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모종 심기

마늘 모종 심기

지난 장날에 노점상이 나열된 거리 앞을 지나는데 통로 가운데에 작은 플라스틱 바구니에 마늘 모종 같은 것들이 담겨져 있는데 처음 보는 것이었다. 내가 그걸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바로 앞에서 노점을 하는 알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이거 뭐예요?

-마늘이지 뭐여. 그것도 몰라!

-마늘은 가을에 심지 않나요? 지금쯤 자랐을 텐데..

-그거 육쪽 마늘이야.

-지금 심어도 되어요. 이렇게 모종으로도 나오네요. 누구 거예요?

-그 앞에 있는 아주머니 거야.

그 아주머니가 턱으로 길 건너편에서 노점을 하는 20대의 아들을 심장마비로 잃은 단골아주머니를 가리킨다.

-아 그래요. 그 아주머니 거라면 사 주어야지요.

-아니 내거라면 안 살 거였어?

-아니요.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상 나는 꼭 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였다.

-사다가 아무데나 심어두어 봐. 나중에 고맙다고 할 거여. 육쪽 마늘이니까.

 

지지난 장날이었다. 아들을 잃은 예쁜 아주머니가 다시 노점을 하는 것을 보고 내가 가서 몇 마디를 말을 붙이는 것을 본 바로 길 건너편에 노점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저기 아주머니 나오셨네요. 나오셔서 사람들 속에서 장사를 하면 아무래도 아들 생각 덜 날거예요.

라고 말하자. 그 아주머니는

-어쩌. 내가 말해서 알았다고 말은 해 보았나?

-아니요. 잊고 있다가 내가 말해서 긁어 부스럼 만들가봐서 말은 하지 못하고 상추 모종 언제 나오냐고 물었네요. 물건이나 팔아 주어야지요.

-그려 내가 생각이 짧았다. 물건을 팔아주는 것이 낫제.

아마도 그 아주머니는 내가 그 상처 입은 예쁜 아주머니 물건이나 팔아 주겠다는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늘 모종은 한 무더기에 오천 원이었다. 우수리로 조금 더 준다. 나는 두 아주머니를 번갈아 보며

-이거 어떻게 심어요?

예쁜 아주머니가

-흙 파고 밑에 고자리 약하고 그 위에 심어 마늘은 자라면서 고자리가 끼거든.

그 말에 맞은편 아주머니가

-마늘씨를 심을 때는 흙을 파고 고자리 약을 뿌리고 심어야 하지만 이건 싹 는 거잖아. 모종이니까 그냥 심었다가 땅 맛을 알고 잘 자라면 그 때 위에다 고자리 약 뿌려주면 돼. 내가 맨날 그렇게 심어서 키워 팔러 나오잖아. 내 말 들어.

-그러겠네요. 날씨도 추우니까 아직 고자리가 생기지도 않을 것 같고요.

 

오전에 심고 사진 찍는 걸 깜박하고 저녁 때

찍으러가서 보니 조금 더 자랐다.

 

다음날(9일) 마늘 모종을 심었다. 여든 개 정도다. 다음 장에 또 나온다면 이십 개 정도 더 사서 백 개를 채울 생각이다. 아침에 심고 저녁 때 사진을 찍을 때 보니 더 자랐다. 생장속도가 빠르다. 아마도 양지바른 곳이어서 더 잘 자라는 것 같다. 마늘을 심은 곳은 흙을 팔 때마다 지렁이가 나와서 꿈틀거렸다. 지렁이가 많으면 혹시 지렁이가 고자리 알을 먹어주지 않을까?  지렁이를 믿고 고자리 약을 뿌리지 말까? 예전에 쪽파를 심었는데 고자리가 많이 먹어 버린 적이 있다. 쪽파 잎에 고자리가 꾸물꾸물 살면서 잎과 뿌리를 파 먹는것을 보았다. 고자리 약을 하면 지렁이가 죽지 않을까 그게 염려된다. 아무튼 마늘은 처음 심어본다. 부디 잘 자라기를 ......

 

 

 

마늘 밭은 은행나무 위쪽이다.

밭 전체를 담아서 사진을 찍으니

마늘 모종이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

 

가까이서 찍었다.

잘 보면 작은 마늘 모종이 보인다.

 

 

2012.03.11.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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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입구 전광판 앞에서 오른쪽에 생생연 현수막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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