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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연 이야기

여름 상추 씨앗

by 임광자 2009. 7. 1.

 여름 상추 씨앗


나는 그 동안 봄에 심는 상추씨앗을 여름에도 심었다. 고온에서 싹이 날려니 상추가 가늘고 빈약했다. 얼갈이 씨앗을 사러 갔는데 젊은 아주머니가 와서는 씨앗 아주머니에게

-여름 상추 씨앗 주세요. 친구가 꼭 여름상추 씨앗인가를 확인하고 사라고 했어요.-

-여기에 여름이라고 쓰여 있지요. 이것 갖다 심으면 되어요.-

아주머니가 내민 씨앗 봉지에는 여름이라고 쓰여 있다.

그걸 본 내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모를 소릴 하는 것으로 그들을 처다 본다.

그리고는

-아니 여름 상추 씨앗이 따로 있어요?-

-그럼 봄에 심는 것하고 뜨거운 여름에 심는 것 하고 씨앗이 다르지.-

-난 장마 끝나고 바로 상추 씨앗 뿌려서 초겨울까지 먹었는데.-

-그럼 그렇게 해요.-

그리고는 봄에 심고 남은 것을 예년처럼 심으려고 하다가 이웃에서 텃밭을 아주 넓게 일구고 사는 동생친구를 만나서 여름상추씨앗이 따로 있더라고 말했다.

-그럴 거예요. 봄 상추 씨앗을 뿌리면 가늘고 약해요. 그러니 깊이 심어요. 그래도 좀 시원찮아요.-

-그럼 여름상추 씨앗 사서 뿌려야겠네.-

나는 장날에 단골 씨앗 파는 아주머니에게 가서

-아주머니! 여름상추씨앗 하나 주세요?-

 

 

 

-이거 사다 심으면 아주 잘 자라.-

-아주머니는 여름상추 씨앗 못 만들어요?-

-그건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와. 나는 여름 상추 씨앗 못 받아.-

특수한 채소의 씨앗들은 일반인들이 채취할 수 없단다.

아주머니는 여름상추 씨앗을 주면서 자신이 만들어 온 김장배추 씨앗이라며 많이 퍼서 준다.

-아주머니! 저는 그냥 모종 사다 심을래요.-

-그럼 주어. 이거 포기가 늦게 앉는 것으로 아주 좋은 거야.-

-언제 심는데요?-

-지금 심어.-

-네?-

-포기가 늦게 앉으니까 괜찮아.-

 

 


 

오늘 동쪽 텃밭 한쪽에 여름상추 씨앗을 넣었다.

그리고 김장배추 심을 자리에 지금 얼갈이배추가 싹이 나서 자라고 있어 김장배추를 심을 수가 없다. 아니다. 이 글 쓰다가 방금 갑자기 생각이 떠오른다. 한쪽에 씨앗을 뿌려 놓았다가 모종을 하면 되겠구나. 다음에 비가 오고나면 김장배추 씨앗을 흙속에 넣어야겠다. 내 단골 씨앗 아주머니는 땅이 많아서 밭농사를 많이 짓는데 직접 씨앗을 채취해서 가져와 판다. 그렇게 밀봉되지 않고 상표가 붙지 않은 씨앗을 작은 종지기로 파는데 덤으로 많이 주어 아주 싸다.



林 光子 200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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