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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임광자책 초고맛보기

왜 바다해(海)자 속에 어미모(母)가 들어있어?

by 임광자 2019. 2. 9.

왜 바다해()자 속에 어미모()가 들어있어?

 

여준이는 아침부터 해가 져서 어두워질 때 까지 놀이터에서 산다.

점심도 내다가 놀이터 의자에서 먹기를 좋아한다. 그리고는 집에 가면 곯아떨어진단다. 너무 놀기를 좋아하는 여준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려 하니 배우려 들지를 않는다. 생각 끝에 한문을 가르치기로 하고 시내의 큰 서점(종로서점)에 가서 한문책 코너에서 두어 시간을 소비하며 여러 가지 한문책을 검토한 결과 "다산 천자문"을 선택하였다. 보통 천자문은 우리나라 사람을 기준으로 더욱이나 어린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맞도록 정약용 선생님께서 만드신 다산 천자문을 고른 것이다.

여준이는 한문 배우는 것을 싫어하였다. 보다 더 큰 아이들도 한문을 배우기를 싫어하였다. 여준이가 한문을 배우기에는 오늘날에는 너무 어리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전해오는 옛날 사람들 중에는 세살에 천자문을 떼었다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작은 칠판에 하늘천()자를 써 놓고서는 여준이가 듣던 말던

"하늘천"을 소리 내어 읽었다.

그 다음날은 땅지()를 소리 내어 읽었다. 비오는 날은 놀이터에 갈 수가 없어 내가 한문을 읽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다음에는 아버지부()
그 다음에는 어머니모()를 칠판에 쓰고 소리 내어 읽다가
천지부모를 네 줄로 썼다
그리고는 여준이 듣고 있는지가 궁금하여 그 다음날 순서를 뒤 바꾸어 써 놓았다. 그랬더니

 

"하늘천자와 땅지가 바뀌었네!"

 

라고 여준이 칠판을 보면서 말하였다. 여준이는 겉으로는 내가 한문을 읽는 소리를 못 들은 척 하면서 실은 듣고 있었던 거다. 나는 여준이에게 한문자를 하나씩 외울 때 마다 여준이가 좋아하는 것을 주기로 하고 여준이에게 한문자를 가르쳤다. 진도가 빠르게 나갔다. 처음에는 그냥 외우는 것으로 알았다.

어느 날 여준인 "여성생활백과 사전" 책을 보더니

 

 "계집여().“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서야 여준이가 소리로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글씨의 형태도 함께 외우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문을 한참 잘 배우던 여준이는 바다해()라고 말하자

갑자기

"왜 바다해"자 속에 어미모()
들어있어?“

 

라고 물었다.

여준아! 바닷물 속에는 미역, 다시마, 김이 살고 많은 물고기들도 살고 고래도 물속에서 살아.”

그래!”
"옛날 옛적에는 사람도 물속에서 살았다고 어떤 사람은 말하였어.".
"예해, 사람이 어떻게 물속에서 살아?"
"그 사람 말은, 사람의 머리카락이 길고 엄마의 젖가슴이 큰 것은

물속에서 살 때 아기들이 잡아 다녀서 그렇대."
"그래."
"여준아! 눈물이 짜지, 피도 짜다. 옛적에 바다물속에서 살아서 그렇대"

 

여준이 손등으로 눈을 훔치더니 혀를 대본다.

 

그렇게 조금은 짠맛이 안 나지.”

그럼 다음에 울 때 눈물을 맛보아야겠네.”

콧물도 짜?”
땀도 짜고 콧물도 짜."

왜 짜?”

그게 사람이 바다에서 살았다는 증거래.”

그래서 바닷물이 짜니까 사람의 땀도 눈물도 짠 거래.”
그래. 바다는 모든 생물들의 고향이야.”
고향이 뭐야?"
네가 태어난 곳"
그럼 내 고향은 병원이네"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태어났으니까 네 고향은 서울이야"
할머니 고향은 어디야?"
고창!"
고창?"
할머니 고향은 흙이 좋아 좋은 먹을거리가 많이 나와."
나 고창수박 먹어 봤어"
여준아! 그래서 바닷물 속에는 생물들이 많아."
생물이 뭐야?"
살아있는 것을 생물이라고 해"
살아 있는 것이 뭔 대?"
먹고, 똥과 오줌을 눕고, 자고, 자라고, 꽃피고 그런 것"
나처럼."
그래. 풀도 나무도 새들도 생물이지."

그래.”
너 엄마랑 아빠랑 제부도 갈 때 바다를 봤지?"
. 바다는 엄청 커"
이 다음에 바다에 가서는 바닷물 속에서 살고 있는 생물들을 보고오렴."
땅 위에도 생물들이 많은데

바닷물은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지."

그래"

그래서 바다해() 속에는 어미모()가 들어가."

그 후로 독독()를 배울 때

"독이 뭐야?"
"나쁜 것"
"그런데 왜 독()자 속에 어미모가 들어가?"
"글쎄.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독해지나보다"
"이상해. 왜 글자 속에 글자가 들어있어 나 한문 안 배울래."

그 후로 여준인 한문을 배우지 않았다. 어쩌다가 얼마큼 잃어 버렸나 보자면서 한문자를 읽히면 그래도 몇 자를 잃어버리고는 기억하는 글자가 많다. 그러고 보니 가르치지 않은 것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위 글은 다음에 나올 “생각하는 아이들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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