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 어메! 누구 ㄱ자 할머니 못 보셨어요?”
아침에 창문을 여니 가랑비가 온다. 오늘이 장날인데 또 공치는 사람 많겠다. 시장 속은 지붕이 잘 되어 있어 비나 눈이 와도 맞을 일이 없다. 모자를 눌러쓰고 잽싸게 시장 속으로 들어가 어슬렁어슬렁 걸었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시장 주차장에는 차들이 번잡하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시장 속 첫째골목으로 들어가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데 정육점에서 고기를 한 보따리 사들고 나온 중년의 여인이 눈을 번뜩이며 주변을 노린다.
-어메! 어딧서요?“
어머니를 부르며 허둥지둥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며 울상이다.
옆으로 가서 눈치를 살피니
-아이구 어쩐다냐. 비가 와서 사람이 적어서 잃어버리지 않을 줄 알고 모시고 왔는데 이걸 어쩌게 할까?-
주차장 쪽에서 시장에 대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어무이 찾았다!-
중년여인이 양 손에 산 물건을 들고 냅다 주차장으로 뛴다.
주차된 차 앞에는 ㄱ자 할머니가 아들에게 잡힌 손을 빼내려고 고개를 바짝 들고 안간힘을 쓴다.
-어메 어디서 찾았수?-
-모양성으로 가려고 저 길로 막 걸어가시드만.-
여인은 양손에 짐을 들은 체 어머니 앞으로 가서
-어메! 모양성에는 따뜻하면 저랑 같이 가기로 했잖아요?-
-저기 성이 보이잖나 그러니 오늘 가자.-
할머니는 모양성을 바라보며 팔을 들어 가리킨다.
-오늘은 춥고 그러니 다음에 가요. 여기 어메 주려고 고기 샀잖아요. 어메 허리도 무릎도 안 좋아서 돼지 등뼈하고 돼지 발 샀어요. 이걸 푹 끓여서 기름 다 빼내고 드릴 게요.-
-가을부터 담에 간다고 하면서 여짓껏 안 데려 가구서는....-
할머니가 며느리를 보면서 눈을 흘긴다.
-어무이요. 고기 고아 드시고 다음 장에 와서 함께 모양성 들렸다 집에 가요?-
아들이 안쓰러운 눈으로 할머니를 보면서 말한다.
할머니는 모양성을 보면서
-저기 성을 돌면 허리도 다리도 아프지 않는다던데...-
말을 흐린다.
칠십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는 허리가 앞으로 ㄱ처럼 젖히고 무릎을 중심으로 양 다리가 밖으로 휘어서 걸음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시골에 오니 골격이 변형된 할머니들이 많다.
내 사촌들 중에도 올케나 사촌 오빠나 골격의 변형이 많이 일어났다. 언젠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젊어서 밤낮으로 논밭에서 일을 너무 해서란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결혼 시키면서 잠시 눈만 부치고 잠을 설치고는 허리 구부려 일만 하였단다.
-뼈 빠지게 일했다는 말 바로 저런 모습이리라!-
그냥 눈시울이 적셔진다.
어느 순간에 비는 그치고 해가 서산에 떠있다.
바른 골격을 가지고 늙어가려면, 일을 하는 중간 중간 허리를 펴고 손발을 쭉 쭉 뻗고 돌리고 해서 스트레칭을 해주면 여러 방향으로 뻗은 근육이 모두 움직여서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던 근육이 수축을 하고 근육들이 정상위치로 돌아온다. 노동과 운동이 별개 아니다 노동을 잘하면 바로 운동이 된다. 우리 몸에는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근육이 있고 각 근육들은 모두 움직여 주어야 발달한다. 움직여 주지 않는 근육은 퇴화를 해서 몸의 균형을 무너뜨린다. 또한 과로는 금물이다. 한번 늘어 난 근육은 도가 지나치면 원상으로 돌아오기 힘들다. 지나치게 움직이면 관절에 있는 연골이 닳아서 작아지게 되고 계속 심하게 움직이면 나중에는 연골이 없어져서 회복 불능이다. 쉬고 일하고 쉬고 일하고 일어나고 앉고 허리를 뒤로 젖혔다 앞으로 젖히고 전신을 움직이면서 몸을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도 한 자세로만 오랫동안 지내서 척주(脊柱)가 휘기도 하고 척추(脊椎)가 뒤틀려 추간판이 나와 디스크에 걸리는 사람도 흔하다.
2010,12,29.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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