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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한치 앞을 모른다더니....

by 임광자 2013. 2. 24.

한치 앞을 모른다더니....



작년에 서북쪽에 연못을 하나 더 만들어 쌍둥이 연못을 만들고 보니 가물때 물이 마를까 봐서 근처에 옥상에서 내려오는 빗물관 아래 1,000리터 빗물통을 설치하고 가물면 연못에 빗물을 보충했다.

 

 

 

 

 


얼마 있지 않아서 쥐가 들락거리는 구멍을 발견하고 비가 올적에 그 곳으로 텃밭의 빗물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위치상으로 옛날에 도랑이 있던 곳이란 생각이 번뜩 떠오른다. 그 구멍을 중심으로 땅을 파 들어가니 작은 구멍으로 졸졸 흐르는 물이 보인다. 구멍을 중심으로 콘크리트를 부수고 넓혔더니 깨끗한 물을 두레박으로 뜰 수 있게 되었다. 연못까지 가도록 호스를  연결한 고무통에 도랑물을 두레박으로 부으니 연못으로 물을 들어간다. 도랑 보다 연못이 낮은 곳에 있어 고무통에 물을 부으면 그냥 연못으로 물이 들어가는 걸 처음 보았을 때 그 기분 정말 좋았다.

 

 

쥐구멍으로 빗물이 빠지는 것을 보고 

따라 파들어가서 찾아낸 도랑물.

 

 

오른쪽의 도랑물을 두레박으로 퍼서

왼쪽의 고무통에 부우면

고무통 왼쪽에 보이는 호스를 따라 연못으로 들어간다.

 

아주 길게 호스는 내리막으로 뻗어서 연못으로 들어간다.

도랑물을 연못에 대면서 보이는

고무통은 연못물 대는데서 손뗐다.


아무리 가물어도 도랑물은 아주 마르지 않고 흘렀다. 조금만 일찍 도랑물을 발견했다면 1,000리터나 되는 빗물통을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1,000리터에 빗물을 받아놓는다 해도 계속 가물면 연못에 물을 채울 수는 없다. 더군다나 예전에 만든 연못은 몇 년이 가도 물이 새지 않는데 새로 만들었던 연못은 비닐을 잘못 깔았는지 물이 샜다. 백련을 살려 꽃을 보기위해서 날마다 도랑물을 길어서 채워 주었다. 받아 놓은 빗물통의 물은 며칠을 사용 못하고 바닥이 났다.


이렇게 큰 빗물통이 이제는 필요 없다. 작은 빗물통을 대신 놓고 받는 빗물로 허드렛물로 사용하면 된다. 아무래도 도랑물은 빗물 보다 덜 깨끗해서 텃밭에는 주어도 허드렛물로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곰곰 생각하다가 남쪽의 고무통 연못이 혼자여서 외로울 것 같고 더 많은 연을 보고 싶어 남쪽으로 옮겨 연못통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이미 만들어 놓은 수도꼭지를 빼고 그 구멍을 막고 남쪽으로 옮겼다. 너무 커서 옮기기 힘들어 고민을 하였는데 마침 아는 이웃 청년에게 부탁하였더니 친구와 같이 번쩍 들어 옮겨 주었다.

 

 

왼쪽의고무통도 몇년을 빗물통으로 사용하다가 연못통이 되었다.

앞에 보이는 나무는 왕배실 나무.

작년에 묘목을 사다 심었다.

오른쪽 연못통은 일년간 빗물통으로 사용하다

이곳으로 이사왔다.

오늘 흙을 넣고 거름을 넣었다.

이제 비가 오면 빗물을 채웠다가 4월에 옆의 연근을 가져다 심으면

연못통이 된다.

참 위쪽 옆에 넘치는 빗물이 빠져 나가도록 구멍을 내야한다.

비가 많이 올 때 미꾸라지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때론 미꾸라지가 굵은 빗줄기를 타고 날아서 나간다.

연못통에는 모기유충의 천적인 미꾸라지를 넣어야 모기의 발생을 막는다.

 


지금 남쪽에 만들고 있는 연못 고무통은 이렇게 북쪽에서빗물통으로 사용하다가 남쪽의 연못통으로 운명을 바꾸게 되었다. 그래서 한치 앞을 모르는 거다. 도랑물의 발견은 내가 텃밭 관리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가운데 벽을 허물고 보니 훤하다.

은행나무를 옹벽쪽으로 옮겨 심었다.

 

사과나무와 그 윗쪽 감나무는 벽에 가깝다.

이유는 옆의 건물을 증축하기 전에 심었는데

뿌리가 너무 깊고 콘크리트 밑으로 뻗어서 파낼 수가 없어서

그대로 두었다. 더군다나 이곳의 지층이 자갈층이라

비가 와도 금방 물이 빠진다.

그래서 자갈층의 틈새로 뿌리가 뻗어 들어가 지반을

더 튼튼하게 하라고

그대로 둔다.



작년에 블로크 벽을 치고 그 아래 오이를 심어 올려 참 많이 따 먹었다. 그런데 그 옆의 사과나무가 꽃이 피었는데 하나도 열리지 않았고 가지가 제대로 뻗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그 벽을 허물었다. 벽으로 막혔던 햇빛이 찬란하게 사과나무 감나무 그리고 텃밭에 내려 쪼이고 그걸 보는 마음이 확 트인다. 이제 사과나무가 자유롭게 가지를 뻗을 수 있겠다.

 

 

벽이 없어지니 훤하다.

왼쪽으로 모정도 보인다.

 

 

 

정말 한치 앞을 모르게 일이 벌어지고 또 진행된다. 사과나무가 자가수분을 하지 않고 타가수분을 한다니 올 봄에는 꽃 사과 한그루 사다 항아리에 심어 신랑 수분수로 삼아야겠다. 아쉽게도 땅이 좁아 품종이 다른 사과나무를 또 심을 수는 없다.

 

한치 앞을 모르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생각을 잘 하면 하늘은 항상 더 좋은 기회를 준다.

 

 

2013.02.24.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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