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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옥(獄)

by 임광자 2010. 1. 7.

 

옥(獄)


모양성의 정문 공북루를 들어서면 동쪽에 옥(獄)이 있다. 옥 앞을 지나칠 적에 가끔씩 사람들이 그 속에서 나오곤 했다.

 


오늘도 그 앞을 지나는데 중년의 부부가 그 속에서 나오면서 아내가

-머리가 그 속을 통과하면 안 좋대.-

하고 남편에게 말하자.

-머리가 통과 하지 않았으니 좋을 거야.-

라고 말하는 걸 듣고 갑자기 그 속이 궁금하여 들어 가 보았다.

 

 

 옥 안에는 3칸의 방이 있다. 아주 깔끔하다.

 

저 구멍 속에 머리를 끼우고 있었던 사람들은 목이 아팠겠다.

 

 

 


 

옥을 나와서는 연못으로 갔다.

갑자기 눈얼음 속에 갇힌 물고기가 생각나서다.

 

어제는 물고기가 3마리가 저렇게 얼어 있었다. 듣기로는 물고기는 저렇게 살짝 얼었다가 기온이 올라가면 깨어나서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들었다.

 

 

오늘 가 보니 2마리가 없어지고 한마리만 남았다.

2마리는 어디로 갔을까?

 


죄를 짓고 옥에 갇히기도 하지만 물고기처럼 죄를 짓지 않고도 눈얼음 속에 갇혀서 꼼짝 못하기도 한다.  나는 없어진  2마리의 생사를 놓고 내 마음에 옥을 만들고 있다.


옥이 현실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뇌나 마음속에 옥을 가지고 산다. 나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옥을 뇌 속에 만들어 놓고서 사건이 일어날 적마다 옥에 넣기도 하고 옥에서 꺼내기도 하며 살아간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많은 옥을 가슴 속에 만들고는 내 주변의 사람들을 그 속에 집어넣었다 내놓았다 하면서 혼자 끙끙 앓기도 하고 스트레스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언제쯤 나는 내 머릿속에서나 가슴 속에서 옥의 벽을 허물고 길을 멋지게 뚫어 세상을 편안하게 보고 살아 갈 수 있을까?


2010.01.07.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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