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할머니의 잘못된 절약생활
10월부터 시작할 인체여행 강의는 어떻게 할까? 어떻게 강의를 해야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어른들까지 다 함께 듣고 즐거워할까? 사실상은 우리 몸이야 어린이나 어른이나 그 구조는 같고 궁금한 것은 어쩜 초등학생이 더 할 것 같고 또한 더 많이 알고 있다. 똑 같이 강의를 듣고 어른들은 금방 잊어버리고 아이들은 더 많이 기억한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골몰하고 있는데 밖에서 할머니와 젊은 여인의 외침이 들려온다. 창문을 열고 소리가 나는 곳을 보니 옆집에 사는 할머니와 딸이다.
-아니 전기요금이 만천원(11,000원)이나 나왔다구?
할머니가 수선집으로 들어가며 말하고 딸이 요금 통지서를 손에 들고 어머니를 따라 들어간다.
-엄마! 전기요금 조금 나온 거야. 냉장고가 있잖아!
-나 냉장고 꺼버려야겠다. 선풍기도 키지 않으려고 밖에 나와서 돌아다니곤 해.
-엄마 그럼 냉장고 없으면 음식은 어디에 두고 먹을 거야? 전기요금 조금 나온 거라니까. 그럼 앞으로 내가 와서 선풍기도 못 켜겠네?
-전깃불도 잘 키지 않아.
할머니가 투덜투덜 한다.
-엄마! 수도요금은 천원 나왔네. 물을 안 써?
-쓸데없이 왜 물을 쓰나. 꼭 필요할 때만 아껴 사용하지.
팔십을 바라보는 할머니는 왜 딸이 적게 나온 전기요금이라는데도 남의 집 가계에까지 들어가서 그 난리를 칠까? 장가간 아들이 있어도 같이 살지 않는다. 딸이 가끔 와서 머물다 간다. 어쩌면 자신의 생활비가 너무 많아지면 자녀들이 자신을 더 싫어할까 보아서 일 것 같다. 그 할머니는 잘못된 절약생활을 하고 있다. 그 할머니는 검정비닐봉지에 음식쓰레기를 담아 와서는 음식쓰레기만 통에 넣고는 검정봉지는 음식물쓰레기통에 걸쳐 놓고 간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을 보고 내가 비닐봉지를 가져다가 할머니집 쓰레기봉투에 넣으라고 하였더니 소리소리 지르며 다들 그렇게 하는데 왜 자기한테만 시비를 거느냐고 게거품을 물었던 적이 있었다.
-우리 집에 쓰레기봉투 있어. 없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다들 그렇게 하는데 왜 나한테만 따져.
-할머니처럼 이렇게 음식쓰레기를 담았던 봉지를 이렇게 버리고 가면 누가버려요?
-가만 두면 다 치우데.
-할머니가 버린 쓰레기 봉지를 왜 남에게 치우게 해요.
-아니 치우는 사람이 있으니까 버리는 것 아냐.
-내가 치웠어요.
-그럼 앞으로도 치워.
-나는 음식쓰레기 통에 음식물 버리지 않고 거름으로 사용해요.
-여짓껏 치웠으면 쭈욱 치우면 되지 왜 시비야.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 다음부터는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앞집 아줌마가 너무 더러우니까 치우는 것을 보았다. 그래도 백련 연못가 화단에는 더러운 비닐봉지가 바람이 날려 와서 쌓인다.
며칠 전이다. 그 할머니가 길을 가다가 두리번거리더니 앞집 가게의 구석진 곳에 있는 수도꼭지 있는 곳으로 가서 수도를 틀고는 손을 씻는 것을 보았다. 시장 통의 가게들은 가게 앞 한편에 수도꼭지를 장치해 두고서 길을 청소하고 바닥걸레를 빠는데 사용한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집이 바로 앞인데 집에 가서 씻는 것이 아니라 남의 수도꼭지를 틀고 슬쩍 도둑처럼 사용하는 거다. 손 씻는데 쓰면 얼마나 쓰겠냐만 밤중에 수돗물까지 받아다 사용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무리 절약생활을 한다고 해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자기 것을 아끼면 어디 그게 정상적인 절약생활인가? 그 할머니의 잘못된 절약생활이 어쩌면 많은 부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자녀들이 함께 사는데 불편할지도 모른다. 할머니는 자신만의 노하우 절약생활로 어려운 일생을 살아 왔을 거다. 그리고 그것이 나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다.
2011.08.24.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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