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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뇌는 블랙박스, 지혜의 화수분으로 만들려면.

by 임광자 2010. 2. 5.

뇌는 블랙박스, 지혜의 화수분으로 만들려면.


우리 몸에는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는 뇌가 있다. 여러 뇌중에서 대뇌에는 생긴 순서대로 고피질과 구피질 그리고 신피질이 있다. 고피질과 구피질은 번연계라고도 부르는데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본능 기록 장치며 동물로 살아가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대뇌에서 가장 나중에 생겨서 인간에게서 가장 넓은 범위를 갖고 발달한 신피질은 후천적으로 학습과 경험을 기록하는 장치로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기록된다. 우리가 태어나서 배우지 않으면 본능 기록 장치에 의해서만 우리 몸이 조절되기에 동물적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사람으로 살려면 사람 속에서 살아야 사람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면 바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는 것 등등이 모두 대뇌의 신피질에 기록된다. 주변에 신문이나 책을 많이 보는 부모나 언니 오빠 등을 주로 보며 자란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책을 보는 흉내를 내고 책을 읽어내는 방법을 터득해서 신피질에 기록한다. 밖으로 나가 쌈질을 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자란아이는 자라서도 그렇게 하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책을 좋아한 사람들 속에서 자란 아이는 책을 다스리는 폴더가 신피질에 만들어져서 회로가 설정되기 때문에 책을 보면 회로에 따라 신피질로 대뜸 달려가서 본 것을 기록하기 때문이고 쌈질을 잘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의 신피질에는 쌈질에 대한 폴더가 만들어지고 회로가 설정되어서 기록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어려서부터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그냥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만 한두 번 들으면 머릿속에 기록해서 금방 따라 부른다. 그런데 음치에 박자도 못 맞히는 사람은 아무리 여러 번 노래를 들어도 잘 모른다. 자기가 평생을 즐겨온 전공을 참 쉽다. 노하우도 많다. 그건 모두 신피질에 저장되어있는 기록에 의해서 재생되기 때문이다.


하고 싶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본능적으로 타고난 재주가 없으면 어렵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생각하면 리듬을 타고 뇌 속에서 재생되어 나와야 한다. 반면 아무리 타고난 재주가 뛰어나다고 해도 개발하지 않으면 노하우가 없어서 풍월만 읊을 뿐 잘 되지 않는다.


본능과 학습에 의한 대뇌 속의 기록이 바로 우리의 블랙박스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열심히 할수록 대뇌 속의 블랙박스는 자료가 풍부해질 것이다. 더군다나 대뇌 블랙박스 속의 지식은 지혜를 낳는다. 평생을 한길을 걸어 온 사람의 블랙박스 속에서는 끊임없는 지혜가 흘러나와 아무도 따를 수 없는 노하우가 주렁주렁 열매되어 나온다. 화수분처럼.


머릿속에 쌓아 놓은 지식을 주변에 내어 놓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노하우가 만들어지고 지혜가 싹터서 옹달샘에서 솟아나온 강물의 기원이 흐르고 흘러 큰 강을 이루고 강가에는 사람들이 모여살고 문화가 발달하고 마침내 강물이 큰 바다를 이루듯이 학문에서도 학풍을 이루어 자손만대에 전해질 것이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블랙박스에 많은 것을 체계적으로 기록할 생각을 하지 않고 풍월을 읊기만 즐기려한다.


2010.02.05. 林 光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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