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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흐린 추석

by 임광자 2011. 9. 11.

흐린 추석


오늘은 열나흘

하늘이 회색이라

밝은 해는 보이지 않고

하루 종일 어둑어둑.


해는 강력한 발광체라

햇빛은 어지간한 구름 커튼은

뚫고 나와

세상에 어둔 빛이라도 줄 수 있지만

해가 하늘 지킴이를 끝내고

서산을 넘어 지구 반대편으로 가니


팔월 보름 전날 열나흘 밤에

떠 오른 달은

스스로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경과 같은 달이라서

태양빛을 받아 지상으로 보내므로

오늘처럼 구름 커튼이

달을 에워싸면

거울 속  달빛은 너무 약해서

가린 구름 속을 뚫고 나올 수 없어

칠흑 같은 한가위.


올 추석은 낮에도 밤에도 우중충

구름 많은 여름날들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식물들이

종족보존의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해서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 갈 먹을거리 값이

하늘 높이 올라 추석상이 날씨처럼 흐리다.


2011.09.11.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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