 올라가던 한나는
"왜 올라가는 길은 힘들어?“
라며 묻는다.
"그건 땅속에 사는 중력이 잡아 다녀서야."
"중력이 땅속에 살아?
"그래."
"중력을 봤어?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가 있어."
"어떻게 느꼈는데?"
"이렇게 오르막길을 갈 때는 힘이 들지?"
"맞아"
"중력은 자기와 멀어질수록 세게 잡아당겨서 그래."
"그럼 우리가 중력과 가깝게 걸으면 되겠네?"
"바로 내려가는 길은 중력과 가까워지는 길이지."
"그래서 올라 갈 때는 힘들고 내려 갈 때는 편하구나."
"중력이 없음 우린 땅 위에서 살 수가 없어."
"나도 봤어 만화에서."
"무슨 만화?"
"우주선 속에서 사람들이 둥둥 떠다니는 걸."
"맞아. 우주선은 땅에서 머니까."
"중력의 손이 닿지 않는 거지."
"중력이 잡아 다녀 주어서 우린 땅 위에서 살수가 있어.“
"중력은 참으로 고마워."
"중력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자연이 고맙지."
우린 큰 바위 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본다. 마치 저 많은 사람과 높은 건물들 보다 더 높은 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벤치에 앉아 나무들을 올려다본다.
"산에 오면 기분이 좋아."
"그건 산 속에 있는 나무의 잎과 풀잎이 산소를 우리에게 주어서야."
"어떻게?"
"녹색 잎들은 이렇게 햇볕이 쨍쨍 쪼이면 산소를 내놔."
"산소가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해줘?“
"산소는 우리가 숨 쉴 때 몸속에 들어가 우리가 먹은 밥으로 기운 을 만들어 준단다."
"그래서 굶으면 기운이 없구나."
"산소가 우리 몸속에서 기운을 만들어 주어서 우린 기분이 좋아."
"그래 기운이 없으면 짜증만 나."
우린 한참을 나무를 보며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보며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산을 내려왔다.
"야 중력이 잡아 다니는 쪽으로 걸으니 그냥 막 내려가지네."
한나는 신나게 말하며 달려간다.
"오늘 한나가 좋은 공부를 하였네."
"난 할머니가 이런 이야기 해 주실 때가 참 좋아."
"나도 너처럼 질문을 하는 아이가 좋아."
"우리 고가도로 밑에 갔다 가요?"
"거긴 계단이 너무 많은데 괜찮아?"
"계단도 올라가는 거니까 가 볼려구.."
"그래. 가 보자."
고가도로 밑은 시원하게 뚫린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 있다. 그 길가에는 곳곳에 벤치가 있어 쉴 수 있어 좋다. 바람이 항상 불어 쉬기에 좋은 곳이다.
"어때. 산에 갔다 와서 걸으려니 힘들지?"
"난 지금 중력의 힘이 얼마나 센가! 시험하는 거야."
"한 계단 오를 때 마다. 더 힘들지?"
"오르막길 보다 더 힘들어."
"오르막길은 비스듬해서 발을 조금 올려서 그대로 내려놓으면 돼."
"계단은?"
"발을 더 높이 들었다 놓아야 해서 힘들어."
"중력이 더 세게 붙잡아서."
"우리 몸을 잡아 다니는 중력과 맞서서 우리 힘으로 올라가야 하거든."
"그래서 아파서 기운 없을 땐 계단 오르기가 더 힘들었구나."
"맞아. 누가 뒤에서 너를 잡아 다니는데 너는 앞으로 가려고 할 때와 같지."
"밥을 더 먹어야겠다. 기운이 있어야 계단을 잘 오를 테니까….
"산소도 많이 마셔야 하니까 산에도 오르고."
한나는, 내가 서울 정릉 살 때 우리 옆집에 살다가 이사를 갔다. 그 때 한나 나이는 여섯 살이었다.
★위 글은 다음에 나올 “생각하는 아이들” 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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