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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이야기

모니터로 감독

by 임광자 2009. 11. 23.

모니터로 감독


오늘 안재운 시인을 만나 시집 한 권 선물 받았다. 집에 와서 읽어보니 진솔하게 부담감 없이 슬슬 미끄러지듯이 문맥이 흘러간다. 어떤 글은 미사여구를 잔뜩 넣어서 매듭을 꼬듯이 베베 꼬여서 읽고서 한참을 있어야 그 뜻을 알 수 있고 어쩔 땐 이 사람이 무슨 뜻으로 이 글을 썼을까 싶기도 한데 안시인님의 시는 그런 가식이 없어서 좋다.

-안 시인님 감사 합니다. 틈틈이 읽을 게요.-


오늘 조금은 특별한 고창천 사진도 찍고 책을 선물 받아서 큰 주머니에 넣고 두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사진을 찍으려고 작업복을 입고 나갔다. 군청 재난 안전 관리과에 가서 고창천에서 사진 좀 찍자고 하고보니 민원인이 너무 많아서 나중에 찍기로 하면서

-고창천에는 언제 나가시나요?-

-매일 나가지요.-

-한 번도 못 보았는데요?-

-하루 종일 고창천에만 매어 있을 수는 없지요. 저기 보세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벽에 모니터가 여러 대 걸려 있고 고창천의 작업현장이 주르륵 나타나 있다.

-모니터로 감독하시는군요.-

-여기서 할 일도 많아서요.-

정말 민원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참으로 열심히들 사무를 보고 있다. 그리고 세상 참 좋아졌다. 사무실에서 모니터로 작업현장을 계속 볼 수 있으니까.

 

 위에 고창천 작업현장을 알려주는 모니터들이 걸려 있다.


보이는 것 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다. 현장에 감독하는 사람이 없다고 그냥 대충대충 하다가는 모니터 화면에 찍혀서 된통 혼날 것 같다. 그래서 보든 안 보든 열심히 자기의 할 일을 다 해야 당당할 수가 있다.


고창천에 대해서 어떻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내 생각을 말하였다. 얼마큼 참고가 될지 모르나 좀 많이 참고해 주었으며 싶다.


갑자기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생각난다. 


林 光子 200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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