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백련꽃
6월부터 거의 날마다 한 송이, 두세 송이 피어나 지나는 길손에게도, 이웃 가게 사람들에게도 나에게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해주던 관상용 향기 나는 백련 꽃이 9월부터는 바닥에서 꽃봉오리가 올라오지 않는다. 날마다 몇 번이고 나는 연못으로 가서 길게 하늘을 향해 뻗어 나온 연잎을 받치는 잎자루인지 줄기인지를 헤치고 바닥 물을 보았다. 빳빳하게 뻗어 나온 연잎 줄기 옆에 기대기라도 하고 싶은 듯 앙증스럽게 올라오던 어린꽃봉오리가 9월부터는 보이지 않는다. 아니 하나가 올라오다가 밤이면 날씨가 서늘해져서인지 까맣게 사그라져 말라 버렸다.
안녕!
올해 마지막 백련꽃이여!
연못 속에 꽃잎이 떨어져
물고기 밥이 되었다가
배설물이 되어
흙으로 변신하였다가
연뿌리로 흡수되어 들어가
내년 6월에는 꽃으로
나에게 다시 왜 주렴!
안녕!
오늘 너를 보는 마음이
왜
이리도 섭섭하고
쓸쓸하고
아픈지
그냥
한잎 두잎 땅위로 떨어진
너의 하얀 꽃잎을 주어서
연못 속으로 넣어주며
하늘을 본다.
2013.09.09. 林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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