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회상
다음 달 초에 입춘이 들었으니
생명체들의 DNA는 잠에서 깨어나
생명의 설계도를 펴고
조상이 물려준 지시대로
온 누리에 생명의 모습을 드러내
신비로운 봄을 연출하리라.
신비로운 봄의 세상이 녹음으로 변하고
동물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고
모든 생명체가 각각 조상의 모습을 익혀갈 때
푹푹 찌는 태양빛은 엽록소 속의 물분자 속으로 들어가
수소와 산소를 이별시키고서
수소 속에 화학에너지로 변신해 안기니
수소는 흥분하여 여기상태가 되어
유기물 속에 저장되어 생명체들의 에너지원이 되고
산소는 어처구니없게도 수소와 헤어져 공기 중으로 나와
생명체들이 호흡을 할 때 딸려 들어가
유기물을 태워 수소가 가진 에너지를 다 떼어내니
바로 그 에너지가 우리가 사용하는 생활에너지.
아니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생활에너지가 되고
산소는 다시 수소와 재회를 해 물이 된다.
수소와 산소의 이별과 재회로 모든 생명체가
생활에너지를 얻는 이 과정이 봄에서 가을까지 이어지지만
여름에 가장 왕성하니 울창한 숲속에 가면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가뿐해지는 것은
산소가 많아 우리 몸속으로 많이 들어가 에너지를 더 많이 생성하기 때문.
바로 산소와 수소의 이별을 시키면서까지
우리들의 양식인 유기물 속에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시켜 저장하는 능력을 가진
엽록소 아니 엽록체가 생명의 어머니다.
그 엽록소는 빛과 온도가 맞아야 일을 할 수 있는데
가을이 깊어지면 빛도 약하고 추워서 일을 할 수 없어
스르르 죽어가고 함께 살던 노랑과 빨강이 득새를 한다.
여우 굴에 여우가 없으면 토끼가 대장이 된다고 하듯이
잎속의 녹색은 죽고 노랗고 빨강 색이 그 동안 움츠렸던
기지개를 펴고 잎을 단풍들게 해 찬란한 모습으로
춤을 추며 나풀나풀 땅위로 떨어져 쌓였다가
그래도 작은 생명들의 이불도 되어주고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세균과 곰팡이의 먹이가 되면서
무기물로 변신하여 보이지도 않게 부식토 속 토양수에
이온상태로 녹아 있다가 봄이 오면 후드득 일어나
뿌리털이 토양수를 흡수할 적에 함께 들어가 식물이 되어
다시 유기물 속에 들어가 잎과 씨와 열매와 줄기 뿌리를
만들어 동물의 먹이가 되어 동물체가 되었다가 죽으면
미생물이란 세균과 곰팡이가 흙으로 돌려보내기를 거듭하니
세상 모든 것은 돌고 돌기 마련.
겨울은 거의의 생명들이 잠자는 계절,
움츠렸던 생명들이 기지개를 펴고 세상에 펴져나가는
봄은 신비로운 생명들의 향연이다.
봄은 사춘기.
녹음방초 우거지는 여름은
가을의 결실을 준비하는 청춘의 계절.
가을은 새 삶을 위해 윤회의 길로 접어들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화려 찬란하게 지상의 무대를 마무리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고 떠나는 계절,
봄은 신비롭고 가을이 찬란한 것은 겨울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봄여름가을겨울을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의 아버지 태양이
이십삼도 반 기울기로 돌기 때문이다.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곳에 살고 있다.
적도 지방도 아니고 극지방도 아니고
온대지방에 사니 사계절을 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위 글은 다음에 나올 “생명의 시” 초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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