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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출판사/생명의 詩

심장이 사는 곳은 아늑하고 포근해. 왜?

by 임광자 2009. 9. 29.

심장이 사는 곳은 아늑하고 포근해. 왜?



공기 한 점 없는 종모양의 밀실

뒤로는 보드라운 허파가 있어 기댈 수가 있고

깔고 앉은 탄력 있는 가로막이

오르내릴 때는

앉은 채로 널을 뛰어요.


내 뒤로는 스펀지 같은 허파가 있어

넘어져도 다칠 염려가 없고

앞으로는 가슴뼈에 붙는 갈비뼈들이

연골로 되어 있어

충격으로 부러져도

내 몸에 상처를 주지 않아요.


나는 그래도 못 미더워서

주인의 생명을 쥐고 있는

귀한 몸이라서

겹으로 된 심낭 속에서 살지요.

심낭의 겉막은 질긴 막으로 되고

안은 좀 부드러운 막으로 되어 있고

겉막과 안막 사이에는

미끈액이 있어

밖에서 어지간한 충격을 가해도

나는 안전해요.


심장이 사는 곳은

아주 아늑하고

포근한 곳.


심장이 사는 동네는

공기 한 점 들어갈 수 없는 밀폐된 곳

가슴통 속이라네.

뒤로는 포근한 허파가 병풍으로 둘러쳐지고

목에서 아래로 쭉 뻗은 가운데에는

비수모양의 흉골(가슴뼈)이

세로로 뻗어서는

심장에 닿을까 말까 서 있어

아무도 심장에 접근 할 수가 없어요.


심장 아래로는 탄력 있는 가로막이

볼록 솟아 있어

심장의 방석이 되어 주어요.

우리가 숨을 쉬면 가로막은 오르내려서

심장을 마치 흔들리는 요람 속에 있는 것처럼

즐겁게 만들어 주어요.

특히나 복식 호흡을 하면

심장은 더욱 오르내리기를 잘해서

더 잘 뛸 수가 있어요.


심장이 사는 곳은 구중궁궐에 사는

임금님처럼 보호 받고 있어요.


 

林 光子  2004.05.19 처음 씀. 2009.09.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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