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추석
오늘은 열나흘
하늘이 회색이라
밝은 해는 보이지 않고
하루 종일 어둑어둑.
해는 강력한 발광체라
햇빛은 어지간한 구름 커튼은
뚫고 나와
세상에 어둔 빛이라도 줄 수 있지만
해가 하늘 지킴이를 끝내고
서산을 넘어 지구 반대편으로 가니
팔월 보름 전날 열나흘 밤에
떠 오른 달은
스스로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경과 같은 달이라서
태양빛을 받아 지상으로 보내므로
오늘처럼 구름 커튼이
달을 에워싸면
거울 속 달빛은 너무 약해서
가린 구름 속을 뚫고 나올 수 없어
칠흑 같은 한가위.
올 추석은 낮에도 밤에도 우중충
구름 많은 여름날들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 광합성을 할 수 없는 식물들이
종족보존의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해서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 갈 먹을거리 값이
하늘 높이 올라 추석상이 날씨처럼 흐리다.
2011.09.11.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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